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7 (수)

  • 흐림동두천 22.3℃
  • 흐림강릉 23.9℃
  • 천둥번개서울 24.4℃
  • 흐림대전 27.9℃
  • 흐림대구 26.4℃
  • 흐림울산 26.7℃
  • 흐림광주 26.4℃
  • 흐림부산 24.9℃
  • 흐림고창 28.5℃
  • 구름많음제주 31.5℃
  • 흐림강화 24.3℃
  • 구름많음보은 26.9℃
  • 구름많음금산 28.2℃
  • 구름많음강진군 28.4℃
  • 흐림경주시 26.7℃
  • 구름많음거제 25.8℃
기상청 제공

정근옥 시인, 일곱 번째 시집 <수도원 밖의 새들> 출간

그윽한 자유에 이르는 둘레길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정근옥(鄭根玉) 시인(문학비평가)이 최근 일곱 번째 시집 <수도원 밖의 새들>을 '도서출판 넓은마루'를 통해 출간했다.

나뭇잎 떨어져 내린 연먹물빛 물가에
귀를 쫑긋 세우고 내려앉은 물새들
늦상달 서리 묻은 달빛을 보고
날개 털어대며 서러이 울다
감춰놨던 푸르스름한 눈물을 흘린다

삶의 고통을 어깨에 짊어지고
하늘을 날다가
내일은 어떤 이를 위로하기 위해
번뇌의 눈물 흐르는 인연의 깊은 강에서
교법의 둥지로 헤쳐 나와
해탈락의 울음소릴 터뜨리고 있을까

사랑하는 것들이 죽고 썩어지면
버림받은 그 영혼은 무슨 색일까,
욕망의 줄을 끊고 날아간 제비연처럼
구름을 쫓아간 생(生)은
우주와 함께 영생하고 있는 것인가

날게 놓아주자, 사랑의 하늘도
죽음의 하늘도
날아다닐 수 있는 것이 새이니까

- 표제(標題) 시 '수도원 밖의 새들' 전문

이번 정근옥 시인의 일곱 번째 시집 <수도원 밖의 새들>은 <한국시>와 <교육신보>를 통해 등단한 작가의 제1 시집 <거울 속의 숲>, 제2 시집 <가을 산사나무 앞에서>, 제 3 시집 <어머니의 강>, 제4 시집 <달과 바람에게 길을 문다>, 제5 시집 <자목련 피는 사월에는>, 제6 시집 <인연송>에 이은 제7 시집으로 제1부 '낙엽도 별을 사랑한다' 외 17편, 제2부 '수도원 밖의 새들' 외 17편, 제3부 '기도하는 새' 외 16편, 제4부 '바람이 불어도 하늘은 푸르다' 외 16편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66편의 시 작품이 담겨 있다.

정근옥 시인의 이번 신작 시집에서도 시인의 감각과 사유가 지향하고 매개하는 정서와 사물이 가지런하게 들어차 있고, 회귀와 성찰의 다채로운 심리적 과정을 보여주는 시인의 상상력이 가득 펼쳐져 있다.

정 시인은 이 시집의 '시인의 말'을 통해 "과일나무가 자라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듯, 나의 삶 속에 담겼던 소중했던 시간들이 과수처럼 시의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했다"며 "'시란 것은 진실한 생각, 진실한 느낌, 진실한 표현을 통하여 나오는 그 자신의 전인격적 체험에서만 생명력이 살아 있는 좋은 작품이 탄생될 수 있다'고 말씀하신 미당 선생님의 모습과 '시인은 그 세대의 시민이 의식하고 있는 가장 예민한 의식의 정상에 있어야 한다'는 영국 비평가 리비스의 말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고 말씀하신 구상 선생님의 다정한 모습이 문득 뇌뢰를 스친다"고 말했다.

정 시인은 이어 "그런 마음을 가슴에 담고, 시어를 조탁하며 벽돌을 쌓고, 내 영혼이 존재할 시의 지었다"고 덧붙였다.

