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은 2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황교안 국무총리가 오늘 오전 ‘민생현안에만 집중하라’는 제 논평이 나간 후 제게 전화를 걸어 꾸짖듯이 말했다"며 황 권한대행을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장 대변인은 “황 권한대행이 오늘 오후 1시 40분께 직접 전화를 걸어 '바른정당이 나에 대해 이렇게 대응할 것인가? 장제원 의원의 생각인가? 논평을 장제원 의원이 직접 쓴 것이지요?'라며 꾸짖듯 말했다”고 폭로했다.
장 대변인은 이에 대해 “민생현안에 집중하란 논평이 어떤 문제가 있느냐”며 “대선출마와 관련한 모호한 입장에서 벗어나 차기 대선 입장을 밝히라는 게 야당 대변인이 못할 논평인가. 탄핵의 엄중한 시기에 정치행위로 비치는 것들을 자제하라는 비판이 잘못됐느냐”며 반박했다.
장 대변인은 이어 “황 총리의 기자회견이 어디 권한대행의 기자회견인가. 내용상 현직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에 버금가는 것이었다. 이에 많은 국민이 걱정을 하고 있고, 이를 대변하는 것은 야당의 기본 의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황 총리는 국회 여야 정치권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한다고 했는데 야당 대변인에 대한 훈계전화가 다양한 방식의 소통이냐”며 "황교안 권한대행은 정치를 하지 마시고 민생현안에만 집중하라고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한다"고 말했다.
장 대변인은 또 “길어야 4개월, 짧으면 2개월의 한시적 권한대행이 지자체의 개편까지 거론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고 국민에 대한 훈계는 박근혜 대통령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며 “야당의 건전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격하게 반응하는 것은 야당에 대한 재갈 물리기이자 모든 비판에 대해 눈과 귀를 가리겠다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질타했다.
장 대변인은 브리핑 직후 기자들과 만나 황 총리의 전화에 대해 "제가 듣기에는 강력한 항의였고 황 총리께서 꾸짖듯이 하시니까 무척 당황스러웠다"며 “(황 총리가) '논평을 본인이 썼느냐, 바른정당의 생각이냐'고 물었다"고 설명했다.
장 대변인은 “개인 명의가 아닌 바른정당의 입장에서 당의 입장을 전달하는 대변인 논평을 낸 것인데, 여기에 격하게 반응하는 건 바른정당에 대한 비판이고 항의"라며 "황 총리가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는지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국회에 도발을 하는 것"이라고 일침했다.
장 대변인은 이어 “장제원 의원 개인의 문제가 아니고 바른정당의 브리핑에 대한 항의로 판단해 당 지도부와 상의해 규탄 성명을 내게 됐다”며 “정병국 당 대표 내정자와 김영우 전략기획팀장, 황영철 공보팀장도 상당한 우려를 표했다”고 전했다.
이어 “공당의 대변인으로서 성명을 냈는데 거기에 대해 격하게 반응하는 것은 우리 당에 대한 비판이고 항의”라며 “야당 탄압이자 야당의 비판에 대해서 듣지 못하겠다고 하는 독재적 발상”이라고 다시 한 번 비판했다.
앞서 장 대변인은 이날 오전 황 총리의 신년 기자회견 직후 브리핑에서 “황 총리가 권한대행으로서의 역할과 권한의 범위를 뛰어넘어 모든 국정현안을 해결하겠다고 했다"며 "(임기가) 길어야 4개월, 짧으면 2개월에 불과한 황 총리가 어떻게 모든 국정현안을 해결할 수 있느냐"고 밝혔다.
또 "황 총리는 대선 출마에 대해 모호한 태도에서 벗어나 대선 불출마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며 "자신의 상황을 직시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분명히 인식하고, 국민을 상대로 정치에 몰두하지 말라"고 주문한 바 있다.
장 대변인 또 “민족고유의 명절, 설을 앞두고 국민들의 시름을 덜어주는 미시적 물가대책, 화재로 인한 민생의 어려움을 보듬을 안전대책, 국민들의 마음을 안심시킬 확고한 안보대책을 기대했던 국민들은 실망했다”며 “황 총리는 자신의 상황을 직시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한계를 분명히 인식해 주시길 바라고 국민을 상대로 정치에 몰두하지 말라”고 촉구했었다.
다음은 이날 오후 장제원 바른정당 대변인이 발표한 추가 논평 전문이다.
■ 황교안 국무총리는 야당 재갈물리기를 즉각 중단하십시오
황교안 국무총리는 오늘 오전 ‘민생현안에만 집중하라’는 저의 대변인 브리핑이 나간 후 제게 직접 전화를 걸어와서 “바른정당이 나에 대해 이렇게 대응 할 것인가? 장제원 의원의 생각인가, 논평을 장제원 의원이 직접 쓴 것이지요?”라며 꾸짖듯이 말했습니다.
민생현안에 집중하라는 저의 논평이 어떤 문제가 있는지요? 대선 출마에 대해 모호한 태도에서 벗어나 차기 대선 불출마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는 것 야당 대변인으로서 하지 못 할 논평이었습니까?
탄핵의 엄중한 시기에 정치행위로 비춰지는 것 들을 자제하라는 비판이 잘못된 것인지요?
황교안 총리의 기자회견 전문을 읽어 본 어느 국민이 한시적으로 국정을 위임받은 권한대행으로서의 기자회견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까?
누가 보아도 형식과 내용면에서 현직 대통령의 신년구상에 버금가는 기자회견이었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국민들의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것을 대변하는 것은 야당의 기본 의무입니다.
황교안 국무총리는 기자회견에서 “제4차 산업혁명에 따른 신산업 육성, 창업, 수출과 내수확대 등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겠다”고 했습니다. 규제개혁을 권한대행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일입니까? 당연히 국회 여야정 협의체에서 머리를 맞대고 논의해야 하는 것입니다.
읍면동 주민센터를 ‘복지허브’로 개편하여 민생의 파수꾼 역할을 하도록 하겠다고도 했습니다. 길어야 4개월, 짧으면 2개월의 한시적 권한대행이 지자체의 개편까지 거론하는 것이 옳은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또한 성숙한 민주주의 사회로 한층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입장 차에 따른 극단적 대립이나 이분법적 사고는 지양되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에 대한 훈계는 박근혜 대통령과 달라진 게 하나도 없습니다.
국회, 여야 정치권과 다양한 방식으로 소통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야당의 대변인에 대한 훈계전화가 다양한 방식의 소통입니까?
야당의 건전한 비판을 겸허하게 받아들이지 못하고 격하게 반응하는 것은 야당에 대한 재갈 물리기이자 모든 비판에 대해 눈과 귀를 닫겠다는 독재적 발상입니다.
다시 한 번 강력하게 촉구합니다. 황교안 권한대행은 정치를 하지 마시고 민생현안에만 집중해 주십시오.
i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