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이강하 작가의 유족들이 양림동을 마음의 고향으로 삼았던 고인의 뜻을 기리고, 80년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으로 참여했던 이강하 작가의 광주사랑의 정신을 150만 광주시민들과 함께 공유하자는 취지로 작품 등을 무상 기증했기 때문이다.
10일 광주시 남구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구청에서 ‘고 이강하 작가 미술품 및 유품 기증 협약식’이 열렸다.
협약식에는 이정덕 여사를 비롯해 딸 이선씨, 아들 이조흠씨가 참석했으며, 유족측은 이날 최영호 구청장에게 고 이강하 작가의 작품 400점과 유품 134점을 기증하기로 약속했다.
조만간 기증될 작품 중에는 고인의 삶과 정신이 고스란히 반영돼 작품적 가치가 매우 높게 평가되는 수작(秀作)이 상당 부분 포함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남구는 유족으로부터 작품과 유품을 건네 받아 내년 1월 양림동에 문을 열 예정인 ‘이강하 미술관’에 고인의 작품 및 유품을 소장하고, 광주시민 및 양림동을 방문하는 관광객들에게 고인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예정이다.
최영호 구청장은 “고인의 작품을 기증한 유족들의 뜻을 가슴에 깊이 새기고, 고 이강하 작가의 작품이 문화·예술적으로도 더욱 큰 의미와 가치를 가질 수 있도록 행정기관에서 적극적으로 지원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이정덕 여사는 “남구청에서 많은 예산을 투입해 양림동에 남편 이름을 딴 미술관을 건립해 준 것에 대해 너무 기쁘고 감사했다”며 “남편이 남긴 작품이 양림동 주민뿐만 아니라 광주시민들, 양림동을 찾는 관광객 모두에게 감동을 주고, 예술적 소양을 넓히는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한편 고 이강하 작가는 양림동에서 30여년간 머물며 작품활동을 활발하게 벌였으며, 우리나라 전통문화를 비롯해 가족, 무등산과 영산강 등 지역의 자연환경을 소재로 역사적 한과 통일에 대한 염원을 사실주의적 방식으로 캔버스에 담아 작가정신이 투철한 화가로 이름을 알렸다.
또 프랑스 ‘르 살롱전’에 출품해 2회 연속 은상 수상을 비롯해 지난 1992년부터 2005년까지 일본과 중국, 중남미, 러시아, 지중해 등을 돌며 기록한 기행문과 풍물화를 일간신문에 연재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펼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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