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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광규 시인, 따뜻한 밥 한 끼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을 채워 주는 시 그림책 <얼굴 반찬> 출간

과거와 현재 달라진 '밥상' 모습을 통해 가족 또는 공동 사회의 단절을 생생히 보여 주는 시 그림책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오늘 당신의 밥상머리에는 어떤 얼굴 반찬이 있을까?

여린 풀과 벌레와 곤충을 밟지 않으려고 맨발로 산행하는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시를 쓰고 있는 공광규 시인이 따뜻한 밥 한 끼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을 채워 주는 시 그림책 <얼굴 반찬>(주유진 그림)을 최근 도서출판 바우솔을 통해 발간했다.

예전에는 2대 또는 3대가 한집에 모여 살았다. 게다가 가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와 삼촌도 방문하고, 먼 친척들도 찾아와 끼니때면 함께 식사했다. 이웃과의 왕래도 잦아서 서로서로 자기 집 드나들듯이 오가며 함께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점점 시대가 변하면서 핵가족화되고, 이웃과의 단절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얼마 되지 않는 가족끼리도 시간 맞춰 같은 식탁에 앉아 밥 한 끼 먹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혼밥’은 새로운 식문화로 자리 잡았고, ‘핵가족’을 넘어 ‘핵개인’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의 우리네 밥상머리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 주며, 그 속에서 지켜야 할 가족 또는 공동체의 가치와 소중함을 전하고 있다.

책을 보며 일상에서 바쁘다는 이유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인지 다시금 돌아보자. 헛헛하고 시린 우리의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건 어쩌면 따뜻한 밥 한 끼 같은 서로의 따스한 온기 아닐까.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소통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얼굴 반찬

  옛날 밥상머리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 있었고
  어머니 아버지 얼굴과
  형과 동생과 누나의 얼굴이 맛있게 놓여 있었습니다

  가끔 이웃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먼 친척들이 와서
  밥상머리에 간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와 삼촌이 외식처럼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얼굴들이 풀잎 반찬과 잘 어울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새벽 밥상머리에는
  고기 반찬이 가득한 늦은 저녁 밥상머리에는
  아들도 딸도 아내도 없습니다
  모두 밥을 사료처럼 퍼넣고
  직장으로 학교로 동창회로 나간 것입니다

  밥상머리에 얼굴 반찬이 없으니
  인생에 재미라는 영양가가 없습니다

  - 공광규 시인의 표제시 '얼굴 반찬' 전문

숟가락과 젓가락이 오가는 사이 기쁨과 근심, 정도 함께 오고간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처럼 밥은 우리가 날마다 먹는 양식이자 삶을 지탱해 주는 원동력이다. 또 단순히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끈끈하게 이어 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밥 한번 먹자" 하는 말은 한 끼 식사를 같이하자는 말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말이니 때문이다.

식탁은 배고픔을 채워 주는 물리적인 공간이지만, 동시에 사랑과 정을 나누는 정서적 공간이기도 하다. 숟가락과 젓가락이 오가는 사이 기쁨과 근심, 걱정이 함께 오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정, 어머니의 정, 아버지의 정, 동네 어르신의 정, 이웃 이모의 정…….

우리의 밥상은 반찬들로 채워진 것이 아니라 사실은 밥상을 차리던 마음들로 채워져 있었다. 이 책 <얼굴 반찬>에는 우리 가족, 우리 이웃을 떠올리게 하는 밥심 같은 강렬한 힘이 있다. 담백하지만 반짝이는 공광규 시인의 글 속에는 재미와 반전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참 의미가 흐려져 가며 그 정을 느끼기 어려운 요즘 어린이에게, 가족과 이웃의 깊고 든든한 사랑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요즘 우리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바쁘다. 직장과 학교, 집을 오가며 늘 시간에 쫓긴다. 저마다 일정이 바쁘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밥 먹는 시간도 다르다. 가족들이 모여 앉아 밥을 먹는 때는 명절이 아니면 외식할 때뿐인 듯하다. 가족끼리 서로 얼굴을 바라본 게 언제인가? 어제저녁 모여 다 같이 식사는 했는가?

<얼굴 반찬>은 과거와 현재 달라진 '밥상' 모습을 통해 가족 또는 공동 사회의 단절을 생생히 보여 주는 시 그림책이다. 공광규 시인은 시인다운 섬세한 관찰과 기발한 풍자로 가족 공동체가 약화하는 현상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여기에 이국적 색감과 질감으로 입체적 상상력을 더한 독특한 삽화가 생기를 불어넣었다.

옛날 우리 밥상머리는 늘 시끌벅적거렸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와 자매 3대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얼굴을 마주 보며 밥을 먹었다. 아이들끼리 좋아하는 반찬을 조금 더 먹으려고 티격태격하다가 부모님께 밥상머리 교육을 받기도 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풀잎 반찬을 먹어도 배도 마음도 금세 보름달처럼 따뜻하게 차올랐다. 오늘 당신의 밥상머리에는 어떤 얼굴 반찬이 있는가?

