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세력이 정치인과 시민을 상대로 고문·약물 투입·강압 조사 등을 체계적으로 계획했다는 정황이 11일 공개됐다.
박선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부평을)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세력이 작성한 '협상과 설득을 통한 주요 정보 입수 방법' 문건을 제시하며 "단순한 구상표가 아니라 실행을 전제로 한 준비 문건"이라고 밝혔다.
프로포폴·케타민·벤조디아제핀 등 '약물 통한 자백 유도' 검토
문건에 따르면 내란세력은 자백유도제(진정·수면제·향정신성 약물)를 단계별로 투입하는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사용 약물에는 ▲ 프로포폴(진정·수면제 계열) ▲ 케타민, 펜토탈 나트륨(마취·진통제 계열) ▲ 벤조디아제핀(향정신성 약물) 등이 포함돼 있었다.
박 의원은 "이 약물들은 불안을 낮춰 저항을 약화시키고 기억을 혼란시켜 진술을 통제하게 만드는 성질이 있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약물을 악용하겠다는 계획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흔적 최소화" 지향한 물고문·모의처형 등 신체적 고문
문건은 의도적으로 외부 상처를 최소화하면서도 극도의 공포와 신체적 고통을 주는 방식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 방식은 ▲ 찬물 반복 투입 ▲ 얼굴에 천을 덮고 물을 붓는 물고문 ▲ 눈을 가린 상태에서 총·전동드릴을 몸 가까이에 들이대는 모의 처형 등이다.
박 의원은 "환부가 남지 않는 방식이지만, 육체와 정신을 동시에 붕괴시키는 전형적인 '흔적 없는 고문'"이라고 비판했다.
독방 감금·가족 협박·모욕… 정신적 고문도 체계적 검토
문건은 신체적 고문뿐 아니라 심리적 붕괴를 유도하는 정신적 고문도 다층적으로 나열하고 있다.
그 내용은 ▲ 사회적 고립·독방 감금 ▲ 가족에게 위해를 가하겠다는 협박 ▲ 인격 비하·가족 모욕 등이다.
박 의원은 "인간 내면의 취약점을 정밀하게 겨냥한 방식"이라며 "굴복을 유도하기 위한 계획적 심리 공격"이라고 밝혔다.
윤석열·노상원 지휘라인 연루 가능성 제기
박 의원은 이번 문건이 "윤석열·노상원 등 당시 지휘라인의 보고·지시 구조 아래 작성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특히 노상원에 대해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을 직접 '처리'하겠다며 야구방망이를 준비하라고 지시한 사실은 이미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계엄을 ‘계몽령’으로 미화… 역사적 책임 규명 더 이상 늦출 수 없어" 박 의원은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12·3 비상계엄을 ‘계몽령’으로 표현하며 사건의 성격을 축소·미화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는 "진상규명과 책임 규명이 지연되는 사이, 내란 세력들은 자신들의 행위를 미화하고 정당화하고 있다"며 "시간이 흐를수록 본질은 흐려지고, 역사적 책임은 사라질 위험이 있다. 이제는 더 미룰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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