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9일 파주 캠프그리브스에서 열린 '9·19 평양공동선언 7주년 기념식'에서 '평화에너지 프로젝트'를 비롯한 3대 평화경제전략을 제시하며 "경기도가 한반도 평화 번영의 길을 든든히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기념사에서 "김대중 정부가 재탄생의 계획을 세우고, 노무현 정부가 터를 닦은 이곳 캠프그리브스에서 이재명 국민주권정부로 평화의 바통이 건네졌다"며 "평화경제를 위한 당장 실천 가능한 세 가지 전략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첫째는 '평화에너지 프로젝트'다.
김 지사는 "문재인 정부의 'DMZ 내 솔라파크' 조성과 최근 기본사회지방정부협의회의 '평화에너지벨트' 구상과 맞닿아 있다"며 "DMZ와 접경지에 대규모 태양광 패널을 설치해 반도체·AI 산업에 전력을 공급하고, 접경지역과 경기 북부 주민들과 그 혜택을 공유하겠다"고 설명했다.
둘째는 경기북부 평화경제특구 내 기후테크 클러스터 구축이다.
김 지사는 "평화경제특구에 기후테크 스타트업과 유망기업을 집중 육성해 경기북부를 대한민국 기후경제의 선도지역으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평화경제특구는 경기·인천·강원의 15개 기초지자체를 대상으로 지정되며, 고양·파주·김포·양주·포천·동두천·연천 등 경기도 7개 시군이 포함된다. 지정 시 지방세 감면과 자금 지원 등 혜택이 주어진다.
셋째는 미군 반환공여구역 개발이다.
김 지사는 "경기도에는 캠프그리브스를 포함해 개발 가능한 반환공여지 22곳이 있다"며 "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새로운 전기가 마련됐다. 경기도가 앞장서 교통 인프라 확충과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9·19 평양공동선언을 두고 "남북 교류 협력을 촉진하는 가장 구체적인 경제 선언이며, 9·19 군사합의는 군사 충돌을 막은 실질적 평화 선언"이라 평가했다.
김 지사는 이어 "긴장의 땅을 성장의 땅으로 만들자"며 평화경제 비전을 제안했다.
특히 올해 기념식은 통일부와 경기도가 공동 주최해 정부와 지방정부가 함께한 첫 행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김 지사는 "지난 3년간은 중앙정부와 소통 없이 행사를 치렀지만, 이제 정권 교체를 실감한다"며 감회를 전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김정숙 여사와 함께 참석해 기념사를 했다.
문 전 대통령은 "이재명 대통령이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에게 피스메이커 역할을 요청하고, 자신은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고 한 제안은 탁월했다"며 "김정은 위원장이 연내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자는 뜻을 밝혔던 북미 대화의 모멘텀이 다시 이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 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용기 있는 결단이 여전히 평화의 열쇠가 될 수 있다"며 "남·북·미 정상들이 평화를 위해 역사적 결단을 내려주길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캠프그리브스는 1953년 정전협정 이후 2007년까지 주한미군의 최전방 기지로 사용된 분단과 대결의 상징이었다. 그러나 2007년 한국 정부에 반환되고, 2022년 경기도로 소유권이 이전된 뒤 지금은 평화와 생태 공간으로 변모했다.
이날 행사에는 우원식 국회의장, 정청래 민주당 대표,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 서훈 전 국가안보실장, 정동영 통일부장관, 역대 통일부 장관 등 200여 명이 참석해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특별토론을 펼쳤다.
김 지사는 마지막으로 "과거에는 윤석열 정부로부터 경기도가 망명정부라는 말까지 들었지만, 이제 국민주권정부에서 경기도가 평화의 마중물 역할을 확실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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