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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자 시인, 세 번째 시집 '단단한 안개' 출간

이승하 시인(중앙대학교 교수), "이문자 시인은 '촌철살인'과 '정문일침'의 표창을 던지는 시인"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관념의 세계가 아닌 일상의 세계에, 추상의 세계가 아닌 구체성의 세계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라는 평을 받고 있는 소설가이자 칼럼니스트인 이문자 시인이 최근 시집 <단단한 안개>(홍두깨 刊)를 펴냈다. <삼산 달빛 연가>, <푸른 혈서>에 이은 세 번째 시집이다.

총 4부로 구성된 이문자 시인의 이번 시집 <단단한 안개>는 1부 '반올림' 등 20편, 2부 '신발' 등 20편, 3부 '의자' 등 23편, 4부 '빨대' 등 22편, 총 85편의 시를 담아내고 있다.

거울 앞에 선다
선명하던 모습이 서서히 부옇게 된다
바로 앞도 알아보기 힘들다

움직인다
거울 속은 바꿀 수 없는 공간
봄의 기억처럼 따사로운 생각 그는
나오는 방법을 모른다
기억이 지워지면 스스로를 알아볼 수 있을까

거울은 갇힌 공간이 아니다
그는 거울을 깨거나 밀고 나오려 하지도 않는다

알 수 없는 벽 속에 벽

실루엣만 움직인다
두려움은 점점 더 깜박거린다 머릿속
수몰된 각인이라는 말
물안개 축축하게 떠오르는데
소멸은 어디에 기록으로 남겨질까

커튼콜
커튼콜

사각사각 그는 누에의 방처럼 하얗게 지워진다


- 본문 중 표제시 '단단한 안개' 전문

이문자 시인은 이 책 '시인의 말'을 통해 "시의 씨앗이 연두빛으로 세상에 싹 트기 위해 다섯 번의 봄을 기다렸다"라며 "싹은 자라서 줄기가 되고, 다시 나무가 되고,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라고 했다.

이 시인은 이어 "아니, 그것은 내 것이 아니겠지"라고 반문하며 "그저 세상 밖으로 연결된 선들을 바라보며, 외로움을 끄적여 가며. 열매로 붉게 만들어 가는 과정이 내게 주어진 길이겠지"라고 했다.

이승하 시인(중앙대학교 교수)는 ‘단단한 안개를 헤치고 명쾌하고 유쾌하고 통쾌한 세계로’라는 이 책의 해설을 통해 "문학 독자가 시로부터 점점 멀어지고 있는 이 시대에 사람들을 내 시집의 시편에 눈길이 오래 머물도록 시인이 세운 전략을 살펴보는 것으로 해설의 소임을 다할까 한다”라며 “이문자 시인이 이 시대의 독자들에게 어필하기 위한 첫 번째 전략은 현실 풍자의 정신이다"라고 했다.

이승하 시인은 이어 “풍자성과 골계미(滑稽美)는 우리 조상이 아주 자유롭게 구사한 전가의 보도였다”라며 “길지 않고 명쾌해서 좋다”고 했다.

이승하 시인은 그러면서 “지금 우리 시단에서 명쾌하거나 유쾌하거나 통쾌한 시는 찾아볼 수 없다”라며 “그러나 이문자 시인은 아주 과감하게 '촌철살인(寸鐵殺人)'과 '정문일침(頂門一鍼)'의 표창을 던지는 시인이어서 그런지 ‘승냥이의 사냥 방식은/ 발톱으로 상대를 탁탁 내리쳐/핏빛 불꽃을 일으키며 시작된다’ 같은 멋지 시어가 속출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소설가이며 칼럼니스트인 이문자 시인은 경북일보 문학대전 시 부문에 수상했으며 저서로 시집 <삼산 달빛연가>, <푸른 혈서>, <단단한 안개> 등이 있다.

현재 종로문인협회 사무국장과 계간문예 사무차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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