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28 (화)

  • 흐림동두천 15.1℃
  • 흐림강릉 15.7℃
  • 흐림서울 16.5℃
  • 흐림대전 19.4℃
  • 흐림대구 19.1℃
  • 흐림울산 19.5℃
  • 흐림광주 22.1℃
  • 흐림부산 21.7℃
  • 구름많음고창 23.2℃
  • 맑음제주 26.3℃
  • 흐림강화 15.4℃
  • 흐림보은 18.0℃
  • 구름많음금산 19.7℃
  • 흐림강진군 23.0℃
  • 흐림경주시 18.6℃
  • 흐림거제 21.8℃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어른이 필요한 사회'

"어른이 있는 사회는 '뜻을 으뜸'으로 삼는다…뜻은 기(氣)를 으뜸으로 삼는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학인과 침침한 피맛골에서 소주 한 병을 마셨다. 세상살이가 힘들다 한다. 가슴을 맞대며 살아야 한다. 그렇게 서로 온기를 나누며 사는 세상이 아니라 푸념한다.

너무 답답하여 AI에게 우리 사회에 필요한 어른을 한 명 달라고 했다 한다. 그랬더니 AI가 "요즘 한국에 어른이 어디 있느냐"고 반문 하드란다.

그러면 옛날에는 한국에 어른이 있었느냐 물었다.

"옛날이야 어른이 많았지요. 김수환 추기경이나 구상 시인과 같은 사람이 종교계의 어른이요. 시인의 어른이 아니었소.."

AI의 말을 듣고 보니 그 시절의 어른이 새삼 떠오른다. 김수환 추기경은 한국 천주교의 상징적 인물이다. 사회의 정신적 지도자로 큰 영향을 미친 성직자다. 추기경이 살던 시절은 지금의 혼란과는 비교가 되지 않았다. 대학가에는 연일 학생 시위가 있었다. 그러다가 시위대는 명동 성당으로 쫓겨가는 신세가 되었다.

엄혹한 시절의 경찰은 명동의 성당만은 성역으로 발을 넣지 않았다. 모두가 김수환 추기경이라는 시대의 어른 때문이라 하여도 무리는 아니다.

추기경은 1970~80년대는 군사독재 시기에 정권의 인권탄압을 비판하고 민주화 세력을 지원하는 일도 했다. 노동 사목과 빈민 사목에도 힘썼다. 1985년 도시 재개발로 인한 강제 철거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빈민들의 편에서 그들의 그늘이 되었다.

추기경은 겸손하고 소탈한 삶으로 '바보 김수환'이라는 애칭과 책이 나와서 인기도서가 되기도 했다. 김수환 추기경이라고 세상이 그렇게 녹록하게 출발하지 못했다. 40대에 추기경이 되자 신부들의 호응이 없었다. 주교 회의를 주재하여도 나이가 든 신부들이 회의에 불참하기도 했다. 사람 사는 곳에는 질투와 시기가 걸어 다닌다. 추기경은 외롭고 쓸쓸할 때는 시인 구상을 찾았다. 두 사람은 일본의 유학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 오랜 친분을 유지했다. 구상 시인도 독실한 가톨릭 신자다.

두 사람은 가슴에 인간적인 바람이 부는 날이면 사적인 만남을 가졌다. 가톨릭 교계 수장으로서의 고민을 나누었다. 김수환은 어느 인터뷰에서 구상에 대해 다음과 같이 평가했다.

"구상 시인은 어둠 속의 별처럼 우리 사회를 일깨워 준 구도자였다"라고 했다. 구상 시인의 장례식에서 김수환 추기경은 "그는 생전에 늘 취해 있던 그 황홀한 하나님의 나라, 사랑의 집에서 영면하소서"라고 기도했다. 1994년 서울 한강공원 구상 시비 건립식에서 감수환 추기경, 박삼중 스님, 류달영 선생 등과 함께 축하해주었다.

구상 시인이 타계했을 때, 김수환 추기경은 "수사의 복장을 입관케 하라"고 말했다. 이는 구상 시인의 종교적 생애를 애도하는 뜻이었다. 많은 시도반(詩道伴)들은 구상은 '시인의 추기경'이라는 존경의 뜻을 붙이기도 한다.

김수환 추기경은 구상 시인이 빈소가 마련된 서울 강남성모병원을 찾아 한동안 떠나지 못하기도 했다. 구상 시인의 장례식은 김수환 추기경이 집전하는 가톨릭 미사로 명동 성당에서 치러졌다. 두 인물은 우리 한국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지식인이자 종교인이다.

서로 존중하고 이해하는 관계를 유지했다. 구상(1919~2004) 시인과 이중섭(1916~1956) 화가의 깊은 우정은 아는 사람은 다 알고 있다. 두 사람의 나이는 3살 차이다. 두 사람은 일본 유학에서 인연을 가졌다.

