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장정애 시인
하루에 하루를 더한 어둠이 걸어온다
그리운 바다 베고 누운
푸른 눈 고등어
아픈 속살 드러내고 전등
불빛에 아리네
어머니 세월
만큼이나 수분기 빠진 남새들
지는 해도 애가 타 붉게
타고
떨이요 떨이를 외치는
어머니의 메아리
썰물 되어 시장 골목을
빠져 나가네
■ 시작 노트
어슴푸레한 어둠이 시장 길모퉁이로 걸어오면 시장 상인들의 눈짓과 몸짓이 바빠진다. 어린 시절 아버지의 이른 부재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했던 어머니는 시장에서 경제활동을 하셨다.
어머니의 숭고한 사랑과 희생 때문에 우리 남매는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어머니의 고달픈 삶의 여정이 가시에 찔린 듯 마음이 아려온다.
세상의 모든 어머니들이 그러하시듯 자식들이 안정된 뿌리를 내리면 긴장의 끈이 풀어지시는지 돌아올 수 없는 무지개다리 건너가신지 벌써 일 년. 마음으로만 부를 수 있는 어머니 연잎에 앉은 이슬 같은 시간들이 그립다.

부산출생. <대한문학세계> 등단.
부산교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반 수료. 교대수필문학회 회원.
계간 <에세이문예> 편집간사. 다스림 동인. 부산여성수필문학회 회원. 한국본격문학가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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