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가 안양대학교 겸임교원 지원 과정에서 학력으로 기재한 '미국 뉴욕대학교 스턴 비즈니스스쿨 연수'가 부풀려졌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해당 사업의 서울대학교 결과보고서에서도 '현재 예산 규모에서 미국 동부나 서부로의 해외교육은 비용 대비 효과가 낮았다', '통역 등의 문제가 있었다', '산업시찰보다는 문화탐방 위주로 진행됐다' 등의 표현이 작성됐던 것으로 드러났다.
2006 서울대 GLA프로그램의 총 교육비 5억7천여만원 중 중 국고 지원액은 3억 5천만원으로 전체 교육비의 60%, 수강생 개인별로 계산하면 인당 100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도 확인됐다.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이 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제출받은 '2006 GLA 사업결과보고서(서울대학교)'에 의하면 콘텐츠진흥원은 서울대 GLA사업의 6개월 총 교육비 5억7천8백만원 중 60%인 3억5천만원을 국고 지원했다.
GLA 2기 수강생 35명, 1인당 지원액은 1000만원 안쪽으로 추정된다. 나머지 2억2천8백만원은 수강료 수입, 전형료 등으로 (1인당 650만원)씩 부담한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김건희 씨가 교원지원 과정에서 학력으로 기재해 문제가 됐던 ‘미국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스쿨 연수 프로그램’의 지출내역을 살펴보면, 35명의 연수생의 5일×4강좌 등록금으로 7천7백만원, 5일치 동시통역비로 1천만원을 지출했다. 항공료 및 육상 교통비‧호텔비‧식비로는 1억1천8백42만3천90원 등을 지출, 총합은 2억2천3백만원이었다.
특히 '동시통역' 비용에는 5일간 하루 2,200달러, 총 1천만원이 지급됐는데 부실한 통역 논란도 실제로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학교가 작성한 '2006 GLA사업 결과보고서'에 의하면 ‘통역자 준비 부실은 강의 내용 전달에 문제를 가져왔다’고 기술돼 있다. 'NBC 탐방 등과 같이 사전 계획된 산업시찰은 준비자 측의 성의 없는 대응으로 만족도를 떨어트렸다'고도 했다.
김의겸 의원은 20일 "김건희 씨와 함께 GLA 2기에 참여했던 제보자를 취재한 결과, 당시 뉴욕대 원어민 수업의 통역은 전문 통역이 아니라 관광 통역이었다, 'Publish'를 자꾸 엉터리로 통역해 끊겨, 수업 도중 참석한 서울대 박아무개 교수가 보다못해 '영어 능숙하지 않지만 내가 대신 통역하겠다'고 하기까지 했다"며 "이 코스가 얼마나 어설펐는지 성격을 보여준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 의원은 또 "NBC 방문 또한 방송국 관계자를 만난 것이 아니었고 방송국 스튜디오 뒤쪽으로 가서 예능 프로그램 찍는 것을 구경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며 "서울대학교가 작성한 위 결과보고서의 내용은 이 제보를 뒷받침하는 주장"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결과보고서에는 '교외 스케줄은 산업시찰보다는 문화탐방으로 진행됐는데, 대상지인 뉴욕의 특성이 많이 반영됐다'며 '뉴욕의 볼거리는 높은 수준이다'라고 다소 엉뚱한 평가를 보였으며, '뉴욕 근거지로 한 문화컨텐츠 산업의 업체들은 외부 탐방을 쉽게 허락하지 않는 특성이 반영됐다'며 사실상 관광에 그쳤음을 시인하는 표현도 사용했다. 보고서는 이어 '현재 예산 규모에서 미국 동부나 서부로의 해외교육은 비용 대비 효과가 낮을 수밖에 없다'며 '예산의 적절한 반영 및 대상 교육지의 변경이 필요하다'고 마무리짓고 있다.
김 의원은 "서울대학교의 결과보고서에서도 '예산의 적절한 반영이 필요하며 비용 대비 효과가 낮다'고 인정한 코스를 버젓이 '학력'이라고 기재한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이어 "김건희 씨의 콘텐츠진흥원 연계 이력 의혹은 이번 한 번만이 아니다"라며 "H컬쳐테크놀로지 이사로 재직할 당시 H컬쳐테크놀로지가 만들었던 사주·관상 앱 <애니타>를 콘텐츠진흥원으로부터 1억여원 지원받아서 만들었지만 상용화하지 못한 채 그 자료만 그대로 국민대 박사 과정 논문으로 쓰기도 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국민 세금인 콘텐츠진흥원의 예산을 곶감 빼 먹듯 자신의 이력 부풀리기에 활용한 것"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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