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02 (화)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어른이 필요한 사회'

"어른이 있는 사회는 '뜻을 으뜸'으로 삼는다…뜻은 기(氣)를 으뜸으로 삼는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학인과 침침한 피맛골에서 소주 한 병을 마셨다. 세상살이가 힘들다 한다. 가슴을 맞대며 살아야 한다. 그렇게 서로 온기를 나누며 사는 세상이 아니라 푸념한다.

너무 답답하여 AI에게 우리 사회에 필요한 어른을 한 명 달라고 했다 한다. 그랬더니 AI가 "요즘 한국에 어른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 하드란다.

그러면 옛날에는 한국에 어른이 있었느냐 물었다.

"옛날이야 어른이 많았지요. 김수환 추기경이나 구상 시인과 같은 사람이 종교계의 어른이요. 시인의 어른이 아니었소.."

AI의 말을 듣고 보니 그 시절의 어른이 새삼 떠오른다.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 천주교의 상징적 인물이다.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로 큰 영향을 미친 성직자다. 추기경이 살던 시절은 지금의 혼란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대학가에는 연일 학생 시위가 있었다. 그러다가 시위대는 명동 성당으로 쫓겨가는 신세가 되었다.

엄혹한 시절의 경찰은 명동의 성당만은 성역으로 발을 넣지 않았다. 모두가 김수환 추기경이라는 시대의 어른 때문이라 하여도 무리는 아니다.

추기경은 1970~80년대는 군사독재 시기에 정권의 인권탄압을 비판하고 민주화 세력을 지원하는 일도 했다. 노동 사목과 빈민 사목에도 힘썼다. 1985년 도시 재개발로 인한 강제 철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빈민들의 편에서 그들의 그늘이 되었다.

추기경은 겸손하고 소탈한 삶으로 '바보 김수환'이라는 애칭과 책이 나와서 인기도서가 되기도 했다. 김수환 추기경이라고 세상이 그렇게 녹록하게 출발하지 못했다. 40대에 추기경이 되자 신부들의 호응이 없었다. 주교 회의를 주재하여도 나이가 든 신부들이 회의에 불참하기도 했다. 사람 사는 곳에는 질투와 시기가 걸어 다닌다. 추기경은 외롭고 쓸쓸할 때는 시인 구상을 찾았다. 두 사람은 일본의 유학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오랜 친분을 유지했다. 구상 시인도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두 사람은 가슴에 인간적인 바람이 부는 날이면 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가톨릭 교계 수장으로서의 고민을 나누었다. 김수환은 어느 인터뷰에서 구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구상 시인은 어둠 속의 별처럼 우리 사회를 일깨워 준 구도자였다"라고 했다. 구상 시인의 장례식에서 김수환 추기경은 "그는 생전에 늘 취해 있던 그 황홀한 하나님의 나라, 사랑의 집에서 영면하소서"라고 기도했다. 1994년 서울 한강공원 구상 시비 건립식에서 감수환 추기경, 박삼중 스님, 류달영 선생 등과 함께 축하해주었다.

구상 시인이 타계했을 때, 김수환 추기경은 "수사의 복장을 입관케 하라"고 말했다. 이는 구상 시인의 종교적 생애를 애도하는 뜻이었다. 많은 시도반(詩道伴)들은 구상은 '시인의 추기경'이라는 존경의 뜻을 붙이기도 한다.

김수환 추기경은 구상 시인이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성모병원을 찾아 한동안 떠나지 못하기도 했다. 구상 시인의 장례식은 김수환 추기경이 집전하는 가톨릭 미사로 명동 성당에서 치러졌다. 두 인물은 우리 한국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지식인이자 종교인이다.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관계를 유지했다. 구상(1919~2004) 시인과 이중섭(1916~1956) 화가의 깊은 우정은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두 사람의 나이는 3살 차이다. 두 사람은 일본 유학에서 인연을 가졌다.

