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대구 달서구의회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의회 출입 여성 기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 되고 있다. 여성의원들은 문제가 된 의원의 사퇴를 촉구했다.
서울의 M일보 대구 주재 여성 B기자와 달서구의회 등에 따르면 구의회 소속 A의원은 B기자에게 수차례의 성희롱성 발언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B기자는 지난 13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A의원으로부터 수차례 성희롱성 발언을 들었다"며 "A의원이 가슴 색깔, 모양을 봐야 한다, 배꼽 모양을 정확하게 알고 몸을 한 번 딱 섞어보면 그 사람의 관상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해당 B기자는 이어 "A의원이 다른 여성 의원들을 상대로 '여성 구의원들 쓰지도 못한다', '몸 한번 주면 공천 해주지 않느냐'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고도 전했다.
B기자는 그러면서 "또 더불어민주당 소속 B의원이 내게 전화를 걸어 와 '의회를 대표해서 전화한다. 저를 봐서라도 좀 덮어주소. 의장은 초선이다 보니 말씀 하시는 게 거북할 수 있다'며 성희롱 의혹을 무마하고 회유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가해자로 지목된 A의원은 "친분 관계에서 일어난 일상적인 농담이었다"며 "성희롱은 아니었다"고 부인했다.
A의원은 이어 "후배한테 농담도 좀 할 수 있지 않느냐"며 "비유를 한 것이지 (성희롱 발언을) 한 적은 없다. 농담이든 어떻게 됐든 (불쾌했다면) 미안하다"고 해명했다.
이에 대해 달서구의회 김귀화·김정윤·이신자·홍복조(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김화덕·조복희(국민의힘) 의원, 안영란(무소속) 의원 등 7명 여성의원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의회를 출입하는 B기자가 A의원으로부터 원색적인 성희롱적 발언을 수차례 들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A의원이 다른 여성 의원들에게도 입에 담지 못할 발언을 했다고 한다"며 "성희롱 및 여성비하 발언을 한 A의원과 피해 기자를 회유하려한 B의원은 공개 사과하고 의원직을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여성 의원들은 이어 "이것이 사실이라면 단순 비하 발언을 넘어 지방자치 근간을 뿌리째 흔드는 초유의 사건"이라며 "구민의 대표인 구의원이 이러한 발언을 했다는 것은 주민을 대표할 자격이 없다는 것을 스스로 증명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우리를 더욱 분노케 하는 것은 동료 B의원의 행태"라며 "사건을 무마하려 한 B의원의 행태에 해당 기자는 2차 가해를 당했다고 우리들에게 호소했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윤권근 달서구의회 의장은 "이러한 사태가 생긴 것에 대해 의장으로서 사과를 드린다"며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의장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로 노력 할 것"이라며 오는 18일 긴급 임시회를 열고 윤리특별위원회를 소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여성의원들은 대구지검 서부지검에 A의원을 명예훼손과 모욕 혐의로 고소했다. 앞서 B기자도 A의원을 성희롱 혐의 등으로 검찰에 고소한 상태다. 현재 해당 사건은 대구 서부지검에 배당됐다.
한편, 15일 조은주 민주당 청년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소속 달서구의회 구의원이 의회 출입하는 기자를 상대로 수차례에 걸쳐 성희롱 발언을 해 논란이 일고 있다"며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성적 비하 발언과 원색적이고, 모욕적인 성희롱 발언을 피해 여성인 기자에게만 한 것이 아니라, 동료 여성 의원들에게도 일삼았다는 점에서 해당 구의원의 저급한 성 인식과 행태에 대해 경악하며,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조 대변인은 그러면서 "더욱 놀라운 것은 가해자로 지목된 구의원이 논란이 일자 '친분관계에서 일어난 일상적 농담이었고, 비유를 했을 뿐 직접적 발언을 하지는 않았다'고 했다"며 "해당 의원은 해명 아닌 변명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고 지적했다.
i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