특히 한국 전쟁의 어려운 시기에 서로가 의지하는 우정의 사이다. 1955년, 이중섭은 서울과 대구에서 개인을 가졌다. 작품이 팔리지 않았다. 이중섭은 좌절했다. 이때 오랜 친구, 구상이 이중섭을 경북 칠곡 왜관 집으로 초대했다. 이중섭은 구상의 집에 머물며 안정을 찾았다.

이때 이중섭이 구상의 집에 머물며 '시인 구상의 가족'이라는 작품을 그려 선물했다. 구상은 그림을 천주교 행사에 내놓았다. 그림은 4억이 넘는 액수에 팔려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다.

AI는 김수환 추기경과 구상 시인을 들어 우리 사회의 기억되는 어른이라 일러 준다. 어른이 필요한 사회다. 어른이 있는 사회는 '뜻을 으뜸'으로 삼는다. 뜻은 기(氣)를 으뜸으로 삼는다. 기는 건강 사회를 만든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배너
"평택의 역사인물 다시 본다"…장승재 암행어사박문수선생기념사업회장, <평택정치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장승재 암행어사박문수선생기념사업회장(대진대 특임교수)이 평택의 조선시대부터 현대에 이르는 인물을 새롭게 조명한 저서 <평택정치 인사이더와 아웃사이더>를 10월 25일 도서출판 밥북을 통해 출간했다. 이번 책은 평택 지역 역사인물의 재발견과 지역 문화관광의 활성화를 위한 작업의 일환으로, 장 회장이 수년간 축적한 자료 조사와 연구를 바탕으로 집필됐다. 650년 세거 평택인, 고향 뿌리에서 인물사를 탐구하다 장승재 회장의 가문은 조선 태조 때부터 약 650년간 평택에 세거해온 명문가로, 그는 평택 출신 대표 인물인 암행어사 박문수 선생의 선양사업을 꾸준히 이어오고 있다. 2020년에는 '암행어사박문수문화관'을, 2024년에는 '암행어사박문수선생기념사업회'를 설립하여 박문수 선생의 위민정신(爲民精神)을 계승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번 책 출간 또한 "고향 평택의 인물사를 되살려 문화적 자긍심을 높이고, 역사와 관광이 공존하는 콘텐츠를 만들기 위한 노력의 연장선"이라는 게 장 회장의 설명이다. 인물사·군사사·문화사로 본 평택의 정체성 책은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제1부 '평택의 입향조와 정치 인물사'에서는 ▲평택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재)송호·지학장학재단, '제39회 송호장학금' 및 '제16회 지학장학금(연구비)' 수여식 개최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국내 굴지의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위치한 경기도 화성시 송호지학장학회관 지학홀에서 오는 10월 28일(화) 오후 2시, '제39회 송호장학금'과 '제16회 지학장학금(연구비)' 수여식이 열린다. 이번 수여식은 재단법인 송호·지학장학재단(이사장 정희준)이 주최하는 연례 장학행사로, 올해는 총 35명에게 1억 1천8백만 원의 장학금 및 연구비가 전달된다. 화성에서 피어난 39년의 교육 나무 '송호·지학장학재단'은 고(故) 정영덕 선생이 1985년 고향 화성 지역의 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한 '송호장학회'를 모태로 한다. '송호(松湖)'는 선친의 아호로, 선친의 뜻을 이은 장남 정희준 이사장이 2009년 재단법인으로 확대 개편하여 현재의 송호·지학장학재단으로 이어오고 있다. 1987년부터 시작된 '송호장학금'은 화성 시내 고교 재학생 중 학업 성적이 우수하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해 지원해 왔으며, 올해 역시 화성 남양고등학교 재학생 10명에게 총 1천만 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한편 2010년부터 시행된 '지학장학금'은 이공계 대학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 장학 제도로, 실질적 연구성과를

정치

더보기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 "여성기업은 경제 핵심 주체. 경기도가 버팀목 될 것" (수원=미래일보) 이연종 기자 = 고영인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24일 전국 여성 CEO들이 모인 자리에서 "여성기업이 축적된 역량과 성과를 바탕으로 경기도 경제의 핵심 주체로 확실히 자리잡을 수 있도록 든든한 버팀목이 되겠다"고 밝혔다. 고영인 경제부지사는 이날 시흥시에서 열린 '2025년 전국 여성 CEO 경영연수'에서 환영사를 통해 이같이 말했다. 고 부지사는 "경기도는 전국에서 여성 중소기업의 수와 매출액이 가장 높은 지역"이라며 "이미 85만 개가 넘는 여성기업이 172조 원의 매출과 141만 명의 고용을 책임지며 명실상부한 경기도 경제의 핵심축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고 경제부지사는 이어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적극 반영해, 여성기업이 창업 초기부터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더 넓은 무대로 도약할 수 있도록 실효성 있는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경기도는 2025년 여성기업 지원 정책을 통해 창업초기 여성기업 30개사를 비롯, 도내 여성기업 56개사에 마케팅 사업화 지원을 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기업별 평균 매출액 7억 원, 수출액 15만 달러가 증가하는 성과를 보였으며, 경기북부와 남부에서 여성경제인대회를 열어 600여 개 기업이 참여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