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05 (수)

  • 맑음동두천 1.7℃
  • 맑음강릉 9.8℃
  • 맑음서울 6.1℃
  • 박무대전 5.0℃
  • 박무대구 5.9℃
  • 구름조금울산 7.6℃
  • 박무광주 8.3℃
  • 구름많음부산 12.4℃
  • 맑음고창 4.0℃
  • 구름조금제주 15.2℃
  • 맑음강화 4.2℃
  • 맑음보은 1.8℃
  • 맑음금산 4.6℃
  • 맑음강진군 6.1℃
  • 맑음경주시 4.2℃
  • 구름조금거제 10.0℃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왜 김수영 시인인가?"

김수영을 읽으면 첨단과 구식이 자유롭게 넘나든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아직은 찬 바람 속의 매화가 눈을 비빈다. 한 권의 시집으로 후학의 관심을 받는 시인 김수영은 창경궁 매화를 유난히 좋아했다.

김수영 시인이 지난해 탄생 100주년을 맞았었다. 김수영 시인과 더불어 김종삼, 조병화, 박태진 시인, 소설가로 이병주, 장용학, 유주현, 김광식도 지난해로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작가마다 행사들이 있었다. 유독 눈여겨 보였던 행사가 김수영 시인이다.

김수영 시인은 1959년에 펴낸 <달나라의 장난> 한 권의 시집이 전부다. 그가 남긴 시는 어림, 180여 편, 산문 100여 편, 한편의 단편소설이 전부다. 그렇지만 김수영 시인은 특별한 시인으로 평가될 수밖에 없다. 김수영 시인 관련 석·박사 논문이 330여 편에 달한다. 180수의 시, 한 권의 시집을 가진 시인에게 학문적으로 접근한 후학이 많다는 것은 어떤 특별함일까?. 그의 시에는 시의 핏줄이 선연하다. 김수영을 읽으면 첨단과 구식이 자유롭게 넘나든다.

김규동 시인은 "시집이 많아서 좋은 시인만은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스승 김기림 시인이 시집이 3권이 전부인데 자신의 시집이 배가 더 많은 6권을 냈다며 스승에 부끄럽다 했다. 김규동 시인은 북한에서 오로지 김기림 시인을 스승으로 모시고자 월남한 한 시인으로도 특별하다. 분단의 나라에서 볼 수 있는 선비의 비극이다.

윤동주 시인도 그렇다. 사후에 한 권의 시집과 70여 편의 시가 전부다. 윤동주 시인도 작품 수에 비해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국적은 엄연히 한국인데 중국이 중국 문인이라 환장(換腸) 질이다.

해방 후 국민에게 좋아하는 시인을 물으면 김소월이었다. 근간에 들어서는 윤동주 시인으로 옮겨졌다. 문창(문창과)에게 좋아하는 시인을 설문하면 단연 윤동주 시인이 앞지른다. 시인들은 윤동주 문학상을 좋아한다.

윤동주 시인이 칼바람 시대에서도 시 정신을 지켰기 때문일 것이다. 김수영 시인의 시는 솔직히 어렵다는 말을 한다. 그렇지만 김수영 시인처럼 시를 쓰고 싶다는 문창과 학생들은 많다. 김수영의 시는 달나라를 탐사하듯 읽어야 한다. 어렵기 때문이다. 미묘하다. 어렵다는 것은 난해하다는 것도 포함이 된다.

유종호 교수는 김수영의 시는 어렵지만 현란하고 다채롭다. 서정주 시인은 '전통미의 시인', 권일송 시인은 '저항시의 본보기며 풍류의 미감'을 만드는 시인, 김소월을 들어 '이별의 정한', 백석은 '북방 정서'라 평가한다.

윤동주 시인이 시로서 '정신세계를 완성'한 시인이라면 김수영 시인을 '자유와 사랑'의 시인이라고 평한다. 권일송 시인은 김수영 시인을 들어 지성의 기수라 했다. 마포의 노상에서 안타까운 생을 마친 김수영 시인을 들어 번쩍이는 천재가 갔다며 아쉬워했다.

김수영 시의 '풀'이 노래하듯 그의 시의 주제들은 일상의 소소함이 확대경으로 보인다. 거미, 이, 하루살이, 풍뎅이, 자, 사진, 토끼도 있고 영사판, 부부싸움, 양계일, 집안에서 잡동사니로 사용하는 물건들이 시에 등장한다.

김소월 시인이 김억을 스승으로 두었듯 모름지기 시인들은 스승이 있다. 한데 김수영은 제자도 스승도 없었다. 김수영은 독학으로 시를 공부했다. 요즘이야 시의 압축미를 쫓는다고 하지만 김수영의 30~40행의 시를 읽다 보면 시의 길을 잃고 만다. 김수영은 우리 조상들의 상상력으로 꾸며진 가장 아름다운 우리말을 골라서 그의 산문집에 소개하기도 했다. <요강>, <곰보>, <애꾸>, <못 낳는>, <모든>, <좋다>. <이>, <-이>다.

이 중에서 요강, 곰보, 애꾸를 생각해 보면 "이런 낱말들은 사회학적으로 사멸되어 가는 말이다"라고 우리말이 줄어드는 것에 대하여 사색한 흔적도 있다. 그렇다. 낱말이란 요강처럼 사용도 줄어들거나 곰보나 애꾸도 의학상으로 발생 도가 줄어드는 것을 예측하는 것은 그의 사소함이 흥미롭다.