이 책은 <얼굴 반찬>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통해 달라진 밥상 풍경을 전하며 '핵가족'을 넘어 '핵개인'화 된 시대상을 여실히 잘 보여 준다. 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던 아름다운 일상은 우리의 메말라가는 감각을 환기하고, 각박한 정서를 톡톡 자극한다.

독자는 켜켜이 쌓여 있는 가족의 아름다운 추억과 역사를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나와 가족을 새로이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될 것이다.

이국적 색감과 질감으로 입체적 상상력을 더하다!

사진첩을 열면 한 사람의 인생이, 한 가족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꼬물꼬물 갓 태어난 아기가 엄마 품에 안겨 단잠에 빠져 있는 모습,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아빠의 목 위에 올라타 노래를 부르는 아이의 모습, 싱그러운 6월 온 가족이 나선 첫 나들이의 모습 등.

이 책 <얼굴 반찬>의 본문 그림을 그린 주유진 작가는 이질적인 과거와 현재의 밥상 풍경을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반전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인공의 인생이, 한 가족의 역사가 담긴 사진첩 장면을 공들여 만들었다. 또한, 토마토 머리와 당근 코, 호박 모자 등 개성 넘치는 얼굴들을 만들어 '얼굴 반찬'을 효과적으로 창조해 냈다. 이국적 색감과 질감이 살아 있는 이런 독창적 그림들은 문장에 갇히지 않고 입체적 상상력을 더한다.

책을 보며 아이와 함께 다양한 얼굴 반찬을 찾아보라. 숨은그림찾기 하듯 또 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채소를 떠올려 자신만의 얼굴을 만들어 보자. 아이의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을 즐겁고 색다른 추억 하나가 만들어질 것이다.

공광규(孔光奎) 시인은 1960년 서울 돈암동에서 태어나 충청남도 청양에서 자랐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이후 신라문학대상, 윤동주상 문학대상, 동국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김만중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 디카시작품상, 신석정문학상, 녹색문학상, 단국문학상, 한용운문학상을 받았다.

자연 친화적이고 호방한 시 〈담장을 허물다〉는 2013년 시인과 평론가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로 선정되었다. 그의 시 <별국>, <얼굴 반찬>, <소주병>, <별 닦는 나무>가 중고등 교과에 실려 있으며, <별국>은 2019년 호주 캔버라대학교 부총장 국제 시 작품상(University of Canberra Vice Chancellor's International Poetry Prize)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시집으로 <담장을 허물다>, <서사시 금강산>, <서사시 동해> 등과 산문집 <맑은 슬픔>이 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성철 스님은 내 친구>, <마음 동자>, <윤동주>, <구름>, <흰 눈>, <하늘 그릇>, <담장을 허물다>, <할머니의 지청구>, <엄마 사슴>, <청양장>, <별국> 등이 있다.

이번 그림책을 만든 시 <얼굴 반찬>은 중등 국어 3-1(비상교육), 중등 기술가정2(지학사), 고등 사회문화(비상교육) 등 3종 교과에 실려있다.

주유진(朱有珍) 작가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다. 어린이책 작업으로 일러스트레이터 활동을 시작해 단행본, 그림책, 사보, 교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인권 보고서>, <김갑순 할머니를 찾습니다!>,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 <신사임당>, <운영전>, <아름다운 이별>, <나의 아름다운 열두 살> 등이 있으며, <개밥바라기별>, <덕혜옹주>, <가족표류기>,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등의 책 표지 그림을 그렸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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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수현 시인, 첫 시집 출간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장수현 시인이 2004년 첫 시집 <새벽달은 별을 품고> 출간 이후 딱 20년 만에 두 번째 시집 <아내의 머리를 염색하며>를 계간문예시인선 205로 출간했다. 김경수 시인(문학평론가)은 이와 관련해서 "2~3년 간격으로 작품집을 출간하는 어느 작가보다도 나름대로 자신의 작품에 대한 확고한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시를 통해 그리움과 회한의 세월을 접고 삶의 세계를 재발견함으로써 자기구원 즉, 새로운 생의 마지막 정열을 불태울 것을 찾고자 함이다"라고 말했다. 김 시인은 그러면서 "그래서 그는 고희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시인으로 활동하면서 장애인 봉사와 사회적으로 부족한 분야에서 봉사활동도 열심히 하는 시인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다"라며 "요즘도 그는 매주 주말이면 지인들과 등산을 즐기는 마니아이기도 하다. 이번 시집을 통해 바른 정신과 아름다운 마음을 유지하며 반듯하게 살아온 그의 삶을 엿볼 수 있음"이라고 덧붙였다. 장수현 시인은 이 책 '시인의 말'을 빌려 "아내가 말했다. 제발 좀 정리하고 버리라며 요즘 누가 책을 읽느냐고"라며 "꽁꽁 묶인 빨랫줄에는 빨래 대신 세탁 못 한 언어와 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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