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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경 시인, 제6시집 '책갈피 이력' 출간

시간의 갈피를 넘기며 만나는 삶과 시의 흔적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삶의 갈피마다 시심을 채우는 시인 이혜경이 여섯 번째 시집 <책갈피 이력>(가온출판사)을 펴냈다.

이번 시집은 시인이 살아온 세월의 결을 책갈피에 비유하며, 그 사이사이에 스며든 삶의 체취와 감정을 섬세한 시적 언어로 길어 올린 작품집이다. 특히 표제시 '책갈피 이력'은 인생의 한 장면, 한 단어들을 마치 오래된 책 속 구절처럼 조용히 되짚어보게 하는 깊은 울림을 담고 있다.

책갈피 이력

- 이혜경 시인

나이는 어디로 먹는 것일까
아무런 흔적 없는데 꿈틀거린다
새파란 풀숲의 싱그런 내음
황홀한 시절이 뒤로 밀렀다
꽃을 피우고 열매 열릴 때
오늘처럼 되리라 상상하지 못하고
일상이 켜켜이 쌓인 시간인 줄 몰랐다
걷다가 우연히 들어간 헌책방
익숙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종이마다 배어 나오는 냄새
세월을 태우는 흔적일까
헌책 사이 보이는
좋은 문장에서
지나온 삶의 구절은 없는데
저절로 흥얼거려지는 나의 노래
지혜롭지 못한
남은 책장 갈피마다 불협화음
걸음이 만든 박자는 리듬이 없었다
책장을 넘기며 돌아보는
나의 길
몇 장 남지 않았어도
어딘가 쓸모 있겠지
갈피에 쓰인 문자가 환하다


- 표제시 '책갈피 이력' 전문

시간의 책장을 넘기며, 삶을 다시 읽다

이혜경 시인의 '책갈피 이력'은 인생을 '책'으로 비유한 시적 장치 속에 시간의 누적과 그 안에 깃든 감정의 잔상을 조밀하게 담아낸 작품이다. 이 시에서 '책갈피'는 단순한 기록의 중간 지점이 아닌, 인생의 희로애락이 배어 있는 '삶의 마디'로 제시된다.

시의 초반부는 나이의 실감 없는 흐름에 대한 묵상으로 시작된다. "나이는 어디로 먹는 것일까 / 아무런 흔적 없는데 꿈틀거린다"라는 구절은 육체보다 마음이 먼저 세월을 감지하게 되는 인간의 내면을 섬세하게 짚는다.

이어지는 장면들은 과거의 풍경이 책장처럼 펼쳐진다. 헌책방의 종이 냄새는 곧 세월의 냄새로 전이되며, 그 속에서 발견되는 ‘좋은 문장’은 어쩌면 시인의 지난 삶의 어느 찬란한 순간을 암시한다.

그러나 시인은 "남은 책장 갈피마다 불협화음"이라며 후반부에서 삶의 불완전성과 자기성찰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몇 장 남지 않았어도 / 어딘가 쓸모 있겠지"라는 결말부는, 삶의 마지막 페이지를 향해 가는 지금도 여전히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고자 하는 시인의 겸허한 태도와 낙관적 신념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문학평론가 이오장 시인은 이혜경 시인의 시 세계를 "삶을 천착하는 힘과 현재를 성찰하는 언어의 밀도"라고 평가한다.

그는 시집 전반에 흐르는 사유의 결을 "자기 존재에 대한 이해와 되돌아봄의 진화적 과정"으로 해석하며, "자연과 세계, 타자와 역사를 거울 삼아 자신을 비추는 문학"으로 규정한다.


이번 시집은 총 5부로 구성되었으며, '불꽃 피우기', '자화상2', '모순', '새 친구', '삶은 음악' 등 주제별 83편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삶과 죽음, 희로애락의 질감, 일상과 존재의 의미를 끌어안는 이혜경 시인의 시편들은 독자로 하여금 '나의 책갈피' 또한 되돌아보게 하는 거울의 역할을 한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책갈피마디 희로애락이 배어 있고 나의 체취가 겹겹이 숨어 있다"며, "지금 책장을 하나둘씩 독자들과 함께 넘겨보고 싶다"고 고백한다.