이상호 시인(한양대학교 명예교수)은 이 시집 작품 해설 '그윽한 자유에 이르는 둘레길'에서 "'시란 무엇인가? 뭉크의 절규하는 하늘처럼/어둠이 짙게 깔린 이 사회에/탱탱한 아름다움과 과즙을 제공하는/잘 익은 사과나무 같은 역할을 할 수는 없는 것일까?' 정근옥 시인은 새 시집을 엮으면서 '시인의 말' 둘째 문단에 위와 같은 자문자답 식의 시적 의식을 밝혀놓았다"라며 "시가 아닌 진술을 시처럼 표현하고 분절하여 미끄러지지 않고 꾹꾹 눌러 읽기를 바라는 마음을 새겼다. 그만큼 그는 시인으로서 치열하게 자기 성찰과 고민에 들어 있다"고 평했다.

이 시인은 이어 "시인 정근옥의 고뇌와 갈등은 근본적으로 예술로서의 시라는 양식에 대한 성찰에서 비롯된다"라며 "이를테면 그가 마음에 새기는 지점인 ‘어둠이 짙게 깔린 이 사회'와 '탱탱한 아름다움과 과즙을 제공하는 잘 익은 사과나무 같은 역할'이라는 구절에 다르면 그는 이른바 문학의 사회적 기능과 유희적 기능 사이에서 갈등한다"고 했다.

이 시인은 그러면서 "단순하게 보면 그의 시심은 어두운 현실 인식에서 싹터 궁극에는 그 어둠을 몰아내고 세상을 밝히는 방향으로 열려 있다"며 "그리고 여기서 한 걸음 더 나가면 그 꿈을 어떻게 시다운 시로 빚어내느냐 하는 문제가 관건이 된다. 이 점에 대해 시인은 '탱탱한 아름다움과 과즙을 제공할 수 있는 '사과'라는 말로 암시한다"고 했다.

이 시인은 계속해서 "즉 그는 훌륭한 예술적 표현(아름다움)으로 사회적 쓰임새(과즙)의 효율성을 드높이는 길을 찾는 것을 시 짓기의 목표로 삼는다"며 "말하자면 맛있어서 사과를 즐겨 먹었더니 영양가를 많이 섭취하여 결과적으로 건강에 도움이 되었다는 귀납적 논리 같은. 물론 이 경지는 예술인들에게는 최상의 위상인 만큼 아무나 오르기는 쉽지가 않다"고 평했다.

이 시인은 "좀 어폐가 있는 대비이지만, 순수(자율성)와 참여(타율성) 두 파당으로 갈려 갈등과 반목으로 오랜 논쟁을 겪은 우리 문학사가 증명하듯이 형식과 내용 문제는 예술적으로 적절히 조화되기가 무척 어렵다"며 "만약 맛좋은 사과 같은 품격으로 작품을 빚을 수만 있다면 굳이 형식과 내용의 가치와 우선순위를 따지고 서로 싸우는 일은 부질없어질 것이다. 인용문은 정근옥 시인의 예술적 신념과 갈등과 고민도 이런 문제에 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그래서 시 짓기의 숙명과 그 어려운 과정을 굳이 새삼스레 성찰하고 자문자답하며 깊이 숙지했다고 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학비평가 소강(素江) 정근옥(鄭根玉) 시인은 중앙대학교 문예창작과 및 동대학원 국어교육과를 졸업(문학박사)했다. '한국시'와 '교육신보' 등단, 국제PEN한국본부 감사, 한국현대시인협회 지도위원(부이사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비평가협회 이사, 서울교원문학회 회장, 중앙대학교교직동문회 회장, 상계고등학교장 역임, 계간 '시와함께' 공동주간, 대한교육신문 논설위원으로 있다.

국민훈장흥조근정훈장, 한국시민지도장 포상, 교육부총리상, 신문예문학상 대상, 탐미문학상, 열린문학상, 교원학예술상(시부문)을 수상하고, 교육부중앙교육연수원, 고용노동부연수원, 서울교육연수원 등에서 강사를 역임했다.

