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20 (수)

  • 구름많음동두천 29.3℃
  • 맑음강릉 33.1℃
  • 구름많음서울 29.7℃
  • 구름조금대전 30.6℃
  • 구름조금대구 30.8℃
  • 맑음울산 31.3℃
  • 구름조금광주 30.5℃
  • 맑음부산 31.2℃
  • 맑음고창 31.0℃
  • 맑음제주 31.5℃
  • 구름많음강화 28.8℃
  • 구름조금보은 27.9℃
  • 맑음금산 29.4℃
  • 구름조금강진군 30.8℃
  • 맑음경주시 31.7℃
  • 구름조금거제 30.6℃
기상청 제공

공광규 시인, 따뜻한 밥 한 끼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을 채워 주는 시 그림책 <얼굴 반찬> 출간

과거와 현재 달라진 '밥상' 모습을 통해 가족 또는 공동 사회의 단절을 생생히 보여 주는 시 그림책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오늘 당신의 밥상머리에는 어떤 얼굴 반찬이 있을까?

여린 풀과 벌레와 곤충을 밟지 않으려고 맨발로 산행하는 일상을 소중히 여기며 시를 쓰고 있는 공광규 시인이 따뜻한 밥 한 끼처럼 우리의 몸과 마음을 채워 주는 시 그림책 <얼굴 반찬>(주유진 그림)을 최근 도서출판 바우솔을 통해 발간했다.

예전에는 2대 또는 3대가 한집에 모여 살았다. 게다가 가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와 삼촌도 방문하고, 먼 친척들도 찾아와 끼니때면 함께 식사했다. 이웃과의 왕래도 잦아서 서로서로 자기 집 드나들듯이 오가며 함께 밥을 먹고 대화를 나누는 일도 많았다.

그러나 점점 시대가 변하면서 핵가족화되고, 이웃과의 단절은 더욱 심해지고 있다. 얼마 되지 않는 가족끼리도 시간 맞춰 같은 식탁에 앉아 밥 한 끼 먹는 일이 쉽지 않은 일이 되었다. ‘혼밥’은 새로운 식문화로 자리 잡았고, ‘핵가족’을 넘어 ‘핵개인’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이 책은 과거와 현재의 우리네 밥상머리 모습을 대조적으로 보여 주며, 그 속에서 지켜야 할 가족 또는 공동체의 가치와 소중함을 전하고 있다.

책을 보며 일상에서 바쁘다는 이유로 우리가 놓치고 있는 건 무엇인지 다시금 돌아보자. 헛헛하고 시린 우리의 마음을 채울 수 있는 건 어쩌면 따뜻한 밥 한 끼 같은 서로의 따스한 온기 아닐까. 서로에 대한 이해와 관심이 소통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얼굴 반찬

  옛날 밥상머리에는
  할아버지 할머니 얼굴이 있었고
  어머니 아버지 얼굴과
  형과 동생과 누나의 얼굴이 맛있게 놓여 있었습니다

  가끔 이웃집 아저씨와 아주머니
  먼 친척들이 와서
  밥상머리에 간식처럼 앉아 있었습니다

  어떤 때는 외지에 나가 사는
  고모와 삼촌이 외식처럼 앉아 있기도 했습니다
  이런 얼굴들이 풀잎 반찬과 잘 어울렸습니다

  그러나 지금 새벽 밥상머리에는
  고기 반찬이 가득한 늦은 저녁 밥상머리에는
  아들도 딸도 아내도 없습니다
  모두 밥을 사료처럼 퍼넣고
  직장으로 학교로 동창회로 나간 것입니다

  밥상머리에 얼굴 반찬이 없으니
  인생에 재미라는 영양가가 없습니다

  - 공광규 시인의 표제시 '얼굴 반찬' 전문

숟가락과 젓가락이 오가는 사이 기쁨과 근심, 정도 함께 오고간다!

"한국인은 밥심으로 산다"라는 말처럼 밥은 우리가 날마다 먹는 양식이자 삶을 지탱해 주는 원동력이다. 또 단순히 먹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끈끈하게 이어 주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밥 한번 먹자" 하는 말은 한 끼 식사를 같이하자는 말 이상의 무게를 지닌다. 상대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하는 말이니 때문이다.

식탁은 배고픔을 채워 주는 물리적인 공간이지만, 동시에 사랑과 정을 나누는 정서적 공간이기도 하다. 숟가락과 젓가락이 오가는 사이 기쁨과 근심, 걱정이 함께 오가는 곳이기 때문이다. 할머니의 정, 어머니의 정, 아버지의 정, 동네 어르신의 정, 이웃 이모의 정…….