"바람보다 더 빨리 눕고 바람보다 먼저 일어나라". 대표 시 '풀'은 오늘도 광화문에서 민초(民草)가 되어 눕고 일어선다.

김수영 시인의 시집의 사진은 수십 권의 시집과 맞먹는다. 김수영의 퀭하고 마른 얼굴을 보고 있으면 그의 180편의 시와 100여 편의 산문이 쉽게 읽힌다. 그가 비록 남루한 러닝셔츠의 차림이지만 표현은 유명 모델 못지않다.

그가 쏘아보는 눈, 차라리 명화로 해두자. 수만 편의 시가 눈에서 생각으로 발산하지 않는가? 자유의 시인, 자기검열(檢閱)을 몰랐던 직선의 시인이다. 50이 되도록 갓 스물의 청청한 젊음을 가졌던 지식인 김수영. 그는 가장 쉽게 서슴없이 가장 치열한 양심의 극(劇)으로 살다 갔다. 시를 뜨겁게 뜨겁게 어르는 김수영이여!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문학, 영혼을 깨우는 묵향의 잔치… 단테문인협회 '제2회 국내문학상 출판기념회' 및 '제1회 단테문학 작가상' 시상식 개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가을의 문턱, 시와 사람의 향기가 한자리에 모였다. 단테문인협회(이사장 오선 이민숙)는 지난 11월 2일 서울 YMCA 인근 문화공간온에서 '제2회 국내문학상 수상작품집' 출판기념회와 '제1회 단테문학 작가상' 시상식을 성황리에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인과 문학인 60여 명이 참석해 시와 영혼으로 엮은 가을의 잔치를 함께했다. 이날 김호운 (사)한국문인협회 이사장은 축사에서 "문학은 쓸모를 초월해 인간을 자유롭게 한다"며 "어머니의 동화책에서 떡이 나오냐 밥이 나오냐 묻던 그 시절, 문학은 우리에게 눈물을 가르쳤고 자유를 허락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은 문학이 시대의 도구가 아니라 인간의 영혼을 밝히는 등불임을 상기시켰다. 오선 이민숙 단테문인협회 이사장은 "묵향으로 빚어낸 작가들의 시와 수필은 애잔한 인생의 연민에서 건져 올린 문학의 진주"라며 "오늘 이 자리는 K-문학의 새로운 빛을 확인하는 축제의 장"이라고 전했다. 이종태 서울시의원도 "단테문인협회는 발족 초기부터 지역 문단을 넘어 행동하는 작가들의 연대로 자리 잡았다"며 "천만 시민을 대표해 문학의 가치와 감동이 사회 전반에 확산되길 바란다"고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재)송호·지학장학재단, '제39회 송호장학금' 및 '제16회 지학장학금(연구비)' 수여식 개최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국내 굴지의 현대자동차그룹 남양연구소와 삼성전자 화성캠퍼스가 위치한 경기도 화성시 송호지학장학회관 지학홀에서 오는 10월 28일(화) 오후 2시, '제39회 송호장학금'과 '제16회 지학장학금(연구비)' 수여식이 열린다. 이번 수여식은 재단법인 송호·지학장학재단(이사장 정희준)이 주최하는 연례 장학행사로, 올해는 총 35명에게 1억 1천8백만 원의 장학금 및 연구비가 전달된다. 화성에서 피어난 39년의 교육 나무 '송호·지학장학재단'은 고(故) 정영덕 선생이 1985년 고향 화성 지역의 인재 육성을 위해 설립한 '송호장학회'를 모태로 한다. '송호(松湖)'는 선친의 아호로, 선친의 뜻을 이은 장남 정희준 이사장이 2009년 재단법인으로 확대 개편하여 현재의 송호·지학장학재단으로 이어오고 있다. 1987년부터 시작된 '송호장학금'은 화성 시내 고교 재학생 중 학업 성적이 우수하나 가정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선발해 지원해 왔으며, 올해 역시 화성 남양고등학교 재학생 10명에게 총 1천만 원이 지급될 예정이다. 한편 2010년부터 시행된 '지학장학금'은 이공계 대학 및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연구 장학 제도로, 실질적 연구성과를

정치

더보기
용혜인 의원 "선방한 협상… 국민경제 대개혁으로 나아가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는 30일 29일 타결된 한미 무역협상과 관련해 "한국이 국익 중심의 전략적 협상을 통해 선방했다"며 "이제 국민경제의 대개혁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밝혔다. 용 대표는 이날 논평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압박 속에서도 정부가 원칙을 지켜냈다"며 "현금 3,500억 달러의 '묻지마 투자' 요구를 거부하고, 외환시장 충격을 최소화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그는 "주력 수출품의 대미 관세율을 유럽연합과 일본 수준으로 맞추고, 농산물 시장 추가 개방을 막아낸 점은 큰 성과"라며 "정부와 민간이 국익을 중심으로 협력한 결과, 이번 협상은 '선방'이라 부를 만하다"고 강조했다. 용 대표는 그러나 "이번 협상이 한국 경제의 구조적 한계를 다시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도한 대미 수출 의존과 불균형한 재정·외환 운용, 그리고 국민에게 환원되지 않는 대기업 중심의 수출 구조가 여전히 문제"라고 밝혔다. 이어 "수출대기업의 경쟁력 유지를 위해 국민의 세금이 투입된다면, 그 성과 또한 국민이 나눠 가져야 한다"며 "기업의 이익이 국민의 이익으로 환원되는 구조, 즉 '공유부 기본소득 제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