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3.19 (목)

  • 맑음동두천 3.4℃
  • 구름많음강릉 8.5℃
  • 맑음서울 4.4℃
  • 맑음대전 4.4℃
  • 흐림대구 8.7℃
  • 흐림울산 9.1℃
  • 맑음광주 5.4℃
  • 부산 9.6℃
  • 맑음고창 4.4℃
  • 흐림제주 7.8℃
  • 맑음강화 4.9℃
  • 구름많음보은 5.5℃
  • 구름많음금산 5.4℃
  • 흐림강진군 6.3℃
  • 흐림경주시 9.3℃
  • 흐림거제 9.0℃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예언자'를 읽어야 할 시간

"100년 전 지브란은 시로 말했고, 우리는 지금 그 시를 다시 펼치며 감동한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칼릴 지브란(Khalil Gibran, 1883~1931)은 말하는 시인으로 불린다. 칼릴은 종이를 앞에 두고 한숨을 쉬는 시인이 아니다. 사람들 앞에서 말로 예언을 흩뿌리는 구도자다. 지브란의 '예언자' 주인공 알 무스타파는 고향으로 돌아가기 전, 마지막으로 마을 사람들 질문에 답하는 장면이 나온다.

그의 말은 설교가 아니다. "사랑에 대하여 말하여 달라", "일과 노동에 대하여 말하여 달라", "자녀에 대하여 말하여 달라"

이때 지브란은 칠판 대신 하늘을 바라본다. 달빛처럼 흐르는 멋진 언어의 대답이 나온다.

"당신들의 아이들은 당신의 아이가 아니다. 그들은 삶이 자기 자신을 갈망하는 아들딸이다."

말은 뭔가 심오한 것 같으면서도, 어디선가 한 무더기 바람이 불어와 귀를 간질이는 재치의 말 같기도 하다. 지브란은 똑똑한 철학자보다 고요한 연못 위를 걷는 광인처럼, 천천히 미쳐가는 예언자로도 보인다.

'예언자'의 저서는 1923년에 나왔지만, 지브란의 언어는 2025년에도, 3025년에도 들리고 있을 것이다. 왜냐고 질문이 나올 수 있다. "사랑은 너를 원하니 네 속 깊은 곳까지 부숴버리라는 것이다." 이런 말은 소크라테스도 못하고 BTS도 노랫말에 다 담지 못한다는 의미다.

지브란은 시간을 건너는 주파수, 그의 언어는 시대를 초월해 내면의 고요와 직접 연결된 블루투스다.

예언자는 전복(顚覆, 무너뜨림)적이지 않지만, 우리를 다시 인간으로 만드는 혁명서다. 우리가 지치고 너무 시끄러워 견딜 수 없을 때, 지브란은 말한다. "너의 고통은 껍질을 벗기고 나오는 너의 이해다."

그의 한 줄에 눈물을 흘리는 사람들이다. 사상가의 힘이 아니라 시인의 마법이다. 사랑과 고통을 껴안은 선지자다. 구체적으로 지브란은 "사랑은 너를 찢으러 온다", "사랑이 너를 부르면 따라가라" 비록 그 길이 험하고 가파를지라도 사랑은 상품을 배달해 주는 쿠팡이 아니다. 내가 클릭한다고 온다기보단, 갑자기 벨 누르고 들어와선, 내 방안을 난장판으로 만든다.

혼란 속에는 깊은 결핍을 만나게 된다. 마치 오늘의 세계 속의 혼돈을 비유하는 것 같다. 지브란은 말한다. 사랑은 꽃이 아니라 칼이다. 내 안의 딱딱한 껍질을 찢어, 그 속에 숨어 있던 너를 꺼낸다.

100년 전 지브란은 시로 말했고 우리는 지금 그 시를 다시 펼치며 감동한다. 사랑, 자녀, 노동, 슬픔과 기쁨, 자유, 시간, 우정의 이야기는 현대인의 내면을 일으킨다.

일상의 생존 속에서 일의 의미를 재발견하게 한다. 기쁨과 사랑은 쌍둥이다. 자유는 스스로 채찍질할 용기 자의 것이다. 마치 계엄에 항의하며 응원용 봉을 휘두르는 젊은이를 격려하는 말과 같다.

자유와 책임, 선택과 두려움이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피는 것이다. 시간의 본질과 우리가 소비하는 순간들, 우정은 말이 아닌 침묵으로 자란다. 진짜 친구는 어떻게 탄생하는가.

결혼은 어떻게 탄생하는가. 결혼은 서로를 사랑하는 일이다. 사랑과 결혼의 본질적 차이가 있다. 선과 악은 한 몸의 그림자다. 도덕적 판단과 인간의 이중성이 자리한다. 죽음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지브란 '예언자'의 현실론을 일찍이 예언하였다. 내 안의 나약함, 질투, 소유욕, 상처받은 자존심을 거울처럼 들이민다. 거울 앞에서 나는 묻는다. "이게 진짜 나였어?" 지브란은 속삭인다. "사랑은 너를 부수기 위해 너를 찾아온다"

2025년, 우리가 말하는 사랑이다. SNS 속 사랑은 예쁘다. 잘 찍힌 사진, 잘 꾸민 데이트, 서로를 "너무 사랑해" 하는 글들. 하지만 지브란이 말하는 사랑은 빛보다 그림자가 많음을 말한다. "나는 너를 통해 나를 이해할 수 있을까?", "나는 네 안에 나의 아픔을 봐줘, 여전히 너를 사랑할 수 있을까?" 지브란에게 사랑은 자기를 부수는 가장 숭고한 방식이다.