우리의 밥상은 반찬들로 채워진 것이 아니라 사실은 밥상을 차리던 마음들로 채워져 있었다. 이 책 <얼굴 반찬>에는 우리 가족, 우리 이웃을 떠올리게 하는 밥심 같은 강렬한 힘이 있다. 담백하지만 반짝이는 공광규 시인의 글 속에는 재미와 반전이 적절히 배합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동체의 참 의미가 흐려져 가며 그 정을 느끼기 어려운 요즘 어린이에게, 가족과 이웃의 깊고 든든한 사랑을 느끼게 하는 작품이다.

요즘 우리는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모두 바쁘다. 직장과 학교, 집을 오가며 늘 시간에 쫓긴다. 저마다 일정이 바쁘고,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밥 먹는 시간도 다르다. 가족들이 모여 앉아 밥을 먹는 때는 명절이 아니면 외식할 때뿐인 듯하다. 가족끼리 서로 얼굴을 바라본 게 언제인가? 어제저녁 모여 다 같이 식사는 했는가?

<얼굴 반찬>은 과거와 현재 달라진 '밥상' 모습을 통해 가족 또는 공동 사회의 단절을 생생히 보여 주는 시 그림책이다. 공광규 시인은 시인다운 섬세한 관찰과 기발한 풍자로 가족 공동체가 약화하는 현상을 담담하게 그려냈다. 여기에 이국적 색감과 질감으로 입체적 상상력을 더한 독특한 삽화가 생기를 불어넣었다.

옛날 우리 밥상머리는 늘 시끌벅적거렸다.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 형제와 자매 3대가 옹기종기 모여 앉아 얼굴을 마주 보며 밥을 먹었다. 아이들끼리 좋아하는 반찬을 조금 더 먹으려고 티격태격하다가 부모님께 밥상머리 교육을 받기도 했다.

온 가족이 둘러앉아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풀잎 반찬을 먹어도 배도 마음도 금세 보름달처럼 따뜻하게 차올랐다. 오늘 당신의 밥상머리에는 어떤 얼굴 반찬이 있는가?

이 책은 <얼굴 반찬>이라는 특이한 소재를 통해 달라진 밥상 풍경을 전하며 '핵가족'을 넘어 '핵개인'화 된 시대상을 여실히 잘 보여 준다. 하지만 우리가 잊고 있던 아름다운 일상은 우리의 메말라가는 감각을 환기하고, 각박한 정서를 톡톡 자극한다.

독자는 켜켜이 쌓여 있는 가족의 아름다운 추억과 역사를 떠올리며 자연스럽게 나와 가족을 새로이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짚어보게 될 것이다.

이국적 색감과 질감으로 입체적 상상력을 더하다!

사진첩을 열면 한 사람의 인생이, 한 가족의 역사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꼬물꼬물 갓 태어난 아기가 엄마 품에 안겨 단잠에 빠져 있는 모습, 세상에서 가장 든든한 아빠의 목 위에 올라타 노래를 부르는 아이의 모습, 싱그러운 6월 온 가족이 나선 첫 나들이의 모습 등.

이 책 <얼굴 반찬>의 본문 그림을 그린 주유진 작가는 이질적인 과거와 현재의 밥상 풍경을 자연스럽게 연결하여 반전 효과를 높이기 위해 주인공의 인생이, 한 가족의 역사가 담긴 사진첩 장면을 공들여 만들었다. 또한, 토마토 머리와 당근 코, 호박 모자 등 개성 넘치는 얼굴들을 만들어 '얼굴 반찬'을 효과적으로 창조해 냈다. 이국적 색감과 질감이 살아 있는 이런 독창적 그림들은 문장에 갇히지 않고 입체적 상상력을 더한다.

책을 보며 아이와 함께 다양한 얼굴 반찬을 찾아보라. 숨은그림찾기 하듯 또 다른 재미와 즐거움을 준다. 그리고 마음에 드는 채소를 떠올려 자신만의 얼굴을 만들어 보자. 아이의 기억 속에 지워지지 않을 즐겁고 색다른 추억 하나가 만들어질 것이다.

공광규(孔光奎) 시인은 1960년 서울 돈암동에서 태어나 충청남도 청양에서 자랐다.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단국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6년 <동서문학> 신인문학상에 당선된 이후 신라문학대상, 윤동주상 문학대상, 동국문학상, 현대불교문학상, 김만중문학상, 고양행주문학상, 디카시작품상, 신석정문학상, 녹색문학상, 단국문학상, 한용운문학상을 받았다.

