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김정현 기자= 포스코 민주노총 금속노동조합 산하 새 노동조합이 17일 출범 깃발을 드높이 올렸다.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정의당 추혜선, 심상정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16일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설립총회를 열고, 포항과 광양 공장을 아우르는 통합 지도부를 선출해 출범했다"며 "역사적인 출범을 국민들에게 당당하게 선언한다"며 출범을 공식 천명했다.
포스코가 1968년 포항종합제철로 출발한 이후 민주노총 산하 노조가 생긴 것은 처음이다. 1988년 노조가 만들어져 1990년 2만명 가까이에 이르렀지만 현재는 20명 수준의 유명무실한 노조로 남아 있다.
이들은 "포스코는 국민기업을 표방한다”며 “설립 자체가 독립투쟁에 나섰던 선조들의 희생을 기반으로 만들었고, 이후 철강 생산으로 국민경제 발전의 버팀목이 됐다는 자부심이 그 뜨거운 용광로 앞에서의 노동을 참고 견디게 하는 힘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그 자부심에 금기 가기 시작했다”며 “포스코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홍역을 치르고, 우리의 노동이 부정과 비리의 기반이 되는 모습을 지켜보며 구성원들은 분노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바꾸고 싶어도, 저항하려 해도 불가능했다”며 “포스코는 무노조경영을 고집했기 때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포스코의 무노조 50년은 경영의 감시 없이 회사의 독선과 독주를 견제하지 못했다”며 “산업재해가 끊이지 않는데 이를 은폐했다. 상사의 억압과 회사의 갑질 횡포에도 그저 참아야만 했으며 이 분노가 쌓이고 뭉쳐서 폭발한 것이 바로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포스코에 민주노조가 들어서자 사측의 방해공작 또한 여러 방향에서 진행되고 있다”며 “그러나 사측의 움직임은 직원들의 제보 형태로 지회에 속속 접수되고 있으며, 이는 민주노조에 대한 현장의 높은 기대와 함께 이미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로 대세가 기울었음을 의미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금 포스코에 민주노조는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단 하나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추혜선 의원은 "포스코지회 임원들과 조합원들은 지난 13일 가면과 두건으로 얼굴을 가린 채 민주노총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포스코 노동조합 설립 선언문을 낭독했다"며 "그 가면이 바로 포스코의 전근대적이고 억압적인 노사관계를 말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추 의원은 "포스코의 경영 비리를 감시하고 건실한 국민의 기업으로 되놀려놓기 위해 포스코 구성원들의 집단적 노력, 그리고 국회와 시민사회의 지원과 연대가 필요하다"며 "정의당은 이번 국정감사에서 포스코의 각종 경영비리와 부당노동행위 문제를 다룰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어 "오늘 아침 기자간담회에서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 노동조합이 설립되면 만나서 대화하겠다고 밝혔다"며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출범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만큼 그 약속이 조속히 지켜지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심상정 의원도 "30년 간 노조 탄압을 지켜봤다. 포스코지회 결성은 더 이상 그 누구로부터 방해 받을 수 없고 무너뜨릴 수 없다"며 "(회사는) 새 노조를 인정하고 대화를 통해 국민기업 시대를 다시 여는 계기로 삼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는 추혜선 의원, 심상정 의원,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 김호규 금속노조 위원장, 이전락 금속노조 포항지부장, 권영국 경북노동인권센터 소장, 한대정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지회장, 김영훈 정의당 노동본부장, 포스코지회 조합원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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