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1.03 (토)

  • 맑음동두천 -4.2℃
  • 맑음강릉 1.2℃
  • 흐림서울 -2.7℃
  • 흐림대전 0.4℃
  • 구름많음대구 2.0℃
  • 맑음울산 1.8℃
  • 구름많음광주 2.4℃
  • 맑음부산 2.2℃
  • 맑음고창 -0.5℃
  • 구름많음제주 6.7℃
  • 맑음강화 -3.9℃
  • 흐림보은 -1.1℃
  • 흐림금산 0.7℃
  • 맑음강진군 -1.4℃
  • 맑음경주시 1.9℃
  • 맑음거제 0.2℃
기상청 제공

[詩가 있는 아침] 오숙희 시인의 '아버지의 공깃밥'

장은수 시인 "시인이란 때때로 제 상처를 스스로 핥아대는 짐승 같은 존재"


아버지의 공깃밥


- 오숙희 시인

아버지는 한낮의 허기도 잊으시고
구슬 같은 들깨를 함박 고무래질한 뒤
식탁 앞에 앉으셨다

식탁에 반찬 몇 가지 꺼내놓고
간도 보지 않은 국 한 수저 밥술을 뜨시고
아버지는 허공에 대고 말을 잇는다

"시래깃국이 참 맛있구나"
콩자반처럼 둥글게 살아온 발걸음 사이
주름진 길을 질척이는데
꾸역꾸역 씹어보지만
한 모금 모이를 쪼듯이
젓가락이 한가한 철길처럼 놓여 있다

아버지는 천정을 보며
눈에 호수를 만드셨는지
양 볼에 주르르 흐르는 물이
밥상 위 마른 가지 물 대듯 쏟아지신다

이것도 먹어 봐
인삼은 여기 많이 있는데 먹어 봐라
아버지의 공깃밥이 줄어들수록
딱딱한 밥알이 무릎 위에서
내 얼굴을 올려보고 있다

- ‘나루포엠(NARU POEM)’ 창간호 중에서

■ 감상평
오숙희 시인의 '아버지의 공깃밥'이 그리고 있는 이미지는 담백하다. 또한 애잔하다.

천만번 불러도 더 부르고 싶은 아버지는 한낮의 허기도 잊으시고 구슬 같은 들깨를 함박 고무래질한 뒤 식탁 앞에 앉으셨다.

그는 국 한 수저 밥술을 뜨시고 허공에 대고 말을 잇는다 "시래깃국이 참 맛있구나"

콩자반처럼 둥글게 살아온 주름진 길을 질척이는데 젓가락이 한가한 철길처럼 놓여 있다. 아버지는 천정을 보며 양 볼에 주르르 눈물이 밥상 위에 쏟아지신다.

공깃밥이 줄어들수록 딱딱한 밥알이 아버지 무릎 위에서 내 얼굴을 올려보고 있다.

시인이란 때때로 제 상처를 스스로 핥아대는 짐승 같은 존재다. 오숙희 시인도 마찬가지다. 그는 평생 가슴 한구석에 부모의 사랑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효녀이다.

제 속을 비워야만 채워지는 작은 씨방, 맵싸한 밥알이 무릎에 떨어져 입으로 들어가지지 않는 아버지의 모습이 마냥 안쓰럽다.

시인은 팔에 힘마저 빠진 아버지가 한평생 함께한 농사일, 바로 사랑하는 아버지의 걸어온 길을 되돌아보며 혼자서 속울음만 쏟아놓는 시간이 많으리라.

- 장은수 시조시인(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광진구 지회 회장)



■ 오숙희 시인 프로필
경북 상주 출생.
2008년 <서라벌문예> 시 부문 신인작품상 등단.
2013년 <광진문학> 시 부문 신인상.
2014년 <신사임당 백일장> 차하.
시집으로 공저 '문학의 뜨락', '바람이 남기고 간 詩', '나루포엠' 등 다수.
현재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광진구 지회 회원. 오숙희명리학연구소 소장.

i24@daum.net
배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고대사 논쟁 재점화… 李 대통령 발언 이후 역사학계·시민사회 엇갈린 반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의 고대사 관련 발언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오랜 기간 금기처럼 다뤄져 온 고대사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두고 역사학계와 시민사회는 찬반으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주류 역사학계 "유사역사 확산 우려" 일부 강단 역사학계와 관련 학술 단체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자칫 '유사역사학'을 정당화하는 신호로 오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역사 연구는 검증 가능한 사료에 기반해야 하며, 근거가 불분명한 문헌이나 신화를 역사로 받아들이는 것은 학문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환단고기' 논쟁과 관련해 "이미 학문적으로 위서 논란이 정리된 사안을 다시 공론장에 올리는 것은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대통령 발언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고대사 음모론이나 과장된 민족주의 담론이 확산되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공적 발언의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시민사회·독립운동계 "문제 제기 자체를 봉쇄해선 안 돼" 반면 시민사회와 독립운동 관련 단체, 재야 사학계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