시인은 일상과 존재, 사랑과 시간, 인간 내면의 이면을 따뜻하면서도 단단한 시어로 직조해낸다. 독자들에게는 이 시집이 자신의 삶을 비추어 보는 또 하나의 책갈피가 될 것이다. <책갈피 이력>은 단순한 회상이 아니라, 삶의 굴곡 속에서 발견한 통찰의 시편이다.

삶을 시로 엮다, 기억의 책갈피를 넘기며… 시인 이혜경의 문학 세계

한 사람의 인생은 곧 한 권의 책이다. 시인 이혜경의 문학 세계는 바로 그 책의 갈피마다 삶의 희로애락과 깊은 사유의 문장을 차곡차곡 적어 내려온 여정으로 읽힌다.

오랜 교직 생활을 마치고 본격적인 문학의 길로 들어선 이혜경 시인은 교육자로서의 삶과 시인으로서의 삶을 따로 떼어놓지 않고, 그 둘을 조화롭게 융합하며 묵직한 시어와 따뜻한 감성으로 독자들에게 깊은 울림을 전해왔다.

이혜경 시인은 서울에서 출생하여 이화여자대학교 사범대학 교육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였으며, 이후 서울이화여대부속초등학교를 비롯해 서울개웅초등학교 등지에서 오랜 기간 교단에 몸담으며 교육 현장을 지켰다.

아이들과 함께한 삶은 시인의 내면에 끊임없는 관찰과 성찰을 남겼고, 그것은 곧 문학이라는 형식으로 승화되어 다양한 저서를 통해 꾸준히 독자와 만나고 있다.

그녀의 본격적인 문단 등단은 시 부문에서는 문예사조를 통해 '대나무'로 이루어졌고, 수필 부문에서는 국제문단의 '은사님의 추억'을 통해 시작되었다.

이후 시와 수필 두 영역에서 왕성한 창작 활동을 펼쳐온 그녀는 현재 한국문인협회, 한국현대시인협회, 이화동창문인회, 서울교원문학회 등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며, 한국NGO신문 신춘문예 운영위원으로도 문학의 사회적 역할에 힘쓰고 있다.

이혜경 시인의 시집은 그녀의 내면 풍경과 삶의 단상, 그리고 존재의 의미를 시로써 길어올리는 작업이었다. 첫 시집 <기침도 없이 걸음하는>에서부터 <재단사의 조각보>, <언제가는 매화>, <누가 손을 내밀어>, <한 송이 흰 백합화>에 이르기까지 그녀의 시는 일상의 작고 소소한 풍경에서 시작해 우주적 감성까지 확장되는 폭넓은 사유를 담아냈다.

가장 최근에는 여섯 번째 시집 <책갈피 이력>(2025년, 가온출판사)을 출간하며, 시인의 연륜과 내면이 깊게 깃든 시편들로 다시 한 번 독자 곁에 다가섰다.

수필 활동 또한 활발하여 <내 삶의 뒤안길>, <살며! 보며! 생각하며>와 같은 수필집을 통해 일상과 인생의 단면을 정제된 문장으로 풀어내며 공감과 성찰을 이끌었다.

공저로는 <불에 도착하기까지>, <악마의 빛깔>, <너스레 영업정지>, <적도의 별들> 등이 있으며, 이들 작품 역시 시인의 시선이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고 관통하는지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지점이 된다.

이혜경 시인은 교직과 문학이라는 두 개의 길을 걸어오며 다양한 수상 경력도 쌓았다.

시와창작 문학작품상, 새문안문예 대상, 전국교단수기 동상, 이화동창글짓기대회 행복상 등은 그녀의 작품성과 문학적 진정성을 입증하는 지표이자, 그녀가 한결같이 지켜온 문학적 자세를 증명해준다.

이혜경 시인의 시는 우리 모두가 지나온 시간과 그 시간 속의 감정을 담아두는 '책갈피' 같은 존재다. 그녀는 그 갈피를 조심스럽게 펼쳐 보이며, 독자들과 함께 삶을 되돌아보고 나아갈 수 있는 여백을 남겨두었다.

지금도 이혜경 시인은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자신의 시의 책장을 넘기며, 우리 모두의 기억 속에도 빛나는 문장 하나를 남기고 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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