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7 (월)

  • 맑음동두천 1.2℃
  • 맑음강릉 6.8℃
  • 맑음서울 3.0℃
  • 구름조금대전 3.5℃
  • 구름많음대구 7.5℃
  • 흐림울산 8.3℃
  • 흐림광주 6.3℃
  • 흐림부산 9.5℃
  • 흐림고창 6.3℃
  • 흐림제주 10.4℃
  • 구름조금강화 2.0℃
  • 맑음보은 2.6℃
  • 맑음금산 4.0℃
  • 흐림강진군 7.2℃
  • 구름많음경주시 8.0℃
  • 흐림거제 9.9℃
기상청 제공

[명사 초대칼럼] 강기옥 시인, '효령대군의 북'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윤택해졌어도 자신 있게 선진국이라 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어정쩡한 뒷북행정 때문

(서울=미래일보) 강기옥 시인(국사편찬위원회사료조사위원) = 양녕대군은 영리하고 활달한 기상이 있어 왕실과 대소신료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사춘기를 지나며 난봉꾼과 같은 행실을 보이더니 아버지 태종의 만류에도 아랑곳없이 대꾸하며 행실을 고치지 않았다. 왕실의 안녕을 위해서라면 거침없이 살인본능(?)을 보이던 태종조차 어쩌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자 세자 폐지론이 나돌았다.

그러자 효령대군은 차남인 자기가 형의 뒤를 이어 세자에 오를 것으로 기대하여 깊은 방에 들어가 열심히 글을 읽었다. 이를 보고 세자 양녕이 들어와 효령을 발로 걷어차면서 ‘어리석다. 네가 충령이 성덕이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느냐’고 꾸짖었다. 그러자 효령이 곧 깨닫고 절간으로 뛰어가 가죽이 늘어날 만큼 종일 북을 쳐댔다.

『연려실기술』에는 위와 같은 '효령대군의 북치기' 기사가 실려 있다. 기대감이 무너진 효령의 심정을 묘사한 이 고사는 '효령대군의 북가죽'이라는 신조어로 나타나 사회에 회자되었다. 이는 부드럽고 늘어진 것을 일컬을 대 쓰는 용어였다. 그것이 오늘날에는 '효령대군의 북치기' 또는 '효령대군의 북'이라는 말로 파생되어 한 발 늦게 행동하면 후회스러운 결과를 당하는 경우를 일컫는 말로 바뀌었다. 요즈음 유행하는 '뒷북행정'의 원형이다.

우리 사회가 아무리 경제적으로 윤택해졌어도 자신 있게 선진국이라 하지 못하는 것은 바로 어정쩡한 뒷북행정 때문이다. 그것도 뒷북을 치려면 제대로 쳐야 하는데 뒷북을 치고도 같은 일을 반복한다. 그래서 국민은 실망하고 담당자는 피곤하다.

1949년 1월 26일, 일본 나라현의 호류지(法隆寺)에 발생한 화재는 고구려의 담징이 그린 12면 벽화를 불태워버렸다. 이로 인해 일본 문화재청은 1950년에 문화재 보호법을 제정하고 1월 26일을 ‘문화재 화재 방지의 날’로 선포했다. 모든 문화재를 화재뿐만 아니라 도난과 훼손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였다.

우리에게도 그런 기회는 있었다. 2005년 4월 5일, 예종이 1469년에 부왕 세조를 위해 낙산사에 보시한 동종이 불탔다. 그 뒤에 나타낸 문화재 보호책은 적당한 뒷북행정으로 끝났다. 이 종은 원나라의 영향을 받아 제작한 한중 혼합형으로 범종 연구의 귀중한 자료였다.

그렇게 귀중한 범종을 잃고서도 3년이 지난 2008년 2월 10일에 한국문화재의 상징과도 같은 국보 제1호 숭례문을 불태웠다. 보물 제479호의 낙산사 동종보다 숭례문이 먼저 불탔다면? 뒷북치기조차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미루어 그것은 의미 없는 가정이다.