특히 한국 전쟁의 어려운 시기에 서로가 의지하는 우정의 사이다. 1955년, 이중섭은 서울과 대구에서 개인을 가졌다. 작품이 팔리지 않았다. 이중섭은 좌절했다. 이때 오랜 친구, 구상이 이중섭을 경북 칠곡 왜관 집으로 초대했다. 이중섭은 구상의 집에 머물며 안정을 찾았다.

이때 이중섭이 구상의 집에 머물며 '시인 구상의 가족'이라는 작품을 그려 선물했다. 구상은 그림을 천주교 행사에 내놓았다. 그림은 4억이 넘는 액수에 팔려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AI는 김수환 추기경과 구상 시인을 들어 우리 사회의 기억되는 어른이라 일러 준다. 어른이 필요한 사회다. 어른이 있는 사회는 '뜻을 으뜸'으로 삼는다. 뜻은 기(氣)를 으뜸으로 삼는다. 기는 건강 사회를 만든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배너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광복회, '8월 이달의 독립운동 정미의병 기념식' 개최…"경술국치, 쓰라린 역사를 기억하고 의병정신 전통으로 이어 가자" (서울=미래일보) 이연종 기자= 광복회(회장 이종찬)는 29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부영태평빌딩 컨벤션홀에서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과 이중근 대한노인회 겸 부영그룹 회장, 김관진 전 국정원장을 비롯해 유족과 독립운동 유관단체 및 광복회원 250여명이 모인 가운데, '광복80주년 8월, 이달의 독립운동 정미의병' 기념식을 개최했다. 국가보훈부와 서울특별시, 행복도시락이 후원한 이날 기념식은 국민의례와 영상시청, 이종찬 광복회장 기념사를 비롯해 권오을 국가보훈부 장관 축사, 이중근 대한노인회장 겸 부영그룹 회장 축사에 이어, 국가부훈부 장관의 민긍호의병장기념사업회와 운강이강년의병대장기념사업회에 대한 기념패 수여, 광복회장의 춘천의병마을에 대한 감사패 수여식, 김상기 충남대학교 명예교수의 ‘자유와 정의를 위한 백성의 투쟁, 정미의병’ 주제 강연 순으로 진행됐다. 이종찬 광복회장은 기념사에서 "오늘은 경술국치의 날로 1910년 8월 29일 우리가 주권을 빼앗겼다"며 "이런 쓰라린 역사를 우리가 다 기억하고 전통을 이어가야 한다”고 의병정신에 대해 강조했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대한제국의 군대가 강제해산 당하던 날, 정미 의병이 일어났고, 그 의병들이 독립군이 되

정치

더보기
남인순 의원, "노후 특수의료장비 보험수가 개선 필요"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남인순 더불어민주당 의원(보건복지위원회·서울 송파구병)은 29일 오전 10시, 국회의원회관 제3세미나실에서 대한영상의학회, 한국의료영상품질관리원,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와 함께 '환자 안전과 의료 질 제고를 위한 노후 특수의료장비 보험수가 개선 토론회'를 개최했다. 2000년대 이후 MRI(자기공명영상장치), CT(전산화단층촬영장치), Mammography(유방촬영용장치) 등 고가 특수의료장비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의료영상의 질 관리와 사후관리 필요성이 대두되었다. 이에 따라 2003년 ‘특수의료장비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칙’이 제정되어 장비 품질검사를 통해 저화질 영상 장비 사용을 제한해 왔다. 그러나 현행 건강보험 수가체계는 장비 성능이나 사용 연수를 반영하지 않는 단일 구조다. 이 때문에 장비 노후화로 인한 진단 정확도 저하와 불필요한 방사선 노출 문제에도 동일한 수가가 적용돼, 의료기관이 신형·고사양 장비를 도입할 유인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노후 특수의료장비 실태 점검 ▲환자 안전 및 의료서비스 질 제고를 위한 수가체계 개선 방안 등이 논의됐다. 행사는 남인순 의원의 개회사와 정성은 대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