(광주=미래일보) 이명수 기자, 장건섭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의 핵심 고발자인 노승일(43) 전 K스포츠재단 부장이 신축 중이던 주거용 주택 '달빛하우스' 공사현장에서 지난 22일 화재가 발생 전소된 가운데 24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화재 현장을 직접 방문해 노 전 부장을 위로했다.
이날 오후 4시 30분경 화재 현장을 방문한 안 의원은 "급히 현장에 와봤는데 생각을 했던 것보다 집이 전소가 된 것 같다"면서 "집 하나가 불탄 게 아니라 노승일 전 부장의 꿈과 희망이 무너져 내린 것 같아서 가슴이 아프고 막막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이어 "여기서 좌절하지 말고 우리 국민들께서 성원을 해주시고 노승일 전 부장이 했던 용기를 국민들이 기억을 해줘서 이 좌절이 좌절로 그치지 않고 다시 재기를 하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국민들께서 관심을 가져 주시고 관심을 모아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격려했다.
안 의원은 "노승일 전 부장은 우리가 알고 싶었던, 그러나 알 수가 없었던 그런 최순실과 관련된 진실의 퍼즐을 국민들에게 많이 알려줬다"면서 "특히 청문회장에서 거침없이 최순실 측을 향해서 내뱉었던 그런 용기 있는 모습을 국민 여러분께서 기억하실 것이다. 개인적으로 노승일 전 부장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나름대로의 울타리 역할을 하고자 했으나 제가 많이 부족해서 큰 도움이 되지 못한 것 같아서 안타깝기만 하다"고 말했다.
안 의원은 그러면서 "공익제보자를 위한 경제적인 것들이 국가 제도적으로 뒷받침 돼야할 것 같다"면서 "공익제보자를 지원하는 법이 빨리 통과 되었으면 좋겠다. 노승일 전 부장이 이렇게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국민 여러분들이 십시일반으로 마음을 모아주시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또한 갑작스런 주택 화재로 곤경에 처해있는 노 전 부장의 어려운 상황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23일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으로 화재소식을 전하면서 "세상에 어찌 이런 일이... 뭔가 도와줘야 할 듯 하네요 ㅜㅜ 힘내세요. 노승일! 인생은 좌절을 극복하는 반복의 역사!!! 오뚝이처럼 일어 서야해요. 아!”라고 썼다. 해당 글에 댓글로 계좌번호가 뜨는가 하면, 그를 돕겠다는 의사표시가 이어지고 있다.
안 의원 외에도 화재 현장에 직접 찾아와 위로와 격려를 보내준 사람들도 있다.
24일 화재 현장을 찾은 안차용 국민재산되찾기운동본부 사무국장은 "여기서 활동을 하고 계시다고 해서 마음의 응원을 하고 있었다, 내부적으로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 찾아야 할 것 같다"면서 "주변사람들이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를 물어보는 사람들도 많고 해서 의견도 들으려고 왔다"고 말했다.
또 임곡동에 거주하는 한 부동산 관계자는 "지나가다가 불이 났다는 얘기를 듣고 왔더니 아는 분"이라면서 "이 땅을 내가 소개해줬다. 어렵다고 해서 중개수수료도 면제해줬는데 이렇게 되니 마음이 아프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 광산소방서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5시 16분께 광주광역시 광산구 임곡동에 리모델링 공사를 하고 있던 노 전 부장 소유의 주거용 주택 '달빛하우스' 공사현장에서 화재가 발생, 119에 의해 1시간여 만에 진화됐지만 전소됐다.
노 전 부장은 광주광역시 광산동 임곡마을에 버려진 폐가를 거주용으로 구매, 지난해 8월부터 현재까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그를 응원하는 이들의 인적, 물적 도움으로 마련한 집이었기에 노 전 부장의 망연자실한 모습이 도드라졌다.
이번 화재로 노 전 부장의 주택은 물론, 옆집까지 피해를 입어 그의 상실감과 미안함이 큰 듯 보였다.
앞서 노 전 부장은 박근혜, 최순실 등이 수감되고 1심 재판이 마무리된 후 서울생활을 정리하고 광주로 낙향했다.
노 전 부장은 광주로 내려간 이유를 "집 사람의 일가친척들이 광주에 계신다. 제게는 처가댁이나 마찬가지다"라며 "집 사람이 광주에 오면 조금 더 편하게 지내지 않을까 해서 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노 전 부장은 생업을 위해 작년 10월에는 광주 광산구 하남동 인근에 '도타운 믿음과 인간의 도리'라는 뜻을 가진 삼겹살 전문점 '돈신과 의리'를 운영해 오고 있다.
24일 전소된 집 앞에서 만난 노 전 부장은 "저는 거실 쪽에서 대구에서 기증해 준 자재 사용을 위해 대패작업을 하고 있었다"면서 "화재가 난 곳은 안방 쪽이다. 안방 쪽에 새시가 다 들어간 상황에서 건축업자 대표가 마무리 작업을 위해 전기 리드 선을 당겼는데 그 선이 날카로운 부분에 걸리면서 불꽃이 났다고 했다. 우레탄폼을 쏴놨는데 거기에 불꽃이 튀면서 화재가 났다고 들었다"고 화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노 전 부장은 복구계획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저희 집은 천천히 해도 된다"면서 "소방서와 경찰서 조사가 끝나야 진입을 할 수 있다. 그것만 끝나면 피해를 드린 옆집 할머니 댁을 먼저 복구를 하고 다음에 저희 집은 천천히 생각해 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현재 심경에 대해서는 "2018년 7월 말부터 공사가 시작됐고 지금 2019년 2월이다. 약 7개월간 주민들께 불편을 많이 드렸다"며 "그래도 주민들께서 참도 내주시고 점심도 내주시면서 힘내라고 응원해주셨는데 보답은 못할망정 화재까지 일어나서 불편함을 끼치게 됐다. 잊지 못할 아픔을 드린 것에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노 전 부장은 이어 "한편으로는 제가 왜 임곡동에 와서 조용하게 사시 분들께 폐를 끼쳤나 하는 죄책감도 든다"며 "주민 분들이 빨리 안정을 찾을 수 있도록 복구해야하는데, 힘든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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