시집으로 <거울 속의 숲>, <가을 산사나무 앞에서>, <어머니의 강>, <달과 바람에게 길을 문다>, <자목련 피는 사월에는>, <인연송>, <수도원 밖의 새들> 등과 평론집 <조지훈 시 연구>, 산문집 <행복의 솔밭에서 별을 가꾸다> 등이 있다.

i24@daum.net



배너
박철언 전 장관, 등단 30주년 기념 여섯 번째 시집 <바람을 안는다>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제5공화국의 설계자', '제6공화국의 황태자' 등으로 불리며 권력 한복판에서 현대사를 호령하며 30여 년간 국회의원과 장관 등을 지내며 정계에 몸 담았던 박철언 전 장관(전 정무제1장관·전 체육청소년부장관, 제 13, 14, 15대 국회의원, 현 한반도복지통일재단 이사장·변호사·시인)이 등단 30주년 기념으로 여섯 번째 시집 <바람을 안는다>를 월간문학 출판부를 통해 출간했다. 박 전 장관은 이번 시집에서 자작시 80편을 통해 '대자연의 신비로움과 삶, 죽음, 만남과 이별에 대한 성찰, 세상살이의 기쁨, 슬픔, 아픔, 그리움, 안타까움을 영혼의 울림으로 담아' 독자들에게 위로가 되고 공감이 되기를 기대하고 있다. 가벼운 차림으로 봄 산에 오르면 초록초록 푸르름 속에 바람이 안는다 너의 눈동자를 보면서 꽃처럼 너를 안는다 바람이 볼을 부비면 춤을 추고 싶다 이슬비에 젖어드는 교향곡 같은 봄 바람 꽃잎이 흘날려 꽃비가 되니 황홀경이다 내가 너를 피어나게 해야하는 사람이라 생각하니 마음에 바람이 분다 사랑한다는 것은 그냥 좋은 사람이 되고 싶은 바람을 안는 것인가 - 본문 중 표제시(標題詩) '바람을 안는다' 전문 박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희망브리지, "수마가 남긴 상처, 희망으로 보듬는다"…수해 지역에 긴급 구호물품 3만여점 지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극한호우로 인해 큰 피해가 발생한 경북 안동, 충남 서천 등지의 이재민을 위해 생수, 식품류, 구호키트 등 2만9,550점의 긴급 구호물품을 지원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에 지원한 물품은 ▲생수 1만9,920점 ▲응급구호키트 290점 ▲기업구호키트 108점 ▲자원봉사자키트 150점 ▲대피소 칸막이 160점 ▲간이침대 20점 ▲바닥매트 160점 ▲식품류 3,056점 ▲라면 1,360점 ▲음료 1,320점 ▲초코바 1,632점 ▲커피 1,374점 등이다. 희망브리지는 이 외에도 지자체 등의 요청이 있으면 추가로 지원할 예정이다. 이번 호우 피해 지역에 지원된 생수와 컵라면, 음료, 간식류 등은 BGF리테일이, 기업구호키트, 대피소 칸막이 등은 SK하이닉스, 신한금융그룹, LH한국토지주택공사, 새마을금고중앙회 등의 후원으로 제작됐다. 송필호 희망브리지 회장은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삶의 터전을 잃은 이재민을 위해 후원해 주신 기업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라며 "희망브리지는 피해 이웃이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

정치

더보기
야5당, 일본 니토덴코에 항의서한 발송…한국옵티칼 노동자 고용승계 결단 및 면담 추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야5당(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이 오는 15일(월) 오전 9시 20분 국회 소통관에서 일본 니토덴코사에 한국인 노동자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일본 니토덴코는 경기도 평택에 한국니토옵티칼(1999), 경북 구미에 한국옵티칼하이테크(2003)를 세우고 LCD 편광필름 등을 생산해 각각 삼성과 LG에 납품해왔다. 2022년 10월 한국옵티칼하이테크 구미공장에서 난 화재를 이유로 니토덴코는 공장 문을 닫고 노동자들을 해고했다. 구미공장에서 생산하던 물량은 평택 한국니토옵티칼 공장으로 이전했다. 해고된 노동자들은 한국니토옵티칼로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고공농성과 일본 원정투쟁을 이어오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원회와 을지키는민생실천위원회, 조국혁신당, 진보당, 기본소득당, 사회민주당 등은 오는 15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일본 니토덴코에 구미 한국옵티칼하이테크 노동자들의 고용승계를 촉구하는 국회의원 서한문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 서한문에는 5개 정당 국회의원 95명(더불어민주당 81명, 조국혁신당 10명, 진보당 2명, 기본소득당 1명, 사회민주당 1명)이 연명했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