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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람 시인, 다섯 번째 시집 <시인과 나> 출간

김철교 시인, "전원과 함께한 술과 예술과 사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가람 시인(본명 이진숙)이 '국제PEN한국본부 창립70주년기념 시인선 19'로 도서출판 오름을 통해 출간했다.

가람 시인은 그동안 시집 <혼자된 시간의 사유>, <사나무와 담배꽃>, <담배>, <술>을 상재했고, 이번에 다섯 번째 시집으로 <시인과 나를>을 출간했다. 또한 시 소설집 <파도랑에 묵애>, <한민족의 봄>과 영어시집 등이 있다.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국제PEN한국본부, 한국소설가협회, 한국아동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해외 IT 연구장비 한국총판 30년을 운영하며 1% 기부협회 고문으로 있다.

한국문인협회 전영택 문학상, 한국현대시인협회 작품상, 매월당 문학상, WPC 세계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가람 시인의 이번 다섯 번째 시집 <시인과 나>에는 제1부 '묵향의 아리아', 제2부 '사랑은 시다', 제3부 '시인과 나', 제4부 '술과 삶'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93편의 신작 시(詩)를 선보이고 있다.

가람 시인은 이 책 '작가의 말'을 통해 "세상의 파도를 헤치며 외로움을 달래려고 시를 쓰는지도 모른다"라며 "시를 쓰려면 세상 이야기들을 귀담아 들어야 하고 삶의 감각과 감성을 잃어버리지 않는 신심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가람 시인은 그러면서 "시를 잘 쓴다는 것, 쓰면 쓸수록 어렵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내 시의 편린들이 독자들의 가슴에 남고 한편이라도 다가 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묻지 않아도 답이 풀릴까요
   흐르는 음악이며 흘린 듯 시에 이끌리
   나도 모르게 내가 시인이 됩니다

   시를 알지 못해도
   말 없는 열락이 찾아온 듯
   내면에서 꿈꾸고 있는 시의 혼
   따뜻한 문향이 꿈틀거리며 다가오는군요

   답을 찾을 수 없어도 좋습니다
   농익은 차 맛의 깊이를 헤아리며
   시와 더불어 한 올의 실마리를 파헤치고
   존재의 이유를 묻는 향이 살폿합니다

   자연 그대로의 춤사위
   이상이란 꼭 편안함만은 아니고
   시가 되어 건네는 미소
   참살이의 살가움이 따스합니다

   알 수 없는 교감을 풀어 헤치니
   나이테만큼 커져서 울리는 공감

   음악은 시향에 젖어 흐르고
   시인과 나
   왜 사느냐고 굳이 묻지 않았습니다

   - '시인과 나' 표제시(標題詩) 전문

김철교 시인(평론가)는 '전원과 함께한 술과 예술과 사랑' - 가람 시집 <시인과 나>를 읽고의 '평설'을 통해 "가람의 시집 원고를 읽고 나서 다음과 같은 원칙을 세우고 평설을 쓰기로 했다"며 "첫째 예술작품은 일단 발표되고 나면 예술가의 자식이 된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이어 "비록 못난 자식이 있을 수 있어도 버릴 수 없는 사랑스러운 존재다"라며 "노르웨이 화가 뭉크 전시장에서 '나는 내 그림들 이외는 자식이 없다'는 글을 읽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예술가에게는 어쩌면 자기 작품이 자식보다도 더 소중한 존재이기 때문에, 그 작품 앞에 서게 되는 독자나 관객은 경건해 질 수밖에 없다"라며 "다음으로, 시는 한 폭의 추상화라고 믿고 있다. 아무리 쉽게 씌여진 시라 하더라도 독자가 받아들이는 이미지는 각기 다르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그러면서 "똑같은 독자라 하더라도 작품을 대하게 되는 시간과 장소에 따라 이미지가 다르다"라며 "마치 똑같은 노래를 누가 부르냐, 어디서 부르냐, 그리고 듣는 사람의 마음 상태가 어떠냐에 따라 느끼는 감홍이 다른 것과 같다"고 덧붙였다.

김 시인은 제1부 '묵향의 아리아' 편에 대하여 "제1부에는 소소한 순간들과 자연의 아름다움을 담고 있는 서정적인 시들이 모여있다"라며 "물론 모든 시는 서정의 웃을 입고 있다. 서사적인 것은 산문의 범주에 넣어야 한다. 서사시라 하더라고 서정이 운율과 은유로 버무려져 있기 때문에 수필이 아니고 시가 되는 것이다"라고 평했다.

   살아있는 것들의 시끄러움에
   사라지는 것들은 말이 없다
   내가 나에게로 돌아오는 길이 자아요 귀환
   자아가 묘하여
   마음을 어지럽히는 것들은 실체가 비어있다

   가끔은 눈을 뜨고 꿈을 꾼다
   시방 세계가 온통 사문이라
   더러 파문이 일어도 고요해지자
   오늘도 신념으로 일구는 날이 힘이 되어
   내면에 잠자는 나를 일깨우고
   하루하루 사는 날들이 행복이게 하자

   - '묵향의 아리아' 부분

김철교 시인은 "'묵향의 아리아'는 실체가 비어있는 세상 소란을 털어내고 자아로 귀환하여 내면에 잠자는 나를 깨워 참다운 행복에 잠기고자 하는 시인의 마음을 잘 표현하고 있다"며 "시인의 마음을 글로 그리는 것이 시다. 읽는 사람마다 그 이미지가 달리 해석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이어 제2부 '사랑은 시다'에 대해서는 "사랑을 주제로 한 시들로 한 편의 소설을 쓰고 있다"라며 "만남에서 이별까지 사랑이 한편의 파노라마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그러면서 "'사랑은 시다'에서는 사랑의 모든 순간이 시가 되는 과정과, 삶과 사랑의 동일성을 노래하고 있다. 사랑의 시작과 끝, 그리고 그 모든 과정이 시에 담긴다"라며 "시는 사랑의 자식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아일랜드 시인 예이츠는, 평생 헌신적으로 모드곤이라는 독립운동가를 사랑하고 청혼했으나 결국 결혼에 이르지 못했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현대 사회에서는 오염된 사랑이 너무 많다"며 "아마도 모드곤은 예이츠와의 사랑을 영원히 순수하게 지키기 위해 청혼을 거절한 것이 아닐까가. 비록 그런 마음은 없이 거절했을지라도, 결국 예이츠와 모드곤의 사랑에서 예이츠의 주옥같은 시들이 나왔다"고 덧붙였다.

