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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우 시인, 여섯번째 시집 '내 따스한 유령들' 출간

작은 것들을 위한 공동체를 꿈꾸는 김선우 신작 시집
"먼지 한점인 내가 먼지 한점인 당신을 위해 기꺼이 텅 비는 순간"
병든 세계를 정화하는 사랑의 온기로 충만한 시편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현대문학상, 천상병시문학상 등을 수상한 시인이자 통찰력 있는 소설가이기도 한 김선우 시인이 등단 25주년을 맞아 여섯번째 시집 '내 따스한 유령들'을 창비에서 출간했다.

제5회 발견문학상 수상작 '녹턴' 이후 5년 만에 펴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세심한 통찰력으로 "세상의 변화를 오래 관찰한 사람의 깊이 있고 여유로운 시선"(송종원, 해설)이 담긴 시 세계를 펼친다.

생명에 대한 예민한 관찰, 사회 현실에 대한 적극적 발언, 환경 파괴에 대한 직설적 반성, 자본을 향한 가열한 비판, 사랑과 연대에 관한 성찰 등 다채로운 감각과 깊이 있는 시적 사유가 빛나는 시편들이 묵직한 울림을 자아낸다.

특히 오늘날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변해야 한다는 강한 기원과 열망이 응축된 시편들은 익숙한 삶의 풍경 속에서 뜻밖의 깊이를 이끌어내면서 '지금 여기'의 삶을 진지하게 돌아보게 하는 56편의 시를 묶었다.

김선우의 시는 따뜻하다. 슬픔 속에서도 희망을 북돋는 사랑의 온기가 흐른다. 시인은 세상의 모든 존재들을 사랑할 수 있는 "영혼의 강인함"('무신론자의 기도')을 간구하며 참혹한 세상에서 그들을 위해 울어주고 시를 쓴다.

시인은 머뭇거림 없이 즐거이 수평적 연대의 삶을 지향하면서 뭇 생명과 공존하는 삶의 길로 나아간다. "우리 모두 시인인 세상"('시인과의 대화'), 새로운 세계로의 전환을 기원하는 이 자리에서 시인은 "모두가 떠난 뒤에도 떠날 수 없어/남은 야윈 울음 곁에서/마지막으로 함께 울어주는 사람"('다시 광장에서는')이다.

생명의 존엄성을 회복하고 생태계를 되살리려는 마음이 절실히 녹아든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공멸'의 막다른 골목에 이른 현세계를 바꾸려는 열망을 드러낸다.

전염병과 기후위기로 인해 불타는 지구의 처절한 모습을 적실하게 그려낸 연작시 '마스크에 쓴 시'는 전지구적 위기의 팬데믹 시대를 바라보는 예리한 통찰이 돌올하다.

시인은 지금 여기서 자본의 무한질주를 멈추지 않으면 "지금보다 더 혹독한 전염병의 시대"가 "곧 다시 온다"('마스크에 쓴 시 7')고 경고한다.

"이대로라면 백년 안에/인류는 끝날" 것이고 "이대로는 공멸"('지구주민평의회가 만들어진다면')이라는 시인의 예견이 서늘하게 와 닿는다.

시인은 "다른 존재들을 멸종시키면서 스스로 멸종위기종이 되어가는 우리"('마스크에 쓴 시 12')의 현실을 겸허하게 되돌아보고 "어떤 일을 더 하거나 덜 하며 살아야 할지"('사랑하여 쓰게 된 가계부') 고민하면서, 자본에 물든 인간의 탐욕으로 인해 병든 세계를 정화하고자 한다.

1996년 <창작과비평>으로 등단한 지 25년, 시력 사반세기에 이르는 동안 시인은 '일상의 혁명'을 실천하는 문학인으로서 촛불 집회, 용산 참사, 희망버스, 강정마을, 세월호 등 시대의 아픔에 적극 동참해왔다.

시인은 이제 "인간이 만든 세상의 참혹함" 속에서도 활짝 꽃 피는 "작고 여리고 홀연한 아름다움들"과 "고통에 연대하는 간곡한 마음들"(시인의 말)을 고스란히 심장으로 옮겨놓는다.

전작 시집에서 "모든 시는 진혼가이자 사랑의 노래"라고 말했던 시인은 이제 "시로 눈물과 기쁨과 위로와 아름다움이 되는 자리를 돌보는 일은 시인의 소중한 책무"라고 이야기한다.

고통과 절망과 분노가 쌓여가는 비참한 현실을 직시하며 "살아 있는 동안 쓰는 일을 계속할 뿐"('하나의 환상처럼 quasi una fantasia')인 시인의 '무한한 혁명'은 '지금 여기서 이렇게' 계속될 것이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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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상처는 끝내 꽃이 된다… 최대남 시인의 시 '상처'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바람의 흔들림을 '달게 마신' 자리에서 한 편의 시가 피어났다. 최대남 시인의 시 '상처'는 치유되지 않는 고통을 극복의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 대신 상처를 존재가 도달하는 하나의 형식으로 받아들이며, 사랑과 이별, 기다림과 단절의 감각을 '꽃'이라는 상징으로 응축한다. 피고 지는 운명조차 생의 완성으로 끌어안는 이 시는, 고통을 견뎌낸 서정이 아니라 고통을 통과해 스스로를 변화시키는 언어의 힘을 보여준다. [편집자주] 상처 - 최대남 시인 바람의 흔들림을 달게 마시고 고개를 들었더니 내게 꽃이래요 내가 마신 흔들림은 바람의 상처 아물지않는 통증 이었대요 그의 고통까지도 한없이 달았어요 그를 사랑하긴 했었나 봐요 상처가 꽃이 된다는 것을 그렇게 피었다 시드는 것만으로 생을 다 살아내는 꽃이 되는 길을 그가 돌아서며 일러주었어요 홀로 우는 기다림은 사랑이 아니어서 꽃도 풀잎도 되지 못하는 거래요 우리가 함께 닿지 못하는 이유도 새벽 꿈길에서 일러주었어요 너는 너이고 나는 나이기에 애써 외면하는 거라고 갈증으로 쓰러지던 날 불어 온 비바람을 달게 마셨어요 그리고 눈을 떴더니 나는 꽃이었어요 온 몸에서 노랗고 붉은 꽃잎이 하염없이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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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 논쟁 재점화… 李 대통령 발언 이후 역사학계·시민사회 엇갈린 반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의 고대사 관련 발언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오랜 기간 금기처럼 다뤄져 온 고대사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두고 역사학계와 시민사회는 찬반으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주류 역사학계 "유사역사 확산 우려" 일부 강단 역사학계와 관련 학술 단체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자칫 '유사역사학'을 정당화하는 신호로 오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역사 연구는 검증 가능한 사료에 기반해야 하며, 근거가 불분명한 문헌이나 신화를 역사로 받아들이는 것은 학문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환단고기' 논쟁과 관련해 "이미 학문적으로 위서 논란이 정리된 사안을 다시 공론장에 올리는 것은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대통령 발언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고대사 음모론이나 과장된 민족주의 담론이 확산되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공적 발언의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시민사회·독립운동계 "문제 제기 자체를 봉쇄해선 안 돼" 반면 시민사회와 독립운동 관련 단체, 재야 사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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