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당한 아침
- 이경희 시인
햇살이 입맞춤한다
향기로운 빛의 향연
귀에 와 닿는
예쁜 노래
아침의 미소가
온몸을 감싼다
터치하고 또 터치하고
동그란 사랑을 그린다
땅따당 땅땅 당당한 아침
환한 미소로 문을 여는
엘리베이터의 폼에 안기면
뽀샵된 거울 속에
귀요미 토끼 한 마리
통통하지만 눈부시다.
■ 詩評
시간은 아침인 것 같다. 우울한 모습이 아니라 햇살의 밝음과 더불어 미소로 가득한 즐거움의 시작이 보인다.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자화상을 발견하는 거울 속에서 '당당한 아침'의 자신감이 출렁인다. 이는 시인이 생활의 일부부분으로써 꾸미는 뽀샵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그대로의 모습이 유추된다.
오늘날 우리 사회는 제 얼굴을 가지고 사는 사람이 희소(稀少)하다. 성형외과의 간판이 많은 것과 비례하여 인간의 얼굴은 변형된 그리고 왜곡된 모습이 인형처럼 연출하는 장면이 모두이다.
민낯의 제 얼굴 뒤에 모두 가면의 꾸민 얼굴이 보이는 것은 그만큼 자기 상실의 시대라는 뜻이다. 속·으로는 울고 사는 사람들이 대부분인데 자기로서 당당히 사는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다.
‘귀요미 토끼’의 모습은 자기를 알고 즐기는 마음 때문에 행복한 자화상이 '당당한 아침'의 모습으로 매우 인상적이다. 그렇다면 이처럼 당당한 원인은 어디서 오는 에너지일까? 결과에는 원인이 내장되었다면 필시 이경희의 삶에 활력소의 진원이 있다는 뜻이다.
- 채수영 시인·문학비평가
◆ 이경희 시인 프로필
성균관대학교 국어국문과를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교육대학원 석사과정을 공부했다.
2014년 「국제문단」으로 등단하여 현재 월간 「신문예」 편집장으로 있다.
한국문인협회 회원, 국제PEN 한국본부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2017년 소설 '빨간 나라 기행'으로 에스프리문학상을 수상했다.
시집으로 '양화대교·Ⅰ'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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