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4.26 (일)

  • 맑음동두천 9.1℃
  • 맑음강릉 19.0℃
  • 맑음서울 13.4℃
  • 맑음대전 12.7℃
  • 맑음대구 12.0℃
  • 맑음울산 11.1℃
  • 맑음광주 14.0℃
  • 맑음부산 14.2℃
  • 맑음고창 8.9℃
  • 맑음제주 14.6℃
  • 맑음강화 7.8℃
  • 맑음보은 10.4℃
  • 맑음금산 10.1℃
  • 맑음강진군 9.9℃
  • 맑음경주시 8.4℃
  • 맑음거제 13.1℃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예언자'를 읽어야 할 시간

"100년 전 지브란은 시로 말했고, 우리는 지금 그 시를 다시 펼치며 감동한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칼릴 지브란(Khalil Gibran, 1883~1931)은 말하는 시인으로 불린다. 칼릴은 종이를 앞에 두고 한숨을 쉬는 시인이 아니다. 사람들 앞에서 말로 예언을 흩뿌리는 구도자다. 지브란의 '예언자' 주인공 알 무스타파는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마을 사람들 질문에 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의 말은 설교가 아니다. "사랑에 대하여 말하여 달라", "일과 노동에 대하여 말하여 달라", "자녀에 대하여 말하여 달라"

이때 지브란은 칠판 대신 하늘을 바라본다. 달빛처럼 흐르는 멋진 언어의 대답이 나온다.

"당신들의 아이들은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삶이 자기 자신을 갈망하는 아들딸이다."

말은 뭔가 심오한 것 같으면서도, 어디선가 한 무더기 바람이 불어와 귀를 간질이는 재치의 말 같기도 하다. 지브란은 똑똑한 철학자보다 고요한 연못 위를 걷는 광인처럼, 천천히 미쳐가는 예언자로도 보인다.

'예언자'의 저서는 1923년에 나왔지만, 지브란의 언어는 2025년에도, 3025년에도 들리고 있을 것이다. 왜냐고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사랑은 너를 원하니 네 속 깊은 곳까지 부숴버리라는 것이다." 이런 말은 소크라테스도 못하고 BTS도 노랫말에 다 담지 못한다는 의미다.

지브란은 시간을 건너는 주파수, 그의 언어는 시대를 초월해 내면의 고요와 직접 연결된 블루투스다.

예언자는 전복(顚覆, 무너뜨림)적이지 않지만, 우리를 다시 인간으로 만드는 혁명서다. 우리가 지치고 너무 시끄러워 견딜 수 없을 때, 지브란은 말한다. "너의 고통은 껍질을 벗기고 나오는 너의 이해다."

그의 한 줄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다. 사상가의 힘이 아니라 시인의 마법이다. 사랑과 고통을 껴안은 선지자다. 구체적으로 지브란은 "사랑은 너를 찢으러 온다", "사랑이 너를 부르면 따라가라" 비록 그 길이 험하고 가파를지라도 사랑은 상품을 배달해 주는 쿠팡이 아니다. 내가 클릭한다고 온다기보단, 갑자기 벨 누르고 들어와선, 내 방안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혼란 속에는 깊은 결핍을 만나게 된다. 마치 오늘의 세계 속의 혼돈을 비유하는 것 같다. 지브란은 말한다. 사랑은 꽃이 아니라 칼이다. 내 안의 딱딱한 껍질을 찢어, 그 속에 숨어 있던 너를 꺼낸다.

100년 전 지브란은 시로 말했고 우리는 지금 그 시를 다시 펼치며 감동한다. 사랑, 자녀, 노동, 슬픔과 기쁨, 자유, 시간, 우정의 이야기는 현대인의 내면을 일으킨다.

일상의 생존 속에서 일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한다. 기쁨과 사랑은 쌍둥이다. 자유는 스스로 채찍질할 용기 자의 것이다. 마치 계엄에 항의하며 응원용 봉을 휘두르는 젊은이를 격려하는 말과 같다.

자유와 책임, 선택과 두려움이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피는 것이다. 시간의 본질과 우리가 소비하는 순간들, 우정은 말이 아닌 침묵으로 자란다. 진짜 친구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결혼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결혼은 서로를 사랑하는 일이다. 사랑과 결혼의 본질적 차이가 있다. 선과 악은 한 몸의 그림자다. 도덕적 판단과 인간의 이중성이 자리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브란 '예언자'의 현실론을 일찍이 예언하였다. 내 안의 나약함, 질투, 소유욕, 상처받은 자존심을 거울처럼 들이민다. 거울 앞에서 나는 묻는다. "이게 진짜 나였어?" 지브란은 속삭인다. "사랑은 너를 부수기 위해 너를 찾아온다"

2025년, 우리가 말하는 사랑이다. SNS 속 사랑은 예쁘다. 잘 찍힌 사진, 잘 꾸민 데이트, 서로를 "너무 사랑해" 하는 글들. 하지만 지브란이 말하는 사랑은 빛보다 그림자가 많음을 말한다. "나는 너를 통해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네 안에 나의 아픔을 봐줘, 여전히 너를 사랑할 수 있을까?" 지브란에게 사랑은 자기를 부수는 가장 숭고한 방식이다.