뒷북행정의 반대말은 앞선 행정이다. 북치기와 관련하면 ‘앞북치기’라 할 수 있는데 공개적인 범죄 예방행위다. 결국 앞선 행정은 재난을 방지를 위해 미리 법을 제정하여 범죄를 예방하는 등 국민들이 편안하게 생활하도록 선도적으로 이끄는 행정이다.

우리 주변에는 뒷북행정을 막을 수 있는 일들이 많다. 내가 느끼는 불편사항을 일반 대중의 입장에 대입하면 앞선 행정의 요소를 찾을 수 있는 것이다. 요즈음의 경우 위협운전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빈발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앞북치기는 해결해내려는 의지만 있으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굳이 대형사고가 나야만 호들갑을 떠는 뒷북치기의 대책발표보다는 작은 것에서부터 철저히 해결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추월을 금지구역인 터널 속에서 ‘칼치기’라는 위협적인 차선변경을 막기 위해 CCTV를 설치하고 위반시 고액의 범칙금을 부과하는 경우다. 대형사고가 난 뒤에 호들갑스럽게 뒷북치기를 하는 것보다 훨씬 효과적으로 앞북치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다.

政治의 政자를 正자로 바꿨으면 어떨까? 글자 한자 바꾼다 하여 정치행위가 바뀔지 의문이지만 정치인이 그 개념이라도 바르게 알아 정권을 위한 정치보다 백성을 바르게 선도하기 위한 正治여야 한다는 의미에서다. 정권을 위한 정치가 아니라 앞북치기로 국민의 안정을 앞세우는 바른 정치 말이다.

i24@daum.net
배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대한한약사회, 국회 공감 이끌어 '한약학과 6년제·정원 확대' 가시화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대한한약사회(회장 임채윤)가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한약학과 6년제 전환'과 '정원 확대'에 대해 국회와 정부로부터 공식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지난 10월 열린 국회 종합감사에서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모두가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한약사 제도 발전의 전기가 마련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국회 서면질의 결과, 교육부·복지부 모두 "6년제 전환 필요성 공감" 국회 교육위원회 김대식 의원과 보건복지위원회 김미애 의원은 각각 교육부와 복지부에 ‘지역 거점대학 한약학과 신설 및 정원 확대’, ‘한약학과 6년제 전환’ 등과 관련해 서면질의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교육부는 "한약학과 신설 및 입학정원 증원과 관련해 보건복지부와 협의해 추진해 나가겠다"며 "6년제 전환의 필요성 여부를 함께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복지부 또한 "한약사 실무 및 임상 교육 확대 등 전문성 강화의 필요성과 한의약 산업·제약 연구개발을 위한 인력 확충 필요성에 공감한다"며 "관련 논의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교육부와 복지부 모두 제도 개선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함으로써, 대한한약사회가 수년간 추진해온

정치

더보기
"장애인은 너무 많다?"… 국민의힘 박민영 대변인 발언 파문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16일 공식 논평을 통해 국민의힘 박민영 미디어대변인의 최근 발언을 강하게 비판하며 "즉각 사퇴와 책임 있는 조치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한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김예지 국민의힘 의원(비례대표)을 두고 "장애인을 너무 많이 할당해서 문제", "배려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피해 의식으로 똘똘 뭉쳤다" 등 장애를 직접적으로 언급한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방송의 진행자 역시 "김예지는 장애인인 것을 천운으로 알아야 한다", "뭐만 잘못하면 여자라서 당했다고 하냐"와 같은 발언을 이어갔으나, 박 대변인은 이를 제지하지 않고 오히려 혐오성 발언의 흐름에 동조했다는 점에서 더 큰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논평에서 "장애를 이유로 특정 정치인의 정당성을 문제 삼고, 여성이라는 정체성을 공격 포인트로 삼는 행위는 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을 훼손한다"고 지적했다. 현재 국회 내 장애인 비례대표는 300명 중 3명(약 1%)에 불과하며, 여성 국회의원 비율 역시 20% 수준으로 여전히 성별 균형과는 거리가 먼 현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장애인·여성 할당제를 '과도한 특혜'로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