우리는 지금 지브란의 예언자가 필요한 시간이다. 사막과 같이 삭막한 정치의 현실과 종교의 현실이 마치 우리를 부수려 나타난 존재들로 보인다. 목사가 스스로 겸손하지 못하고 선지라 한다.

선지자는 구약시대에 하나님에 대한 새로운 이해의 길을 열어 놓는 자들이다. 욕설이 아니라 따뜻한 정을 가지신 분이 선지자다. 모두가 회개하면 하나님의 백성이 될 수 있을 말하는 자가 선지자다.

나에게 오지 않으면 나의 대열이 아니면 "하나님도 까불면 죽인다"는 자는 선지자가 아니다.

요나서에서 선지자의 성격을 구분해 준다. 모든 사람을 진노의 대상이 아니라 구원의 대상으로 삼고 전하는 자가 선지자다. 지브란의 ‘예언자’를 읽어야 할 시간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 평론가)

i24@daum.net
배너
대만-베트남 문학 교류… 시와 바다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문학의 길
·동아시아 바다가 다시 문학의 길로 열리고 있다. 2026년 3월 14일 대만 타이난에서 열린 '대만 시인의 날'과 대만-베트남 문학 교류 행사를 계기로 세 나라 문인들의 교류가 활발히 이어지면서 한국·대만·베트남을 잇는 새로운 국제 문학 네트워크가 형성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번역과 창작, 역사 탐방과 시민 문화 교류가 결합된 이번 행사는 동아시아 문학이 서로의 언어와 기억을 공유하는 문화 공동체로 발전할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편집자 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동아시아의 바다가 다시 문학의 길로 열리고 있다. 2026년 3월 14일 오전 대만 타이난에 위치한 국립 청쿵대학교 대만어문학과(國立成功大學台灣文學系台) 강당에서 제4회 대만 시인의 날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행사는 대만 문학단체와 대학 연구기관이 공동으로 주최했으며, 오후에는 타이베트남문학관에서 대만과 베트남 시인·작가들이 참여한 시 낭송과 문학 교류 프로그램이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대만문필회, 발지 타이어 재단, 대만 로마자 협회, 그리고 성공대학교 베트남연구센터와 대만문학과 등이 공동 주최한 국제 문학 교류 행사로, 대만과 베트남 문학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시 낭송과 작품 토론,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유은혜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 "선생님과 교직원이 숨 쉬는 학교 만들겠다" (수원=미래일보) 이연종 기자 = 유은혜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가 교직원의 업무 부담을 줄이고 보호 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은 교육 정책을 발표했다. 유 예비후보는 9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은혜의 숨 쉬는 학교–경기형 기본교육 5대 공약' 가운데 두 번째 공약인 '교직원의 일–교직원이 존중받으며 일하고 성장하는 학교'를 위한 4대 핵심 정책을 제시했다. 유 예비후보는 "학교가 숨 쉬려면 아이들뿐 아니라 학교에서 일하는 교직원도 숨 쉴 수 있어야 한다"며 "지금 학교 현장은 반복·악성 민원과 과도한 교무행정, 불분명한 역할 구조로 인해 교직원의 소진이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발표한 정책은 △민원 대응체계 개편 △교무행정 부담 완화 △학교 내 역할·권한 정립 △교직원 전문성과 회복 지원 등이다. 먼저 교직원 보호를 위해 학교민원 통합지원체계인 '학교민원119'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학교 대표전화와 온라인 창구를 연계해 일반 민원과 특이 민원을 구분 접수하고, 반복적이거나 위협적인 민원은 교사가 아닌 공적 시스템이 대응하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를 위해 교육지원청에 특이민원 전담 처리반을 설치해 접수와 초기 대응, 학교와 보호자

정치

더보기
유은혜 경기교육감 예비후보 "모현읍 학생 장거리 통학… 가장 빠른 학교 설립 해법 찾겠다" (수원=미래일보) 이연종 기자 = 역대 최장수 교육부 장관을 지낸 유은혜 경기도교육감 예비후보가 고등학교가 없어 장거리 통학을 하고 있는 용인 모현읍 학생들의 교육 문제 해결을 위한 학교 설립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유 예비후보는 12일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에서 열린 고등학교 설립 간담회에 참석해 주민과 학부모들의 의견을 듣고 현실적인 학교 신설 방안을 제시했다. 현재 모현읍은 인구 약 3만5000명의 대규모 주거지역임에도 일반계 고등학교가 한 곳도 없어 지역 학생들이 인근 포곡읍이나 광주시, 성남시 등으로 왕복 2시간에 가까운 원거리 통학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주민들과 학부모들은 "모현에는 고등학생은 있지만 정작 고등학교는 없다"며 "지역 내 유일한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인 용인한국외국어대학교 부설고로 일반계 학생 배정이 가능한 공립 고등학교 역할을 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025년부터 전면 시행된 고교학점제와 관련해 "모현읍 학생들은 선택 과목을 수강하기 위해 또다시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이중 부담을 겪고 있다"며 학습권 보장을 위한 공립 고등학교 설립을 요청했다. 학부모들은 경기도교육청 소유 부지인 모현중학교 인근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