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 = 지난 2006년 재정비촉진지구로 지정된 동대문구 이문·휘경동 일대가 1만3000여 가구가 입주하는 '미니 신도시' 이문·휘경뉴타운으로 변신 중이다. 그 중심에는 ‘이문1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조합’(조합장 정금식 이하 이문1구역 조합)이 있다.
문제는 이문1구역 조합을 둘러싸고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점. 특히 지난 2018년 전 조합장이 계약 관련해 구속된 후 새로운 집행부가 들어섰지만 이 또한 각종 계약과 관련해 잡음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중 한 가지가 이문1구역 조합이 2019년 11월 4일 H연구소와 체결한 '무허가건축물 실태조사' 용역이다.
이와 관련 조합원 A씨는 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와 만나 해당 용역에 대한 문제점을 주장했다.
2018년 이주 시점이라면 모르겠지만 당시 철거를 앞둔 상황에서 해당 계약이 필요했느냐는 문제 제기다.
해당 용역은 서울시클린시스템에 올라온 계약서 등을 살펴보면 계약 목적은 "이문1재정비촉진구역 주택재개발정비사업의 성공적인 사업진행을 위해 주택재개발정비사업 구역 내 무허가건축을 실태조사를 위탁하여 사업성을 높이는데 그목적이 있다"고 적시되어 있다.
또 "용역의 착수는 계약과 동시에 진행한다"면서 "계약금액 4300만원 계약금은 계약체결 시 50%를 그리고 잔금은 용역완료 후 보고서 제출시 50%를 제출한다"고 되어 있다.
구체적 용역 내용으로는 ▲무허가건축물에 대한 항공사진 발급 추진 업무 ▲서울시 관할구청 무허가 건축물 자료확인 업무 ▲특정 무허가건축물 관련 소송사례 및 판례 정보 제공 업무 ▲무허가건축물 현장확인 출장업무 ▲조합에서 요청한 무허가건축물 소송업무 자료수집 업무 ▲기타 부수적인 업무 등으로 되어 있다.
회계자료를 살펴보면 이문1구역 조합은 H연구소와 11월 4일 계약을 체결한 직후 50%에 상당하는 2150만원을 지급했다. 이어 50여일 만인 같은 해 12월 26일 잔금 2150만원을 지급한 것으로 나타난다. 이 같은 자금 지출 현황에 따른다면 H연구소는 해당 용역사업을 완수하고 보고서는 12월 26일 이전에 제출했다고 봐야 한다.
조합원 A씨는 해당 용역에 대해 "조합측에서 이 계약이전에 무허가 건축물에 대해서는 모두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안다"면서 "그럼에도 굳이 조합측에서 이미 이주가 거의 완료된 시점에서 하여야 할 성질의 용역이 아니라고 보는데 과연 이 업체가 한 업무의 구체적인 내용이 무엇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비사업 관계자도 해당 계약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이 관계자는 "무허가 건물 용역(관련 업무는) 무허가 건축물 소유권을 주장하는 자가 알아서 입증을 하는것"이라면서 "조합이 줘야할 용역이 아니다. 조합은 또 그 (용역업무)것을 해야 할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관계자는 이어 "대한민국 조합에서 한 사례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특히 내용중 판례제공 자료제공 둥은 법률문제로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 민간회사가 법률자료를 제공하고 돈을 받아가는 것은 변호사법 위반"이라고 문제점을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만약 실체적 용역 보고서가 없다면 조합이 불필요한 계약을 통해 사실상 누군가를 배려하여 용역비를 명목으로 돈을 빼돌리기 위한 수법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면서 "조합측은 이 계약에 대해 명쾌하게 해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문1구역 조합의 계약이 투명하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는 그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는 유명무실한 대의원회에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 조합원은 SNS에 올린 글을 통해 이를 꼬집었다.
그는 "대의원회의는 서면결의 99명으로 직접참석 3명이었다"면서 "3명은 서면결의서를 미리 보냈기 때문에 현장 투표자는 한 명도 없었다. 현장 투표자가 없다는 얘기는 안건을 심의할 사람이 없다는 얘기와 같다"고 말했다.
이어 "변호사도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제기 했다"면서 "변호사는 직접참석 투표자가 한명도 없어 참석자가가 없는데 어떻게 심의가 되느냐 이런 경우는 처음 봤다고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계속해서 "변호사는 서면결의 투표를 취소하고 현장투표로 바꾸는 것을 조합에 제안하고 조합에서는 제안대로 현장에서 참석한 대의원 3명의 서면결의를 취소하고 현장투표로 바꾸는 촌극이 벌어졌다"고 꼬집었다.
실제 2020년 12월 15일 열린 제43차 대의원회의 속기록을 살펴보면 이날 회의에는 재적대의원 109명 중 서면참석자 99명 직접참석자는 0명이었다. 이 때문에 개표종료 선언 직전 변호사에게 의견을 구한 후 참석자 3명의 서면결의서를 무효로 한 후 현장 투표로 바꿔서 다시 표결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이문1구역 정금식 조합장은 지난 28일 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와 인터뷰에서 "무허가조사 용역은 조합이 해산되었다고 해도 자격유무에 대해서는 가려내야만 하는 업무"라고 반박했다.
이어 "무허가 관련 소송도 진행하고 있다"면서 "그렇게 문제가 많다고 생각한다면 그 분들이 사실에 압각해 고소를 하면된다"고 말했다.
정 조합장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일부 조합원들의 의심은 가시지 않았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31일 취재에서 "이문1구역 무허가 실태조사 용역 의혹은 조합원들이 고소 고발을 하기전 조합이 먼저 나서 보고서를 서울시 클린업시스템에 탑재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유하는게 갈등을 최소화 하는 첩경이 아닌가 한다"고 조언했다.
본지와 인터넷언론인연대 취재본부는 이문1구역 등 재개발 재건축 사업 심층취재를 계속 이어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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