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서천문화원(원장 최명규)은 5일, '제10회 신석초문학상'의 영예로운 수상자로 김명수 시인(시집 <능소화꽃이 피면>)과 이향아 시인(시집 <모감주나무 한 그루 서 있었네>)이 공동 선정되었다고 밝혔다. 올해 수상은 신석초문학상 제정 10주년을 맞아 처음으로 공동 수상자가 배출된 경우라 더욱 주목된다.
신석초 문학제 운영위원회는 "심사위원단의 치열한 논의 끝에 올해는 특별히 2인을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며, "이번 결정은 신석초문학상 10주년을 기념하는 뜻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 아울러 문학상에 응모해 주시고 관심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수상자인 김명수 시인은 꽃과 자연을 통해 생의 깊은 울림을 노래해온 서정시인으로, 이번 수상작 <능소화꽃이 피면>은 삶의 회한과 희망을 동시에 담아낸 작품집이다.
이향아 시인은 여성적 시선과 섬세한 언어로 자연과 인간의 내면을 포착해온 시인으로, <모감주나무 한 그루 서 있었네>에서 뿌리와 생명에 대한 사유를 확장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신석초 시인의 문학적 유산 이번 수상은 무엇보다 한국 서정시의 큰 줄기를 세운 신석초 시인을 기리는 자리에서 이루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신석초 시인(申石艸, 1909. 6. 4~1975. 3. 8)은 충남 서천 출신으로, 1930년대부터 작품 활동을 이어오며 전통 서정시의 맥을 잇고 한국적 정한을 노래한 대표적인 서정시인으로 동양의 허무사상을 바탕으로 한 절제된 언어가 돋보이는 시를 발표하여 당시 문단의 주목을 받았다. 대표작으로 <석초시집>, <바라춤> 등이 있다.
그의 작품은 고향의 풍경과 자연을 배경으로 하되, 단순한 향토성을 넘어 보편적 인간 정서로 승화시켰다. 또한 자연을 삶의 거울로 삼아 인간 존재의 외로움과 희망을 동시에 노래함으로써 맑고 투명한 서정적 감수성을 한국 현대시에 남겼다.
문학계 평론가들은 신석초 시인을 두고 “정치·사회적 격랑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순수한 서정의 길을 걸어간 시인”이라 평가하며, “그의 시 세계는 후대 시인들에게 서정적 미학의 지표로 남아 있다”고 강조한다.
서천문화원과 신석초 문학제 운영위원회는 신석초 시인의 문학적 유산을 계승하기 위해 매년 신석초문학제를 열고, 유망 시인들에게 상을 수여해 왔다. 이번 공동 수상은 단순한 기념이 아니라, 서정시의 전통을 이어받아 현대적으로 확장하는 새로운 문학적 도전이라는 점에서 문화적 의미가 크다.
서천문화원 최명규 원장은 "신석초문학상은 단지 한 지역의 문학제가 아니라, 한국 서정시의 맥을 잇고 확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전국의 시인들과 독자들이 함께 교류하는 열린 문학 축제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번 제10회 신석초문학상 공동 수상은 단순히 두 시인의 업적을 기리는 데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신석초 시인의 시 정신을 오늘에 되살리고, 서정시의 본질적 가치를 다시 확인하는 문화적 사건으로 자리매김한다.
서천의 작은 마을에서 시작된 한 시인의 목소리는 이제 세대를 넘어 새로운 시인들의 언어로 이어지고 있다. 능소화꽃과 모감주나무처럼 뿌리 깊은 시의 힘이, 오늘도 독자들의 가슴에 서정의 향기를 피워 올리고 있다.
한편, 이번 제10회 신석초문학상의 상금은 1천만 원으로, 시상식은 오는 9월 27일(토) 오후 2시, 서천문화원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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