김 시인은 또 제3부 '시인과 나'에서는 "시인으로서의 자아와 시와의 교감을 통해 존재의 비밀을 찾고, 시를 통해 내면의 꿈과 소통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며 "사회적인 문제들을 거침없이 다루고 있다"고 평했다.

김 시인은 이어 "2000년에 노벨문학상을 받은 작가 가오싱젠(Gao Xingjjan)은 '창장에 대하여'에서, '문학은 근본적으로 자기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글을 쓰는 것만으로도 모든 것이 충분하다는 것'이다"라며 "가람은 '흘린 듯 시에 이끌려 / 나도 모르게 시인이 됩니다 / 시인과 나 / 왜 사느냐고 굳이 묻지 않습니다'고 고백하고 있다"고 평했다.

김철교 시인은 계속해서 제4부 '술과 삶'에 대해서 "제4부는 술과 관련된 삶의 이야기들로 구성되어 있다"며 "시인은 술을 통해 인간의 감정과 여러 측면을 탐구한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군사정권에 시달려 술에 빠져 살다가 요절한 시인 박정만은 '술만 마셨다 하면 시가 마치 폭포처럼 쏟아져 나오다'고 했다"며 "술을 평생 동반자로 택했던 천상병 시인의 명정(酩酊)이라 불리는 만취 상태에서 '몽롱하다는 것은 장엄하다'고 노래했다"라고 말했다.

   친구에게 전화를 했어
   봄밤에 달과 건배를 하면서…
   배꽃과 복숭아꽃 만발하고
   산 개구리 노래하는데 안부를 물으니
   친구도 한 잔 한다는군

   사돈 남 말 하듯
   적당히 마시라며 나무라는데
   한번 왔다 가는 삶
   건강할 때 안 마시면
   아플 때 후회한다며
   멀리 있기에 텔레파시로 건배를 한다

   한 치 앞을 모르는 세상에
   미래에 연연하지 말고
   지금 마시고 지금 행복하자고…

   세상사
   희로애락에 일희일비 하지만
   죽는 것만큼은 확실한 것이기에
   지금이 행복해야 미래도 행복하며
   마지막 순간에도 행복하다고…

   - '술 / 괴변' 전문

김철교 시인은 끝으로 "시는 사랑이 없이는 쓸 수 없다. 나를 사랑하고, 이웃을 사랑하고, 자연 만물을 사랑하고, 작은 일상까지도 사랑하는 마음이 시가 된다"라며 "삶에 무관심하다면 사랑하는 마음이솟아날 리 없다. 아주 작은 것까지도 사랑의 눈으로 포착할 수 있는 시인은 시속에 음율을 는작곡가이고, 언어를 요리하는 작사가이며, 이미지를 만드는 화가인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철교 시인은 그러면서 "시선(詩仙) 이백은 시를 쓸 때면 언제나 술을 곁에 두고 있었고, 술에 관한 시도 많이 썼다"라며 "구한말 장승업 화가는 취화선(醉畵仙)이라는 이름으로 유명하다"고 말했다.

김 시인은 "고흐도 압생트(absinthe) 술에 취해 살았다"며 "술을 통해 창작 에너지를 얻었던, 가람을 닮은 예술가들이 적지 않았 다. 그들과 견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예인이 가람이며, 앞으로도 맥 있는 시들을 기대하는 바가 크다"고 덧붙였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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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조, 다시 오늘을 건너다…<묵묵히 질량을 쓴다> 출간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시조는 과거의 유산일까, 아니면 여전히 살아 움직이는 현재형의 언어일까. 묵묵히 질량을 쓴다는 이 질문에 대한 또렷한 답이다. 14명의 시조시인이 '초월'이라는 공통의 화두 아래 모여, 시조가 동시대의 감각과 질문을 충분히 담아낼 수 있는 형식임을 한 권의 책으로 증명했다. 시조 동인 초월 동인이 첫 시조집 <묵묵히 질량을 쓴다>를 도서출판 도화를 통해 펴냈다. 이번 시조집은 우리 시조의 현재와 가능성을 탐색해온 14명의 시인이 함께 참여한 공동 작업으로, 동인의 출범과 동시에 내놓은 의미 있는 첫 결실이다. 이들은 특정 이론이나 경향에 기대지 않는다. 대신 '초월'이라는 하나의 키워드를 중심에 두고, 각자의 시적 세계를 자유롭게 펼쳐 보인다. 결과적으로 이 시조집은 하나의 목소리로 수렴되기보다, 서로 다른 결들이 나란히 놓인 '다성적 풍경'을 형성한다. 이 시조집에서 말하는 '초월'은 흔히 떠올리는 관념적 탈속이나 현실 도피와는 거리가 멀다. 오히려 상식과 고정관념을 넘어서는 창작의 태도, 전통 형식 안에서 새로운 감각을 길어 올리려는 시도의 다른 이름에 가깝다. 참여 시인들은 시조라는 틀을 해체하기보다, 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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