우리는 지금 지브란의 예언자가 필요한 시간이다. 사막과 같이 삭막한 정치의 현실과 종교의 현실이 마치 우리를 부수려 나타난 존재들로 보인다. 목사가 스스로 겸손하지 못하고 선지라 한다.

선지자는 구약시대에 하나님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길을 열어 놓는 자들이다. 욕설이 아니라 따뜻한 정을 가지신 분이 선지자다. 모두가 회개하면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을 말하는 자가 선지자다.

나에게 오지 않으면 나의 대열이 아니면 "하나님도 까불면 죽인다"는 자는 선지자가 아니다.

요나서에서 선지자의 성격을 구분해 준다. 모든 사람을 진노의 대상이 아니라 구원의 대상으로 삼고 전하는 자가 선지자다. 지브란의 ‘예언자’를 읽어야 할 시간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 평론가)

i24@daum.net
배너
[詩가 있는 아침] 정근옥 시인의 시 '칼의 눈빛'… 권력과 진리 사이, 날 선 은유의 심연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칼은 도구인가, 권력인가, 아니면 인간 내면의 욕망인가. 정근옥 시인의 '칼의 눈빛'은 하나의 상징을 통해 권력의 속성과 인간의 어두운 본능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작품이다. 이 시는 정의와 폭력, 충성과 맹목, 그리고 침묵하는 진리까지를 날카롭게 해부하며 오늘의 시대를 깊이 성찰하게 한다. 칼의 눈빛 - 정근옥 시인 살벌한 침묵의 칼끝에 권력이 앉아 왕관을 쓴다 날마다 위엄의 날을 세우며 음습의 빛을 번쩍거린다 진리는 칼집 속에서 울면서 숨죽이고 있는데, 권력은 칼날을 핥으며 잔인한 미소를 짓는다 명욕에 예도를 잃은 바람, 언제나 칼끝을 찬미한다 피로 세운 영광은 비릿한 핏빛 얼룩의 꽃잎을 피운다 칼에도 법도가 있다, 손에 칼을 쥔 자는 칼이 자신이라 믿고, 칼을 휘두르며 복종을 강요한다 맹목의 충성은 칼을 날카롭게 휘두르며 파멸을 낳는다 정의의 칼날이 녹슬면, 칼 위에 세운 성은 무너져 버린다 선한 칼은 꽃잎처럼 부드러운 은빛 별로 빛나지만, 악의 칼은 무대에서 미친 듯 망나니 춤을 추다 사라진다 악행의 지배자는 칼을 믿고 권좌의 침실에서 잠들지만 달빛에 깨어있는 칼은 언제나 그 목을 겨누고 있다 - 시집 <새들의 집&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유신이 끊은 '독립유공자 손자녀 보상' 50년만에 복원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유신 시기 중단됐던 독립유공자 유족의 '손자녀 수권'이 반세기 만에 국회 입법으로 되살아났다. 여야가 만장일치로 법 개정안을 통과시키면서, 해방 후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손자녀와 그 후손까지 국가 보상의 길이 열리게 됐다. 내년 1월 1일부터 해방 이후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손자녀도 국가로부터 예우 보상금을 받을 수 있게 된다. 또한 최초 보상금 수급권자가 손자녀 이하일 경우, 그 자녀 1명까지 보상금 지급 대상에 포함된다. 국회는 23일 제434회 임시회 제7차 본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독립유공자 예우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재석 의원 216명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이번 개정안은 여야 의원 12명이 각각 발의한 법안을 통합·조정해 마련된 위원회 대안이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위원장 윤한홍)는 지난 2일 안규백 의원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이 발의한 개정안을 심사해 위원회 대안으로 의결한 바 있다. 이번 법 개정의 핵심은 유신 시기였던 1975년 비상 각료회의에서 축소된 '손자녀 수권'을 원상 회복했다는 점이다. 그동안 해방 이후 사망한 독립유공자의 경우 보상금 지급 대상이 제한되면서 손자녀 세대는 상당

정치

더보기
최정호 전 국토교통부 차관, 민주당 익산시장 후보 확정 (익산=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익산시장 후보로 최정호 후보가 최종 확정됐다. 경선을 마무리한 그는 "익산의 정체를 끝내고 새로운 도약을 이루라는 시민의 명령을 받았다"며 본선 압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더불어민주당 익산시장 후보 경선에서 전 국토교통부 차관 출신 최정호 후보가 조용식 후보를 제치고 최종 후보로 선출됐다. 최 후보는 22일 익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경선 결과는 위대한 시민과 당원의 승리"라며 "정체된 익산의 판을 바꾸고 무너진 자존심을 회복하라는 준엄한 명령"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경선에서 경쟁한 조용식 후보와 심보균 후보에게 감사를 전하며 "두 후보의 정책과 인적 자산을 하나로 모아 더 강한 팀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최병관 전 부지사의 정책 역량까지 결집해 '용광로 선대위'를 구성, 갈등을 넘어선 '필승 원팀'으로 본선에 임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최 후보는 자신의 강점으로 '중앙과의 연결력'과 '행정 전문성'을 내세웠다. 국토교통부 차관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정책 설계와 대형 예산 확보 능력을 강조하며, 중앙정부와 국회를 잇는 네트워크를 통해 익산의 경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