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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누가 '상가(喪家)의 개'인가?"

"정치는 냉혹한 현실이라고 하지만 또 하나의 수식어"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상가(喪家)의 개'라는 말은 논어 <양화편(陽貨篇)>에 나오는, 공자의 탄식 속 한 문장이다. 오늘의 후학은 공자의 논어 양화편을 꾸준하게 연구하고 있다. 정치의 현실에 벗어나 유랑하는 공자의 심중을 들여다보며 현실 정치와 비교도 한다.

공자는 기원전의 철학자다. 그런데도 공자의 논어는 현실의 정치나 철학에 지대한 영향을 가져온다. 공자는 정치에 잠시 발을 들여놓는다. 정치는 춘추전국 시대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았다. 역사는 우연일 수도 있지만, 필연의 연속일 수도 있다.

공자는 처음부터 인문학에 속하는 시학을 공부하지 않았다. 법무부 장관으로 정치에 입문한다. 공자는 법무부 장관을 5개월 정도를 하고 마치 오늘의 조국 전 법무부 장관처럼 내팽개쳐지고 말았다. 공자는 정치를 벗어나 방랑자가 된다.

선학의 가르침을 배우고 그들의 학문에서 세상의 이치를 깨닫고자 한다. 공자를 추종하는 제자는 한두 명에서 3천 명에 이르는 현학의 지지를 받았다. 그렇게 떠도는 공자에게 농부가 입바른 말을 한다. 바로 그 장면이 논어 양화편의 이야기다.

길을 잃고 상가(喪家) 앞을 떠돌던 개처럼, 갈 곳을 잃은 자신의 처지를 그렇게 표현했다.

때는 춘추전국의 난세였다. 공자는 이상을 품고 제자들과 함께 천하를 주유(周遊)했지만, 그를 받아들이는 나라는 없었다. 세상은 어지럽고, 군자(君子)는 설 자리를 잃었다. 그 와중에 한 노인은 공자의 무력함을 비웃듯 말한다.

"몸으로 일하지도 않고, 곡식(穀食)도 모르는 자가 어찌 군자라 할 수 있느냐?" 그 말을 들은 공자는 조용히 읊조린다.

"조류와 짐승과 함께할 수는 없다. 내가 이 백성이 아니면 누구와 함께하랴?" 그리고 곧 덧붙인다. "나는 상가의 개와도 같구나." 이 한 문장은 철학자이자 교육자, 그리고 이상주의자였던 공자의 내면을 그대로 드러낸다.

세상을 향한 절망과 그런데도 사람을 향한 신념. 유가의 도(道)는 더는 설 땅이 없었고, 그는 떠돌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그는 침묵하지 않았다. 수치스러운 현실 앞에서도, 자신을 ‘개’라 부르면서까지 시대의 비극을 직시했다.

이 장면은 단순한 공자의 연민이 아니다. 오히려 그것은 자기를 비워내는 낮춤이며, 동시에 시대의 거울을 드는 용기였다. 공자는 자신의 외로움을, 자신의 무력함을 외면하지 않았다. 그는 인간과 함께하고 싶었다. 짐승과 같은 이들과는 함께할 수 없다는 말은, 여전히 사람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선언이기도 했다. 지금, 우리는 어떠한가. 세상은 여전히 정의롭지 않다. 정의를 말하는 이는 고립되고, 편법과 기회주의가 유능함으로 포장된다.

원칙을 지키는 사람은 ‘별난 사람’이 되고, 침묵하는 자만이 안전하다. 그러다 문득 깨닫게 된다.

나 역시 길 잃은 개처럼 세상 가장자리에서 맴돌고 있다는 사실을, 공자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끝내 제자들을 가르쳤고, 그의 사상은 수천 년 뒤까지 살아남았다. 그가 시대와 타협하지 않았기에, 오히려 후대의 길잡이가 될 수 있었다. '상가의 개'는 패배자가 아니다.

그는 고독한 예언자이며, 무너진 시대의 마지막 사람이다. 지금 나는 누구와 함께 걷고 있는가? 나는 지금, 상가의 개인가?

공자는 '상가의 개'라는 표현은 자기반성이다. 시대의 비판을 받아들이는 장면이다. 고독한 이상주의자의 초상의 장면을 들여다보게 한다.

정치는 냉혹한 현실이라고 하지만 또 하나의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정치는 협상의 예술이다. 예술은 아름답게 보이지만 예술가의 피나는 노력의 결실이다. 정치도 고흐의 붓끝처럼 노력하는 가운데 아름다운 정치의 그림이 그려진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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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계간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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