자연 친화적이고 호방한 시 〈담장을 허물다〉는 2013년 시인과 평론가들이 뽑은 가장 좋은 시로 선정되었다. 그의 시 <별국>, <얼굴 반찬>, <소주병>, <별 닦는 나무>가 중고등 교과에 실려 있으며, <별국>은 2019년 호주 캔버라대학교 부총장 국제 시 작품상(University of Canberra Vice Chancellor's International Poetry Prize)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시집으로 <담장을 허물다>, <서사시 금강산>, <서사시 동해> 등과 산문집 <맑은 슬픔>이 있으며, 어린이를 위한 책으로 <성철 스님은 내 친구>, <마음 동자>, <윤동주>, <구름>, <흰 눈>, <하늘 그릇>, <담장을 허물다>, <할머니의 지청구>, <엄마 사슴>, <청양장>, <별국> 등이 있다.

이번 그림책을 만든 시 <얼굴 반찬>은 중등 국어 3-1(비상교육), 중등 기술가정2(지학사), 고등 사회문화(비상교육) 등 3종 교과에 실려있다.

주유진(朱有珍) 작가는 대학에서 시각디자인을 공부했다. 어린이책 작업으로 일러스트레이터 활동을 시작해 단행본, 그림책, 사보, 교과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그린 책으로 <어린이를 위한 어린이 인권 보고서>, <김갑순 할머니를 찾습니다!>, <감꽃이 별처럼 쏟아지던 날>, <신사임당>, <운영전>, <아름다운 이별>, <나의 아름다운 열두 살> 등이 있으며, <개밥바라기별>, <덕혜옹주>, <가족표류기>,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등의 책 표지 그림을 그렸다.

i24@daum.net

배너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이종찬 광복 회장, "정신과 문화의 힘으로 세계 선도하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광복 80주년을 맞아 열린 중앙경축식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은 "대한민국은 정신과 문화의 힘으로 세계를 선도하는 위대한 문화국가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린 제80주년 광복절 중앙경축식에는 이재명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정부 주요 인사와 독립유공자 후손,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이 회장은 기념사를 통해 "80년 전 우리 민족은 잃었던 이름과 말을, 그리고 주권을 되찾았다"며 "그날은 단순히 빼앗긴 것을 되찾은 날이 아니라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한 날이었다"고 회고했다. 이 회장은 지난 80년을 "민족의 승리의 역사"로 평가하며 민주주의 발전, 산업화와 경제 성장, 문화의 세계화를 성취한 대한민국의 성과를 강조했다. 이어 "민족운동의 심장 속에는 민주주의가 있었고, 민주주의의 뿌리에는 민족운동이 있었다"며 올바른 역사 인식과 정체성의 확립을 당부했다. 특히 이 회장은 백범 김구 선생의 "문화 선진국 대한민국"의 꿈을 언급하며, 광복 100주년을 향한 국가 비전을 제시했다. 이 회장은 "정신적·도덕적 풍요를 누리며 존경받는 나라, 문화 강국 대한민국을 향한 20년 대기획이 마련되길 소망한

정치

더보기
이재명 대통령, 교육부·여성가족부 장관 등 장관급 6명 인선…"상상력과 실천으로 난제 해결" (서울=이재명 대통령이 13일 교육부 장관, 여성가족부 장관,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회 위원장 후보자를 지명하고 대통령 소속 국가교육위원장,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장을 내정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인사에 대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과감한 상상력과 신속한 실천으로 사회적 난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고 밝혔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이날 브리핑에 따르면,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최교진 세종특별자치시 교육감이다. 중학교 교사로 시작해 교육감에 이르기까지 40여 년을 교육 현장에서 보낸 최 후보자는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장과 균형발전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내며 지역 균형 발전에도 깊은 이해를 쌓았다. 대통령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공약 이행에 핵심 역할을 맡게 될 전망이다.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는 원민경 변호사다. 민변 여성인권위원장과 국회 성평등 자문위원회 활동 등을 통해 여성과 사회적 약자의 권익 보호에 앞장서 왔다. 원 후보자는 “양성평등은 사회가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인식 아래 통합과 포용을 바탕으로 성평등 사회 구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주병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가 지명됐다. 소득 불평등 해소와 공정한 경제체제 연구를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