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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누가 내 심장을 위로 하는가"

"모든 건 나에게 달려 있다…치유와 회복도 나에게 있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어느 한 시간, 푹 젖은 마음을 말리거나 세상의 어지러운 속도를 잠시 꼭 잡아매두기가 필요한 시간이다. 뜻하지 않는 코로나19바이러스가 인류의 걱정이 된다. 세계인의 슬픔을 주섬주섬 싸들고 가주기를 희망하는 시간이 간절하다. 그래 어딘가에 우리들의 눈가에 스치는 눈물을 닦아주는 그 누군가의 위로 자가 있을 것이야.

서울의 성북동은 상위 1프로와 하위 1프로가 공존 하는 곳이다. 성곽마을 밑에는 상위 1프로가 사는 부자마을이다. 성곽을 끼고 한참을 오르면 하위 1프로가 사는 굽이굽이 골목의 마을이 나온다.

그곳에는 성북동 비둘기 시를 만든 김광섭(1905~1977) 시인이 살기도 했다. 성북동 비둘기의 시를 만든 시기는 1960년대 말이다. 시의 내용은 성북동 산에 번지가 생기고 채석장의 포성이 정적을 깨면서 비둘기는 갈 곳을 잃고 거리 곳곳으로 날아갔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금도 김광섭 시인이 살았던 산꼭대기는 서민들의 삶이 오가고 있는 곳이다. 그래서 인지 성북동에는 유달리 비둘기가 많다. 비둘기는 아침이슬이 내린 돌 위에 앉아서 구구구를 한다. 아마도 김광섭 시인을 잊지 못하는 비둘기가 시낭송을 하는 것이라 하는 분도 있다. 구구구 다음은 난해하여 알아들을 수가 없다.

아마도 삶이 어려운 세상 남이 알아듣지 못하는 어려운 언어를 구사하다가 떠난, 김 시인의 시 구절일 것이라고 짐작을 한다.

아침이면 할머니 할아버지는 골목의 계단에 말없이 앉아서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를 한다. 할머니 발밑, 돌계단 사이에 일일초 두 그루가 뾰조롬히 꽃을 피운다. 할머니는 행여 꽃이 다칠까 벽돌 한 장을 일일초 옆에 놓아두었다. 하나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기는 사람들의 마을이 별스런 풍경으로 느릿느릿 가고 있다.

마을의 가운데는 그 옛날에 사용한 우물터가 있다. 마중물을 넣어야만 물이 어렵사리 나온다. 마을 반장이 중심이 되어 수족관을 만들고 장수한다는 거북이를 넣어놓았다. 미꾸라지는 하루 종일 거북이를 피하여 수족관을 맴돌고 있다. 우물가 나팔꽃은 수를 헤아릴 수없이 보라색으로 동네방네 나팔을 불고 있다. 어인 일인지 나팔소리는 나지 않는다. 향수를 달래려는 할아버지가 박 나무를 심어서 두어 개 열려있는 모습이 영락 시골의 정경을 빌려온 듯하다.

이곳은 슬픔을 정리한 사람들이 사는 듯싶다. 골목길에 어슬렁거리고 지나가는 고양이가 유달리 윤기의 털을 뽐낸다.

모든 건 나에게 달려 있다. 온갖 스트레스와 고민거리를 한 아름 지고 가도 풀어 놓지 않으면 바리바리 도로 싸들고 나에게로 오고 만다.

치유와 회복은 나에게 있다. 내게 편안함과 휴식, 나른한 기분 좋음을 주는 것은 꼭 부유함과 좋은 음식에만 있지 않다. 골목에 마주치는 할머니와의 대화가 오늘의 행복이다. 지나온 삶과 눈앞의 산적한 걱정이 모두가 내가 정리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층 밝은 생각으로 나아갈 때 내 것이 된다.

지금 우리가 붙들고 있는 건 슬픔의 색깔이다. 슬픔의 냄새와 슬픔의 더께를 더하면 내 마음은 뚱뚱하여 진다.

오늘은 성북동의 김광섭 시인이 살았던 성곽마을을 오르며 나의 흘러가는 어제를 뚝뚝 흘러 보내버리자. 걱정을 오래 가지고 있으면 걱정의 유전자가 자란다고 톨스토이 할아버지가 <인생론>에서 말하지 않았던가.

성북동의 골목에서 만난 할머니가 빨간색의 원피스를 입고 있었다. 할머니는 파란색을 좋아한다고 한다. 그러나 아들이 선물해준 빨간색이 더 좋아지고 있다고 한다.

- 최창일 시인('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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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계간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성료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5년 12월 5일 저녁,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이 문학의 향기로 가득 찼다. 계간 <문학에스프리>(발행인·시인 박세희)가 주최하고 도서출판 등대지기가 주관한 '제3회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및 송년 문학의 밤'이 각계 문인과 축하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김종대 시인(문학에스프리 작가회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문학과 예술의 깊은 교류가 이어진 이번 행사는,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이 어떤 고민을 거듭했고 어떤 성취를 이뤄냈는지 조명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초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달리, 행사장은 오랜 창작의 길을 걸어온 문인들과 신예 작가들의 열정으로 따뜻했다. 정면 무대에는 "문학은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라는 문구가 걸렸고, 문단 원로와 신진이 함께 어우러진 축하의 장이 이어졌다. "문학은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힘" 이날 축사에 나선 다산 정약용 연구의 권위자이자 인문정신의 상징적 존재인 박석무 우석대 석좌교수는 문학의 본질적 사명과 시대적 역할을 다시 일깨웠다. 박 교수는 먼저 "문학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인간다움의 마지막 보루"라고 강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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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승찬 의원, "경기남부광역철도, 수지구민들과 조기 확정 반드시 이룰 것"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용인시병)은 6일 수지연대가 주관한 '경기남부광역철도 조기확정 촉구 걷기대회'에 참여해 "지난 총선 때 수지구민들께 약속드렸던 ‘경기남부광역철도’는 이미 타당성과 경제성이 충분히 객관적으로 검증된 만큼 조기 확정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며 "제가 가진 모든 역량과 네트워크, 수단을 다 동원해 반드시 착공되게끔 하겠다"라고 강조했다. 6일 부 의원은 수지연대 회원 등 200여명과 함께 신봉동·성복동 일대 3.1km를 걸으며 주민들과 수지구 교통복지, 용인-서울고속도로(용서고속도로) 정체 해소 방안을 비롯해 지역 교통 현안 전반에 대한 주민 의견을 꼼꼼히 들었다. 걷기대회에 참여한 한 수지 주민은 "출퇴근길마다 꽉 막히는 도로를 지날 때마다 '언제쯤 전철을 탈 수 있을까' 하는 마음뿐"이라며 "경기남부광역철도가 설치되면 우리 아이들이 좀 더 안전하고 편하게 학교를 다닐 수 있을 것 같다. 꼭 착공까지 이어졌으면 한다"라고 호소했다. 부 의원은 "주민의 말씀이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절박한 호소로 들린다"라며 "주민들의 간절함을 국토교통부와 전하고 끊임없이 설득해 결과가 나올 때까지 멈추지 않고 최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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