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질마재의 신화로 타올라 국화 향기에 묻혔던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혼이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새롭게 깨어난다.
1915년 일제치하의 어둠을 안고 태어난 미당 서정주 시인은 서정시의 절정을 노래하고 한국의 전통과 설화를 되살려 우리에게 가장 뜨거운 시인으로 우뚝 섰으며, 박목월 시인과 더불어 근대 한국 문학의 양대 시(詩) 산맥을 이뤄 시문학 발전에 공헌하였으나 그 공적만큼의 오점을 남겨 신화 탄생지인 질마재에 묻힌 뒤 영욕의 세월을 보내는 것도 사실이다.
올해 미당 서정주 시인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손해일) 관계자는 8일 "본 협회의 초대회장을 역임한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혼을 깨워 이 땅에 다시 질마재의 신화를 재현하기 위한 세미나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현대시인협회 손해일 이사장은 "이번 본 협회 주관으로 개최되는 '미당 탄생 100주년 기념 세미나'는 미당 선생 사후 15년이 지나는 동안 작품이 각종 교과서에서 삭제되고 길러낸 일부 제자들로부터 외면 받는 등 구구절절 시비가 잦았던 이유를 밝히고 문학적인 업적을 일깨워내려는 대대적인 작업이다"라고 말했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오는 10월 22일 오후 3시 서울 <문학의 집.서울>에서 이남호(고려대학교 사범대 국어교육과 교수)의 '미당 시를 만나는 방식과 노래의 아름다움', 유성호(한양대학교 인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의 '서정주 한국 서정시의 한 정점', 김용태(전 신라대학교 총장)의 '미당 시의 발전과정, 그 불교적 의미' 등의 주제 논문을 발표한다.
좌장 신규호(전 성결대학교 학장, 한국현대시인협회 전 이사장) 시인의 진행으로 논의 되며, 특별 공연으로 성악가 바리톤 이재환 씨가 미당 서정주 시인의 시 '푸르른 날'과 '국화 옆에서'를 부르며, 낭송가 김정래 씨가 '견우의 노래', 서수옥 씨가 '석굴암 관세음의 노래', 이가을 씨가 '자화상'을 각각 낭송한다.
이 자리에는 한국현대시인협회 회원은 물론 각 언론기관과 미당 서정주 시인의 연구단체 등 많은 평론가가 참석하게 되며 일반인의 참관도 가능하다.
행사의 모든 준비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한국현대시인협회 사무국, 위상진 사무국장과 김해빈 사무차장을 비롯해 사무총장 이오장 시인은 "미당을 우러러보며 시인의 꿈을 키웠으나 사후에 공적보다는 질책을 받는 것을 보며 아쉬움이 크다"면서 "지금이라도 새롭게 조명되어 영욕을 떠나서 문학적인 업적이 크게 주목받기를 바라며 이번 행사가 보람되고 뜻 깊은 자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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