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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낙엽은 멋과 흥분, 그리고 감격의 불꽃"

"시월은 불안정한 시대를 한줄기 눈물도 없이 잠재우는 시간"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시월은 구르몽의 '낙엽' 밟는 소리의 시간이다. 18세기 이후, 문학적으로 가장 빼어나게 ‘낙엽’을 표현한 시인이 구르몽(Remy de Gourmont. 1895~1915)이 아닐까 싶다. 구르몽은 프랑스 캉대학에서 법률을 공부했다. 졸업 후 구르몽은 국립도서관에서 일자리를 얻었다.

틈틈이 폭넓은 교양을 쌓는 시간을 만들었다. 1891년 <메르퀴르 드 프랑스(Mercure de France)>라는 잡지에 국가에 반하는 글을 발표했다는 이유로 해고를 당한다. 그가 당한 해고는 불화(不和)의 시간이 된다. 그때나 지금이나 노동자에게 해고의 시간은 혹독한 법.

시간은 시월. 구르몽은 쓸쓸하고 허한 발걸음으로 공원을 걷는다. 아무런 생각을 만들지 않고 발길은 가을의 낙엽을 밟는다. 걷다가 마주친 길모퉁이 카페에 앉는다.

구르몽은 자신도 모르게 접신이 된다. 시인들은 흔히 이런 시간을 누군가가 나에게 온다고 한다. 인문학적으로 말하면 영감(靈感)이 찾아온 것이다.

구르몽은 아주 느리게 그리고 호흡을 낮게 소녀가 건네준 커피를 음미한다. 그의 친구와 같은 몽블랑 만년필은 구르몽이 만든 ‘낙엽’ 시를 가장 먼저 읽게 된다. 사람보다 구르몽의 만년필은 낙엽을 쓰면서 먼저 읽게 된 것. 만년필도 멋진 주인을 만나면 그렇게 된다.

시몬, 나무 잎새 져버린 숲으로 가자./ 낙엽은 이끼와 돌과 오솔길을 덮고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빛깔은 정답고 모양이 쓸쓸하다./ 낙엽은 버림 받고 땅 위에 흩어져 있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해 질 무렵 낙엽 모양은 쓸쓸하다./ 바람에 흩어진 낙엽은 상냥히 외친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발로 밟으면 낙엽은 영혼처럼 웃는다./ 낙엽은 날개 소리와 여자의 옷자락 소리를 낸다./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가까이 오라, 우리도 언젠가는 낙엽이니./ 가까이 오라, 밤이 오고 바람이 분다./ 시몬, 너는 좋으냐? 낙엽 밟는 소리가.// (낙엽 전문)

구르몽은 시를 만들며 모든 진실은 상대성을 갖는다고 생각한다. 구르몽의 돌연한 잡지 필화 사건은 '낙엽'이라는 시의 씨앗을 발아케 한 것이다. 무릇 인간에게 운명은 계기가 있다. 문학의 작품은 매우 그렇다.

구르몽이 남긴 시보다는 수필이 많다. 그가 남긴 50권의 수필집이 증거물이다. 내용은 18세기 회의주의 철학자들과 비교될 만큼의 광범위하고 논조도 비슷하다. 수필들은 당시의 사건과 인물에 대하여 무관하지 않다. 문학과 철학에 대한 수필인 <문학산책>, <철학산책>을 비롯한 문체, 언어, 미학에 접근한 글들의 연구서들은 심미(審美)한 그의 세계를 보게 한다.

구르몽의 작품들은 지나치게 지성적이다. 법학을 공부하고 국립도서관의 일자리는 구르몽의 정신 사상에 큰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누구에게나 허한 것들은 있기 마련. 구르몽이 공원의 낙엽을 밟는 시간은 순결한 시간으로 후세에 수많은 문학 작품과 영화까지 영감을 불러주었다.

대표적으로 그의 문학의 태도는 T. S. 엘리엇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다. 구르몽의 동생인 장드 구르몽(1877~1928)도 (메르퀴르 드 프랑스)에 기고하였으며 몇 편의 시와 <황금양털>(1908)이라는 소설을 펴내는 영향도 끼쳤다.

시월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전해 준다. 지방마다 그 지역의 예술단체는 인문학의 시간을 준다. 전북 문학관(김영 관장)에서는 권일송 시인의 작품세계와 시인이 평소 지니던 애장품이 전시된다.

한편에서는 권일송 시인의 문학세계와 시인의 문단 생활의 이면을 흥미 있게 이야기한다. 이 같은 예술인의 잔치는 전국적으로 펼치고 있다. 비록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축소의 모양새지만 그래도 문학의 계절, 시월은 우리들 정서에 풍요다.

수많은 문학의 작품은 시월에 만들어진다. 박목월의 '나그네'도 시월이다.

멋과 흥분, 그리고 감격의 불꽃으로 살다간 박인환 시인의 '세월이 가면'도 시월의 주옥이다. 시월은 불안정한  시대를 한줄기 눈물도 없이 잠재우는 시간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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