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문학은 언제나 문장 이전에 사람을 먼저 불러 모은다. 사단법인 한글문인협회가 서울 송파구 삼전동에서 연 신년인사회는 한 해의 계획을 공유하는 자리를 넘어, 문학 공동체가 왜 여전히 필요한가를 다시 묻고 확인하는 시간이었다.
1월 17일 오후, 서울 송파구 삼전동. 소박한 실내 공간에 모인 문학인들의 표정에는 새해의 설렘보다 오래 지속되어 온 신뢰와 연대의 기운이 먼저 스며 있었다.
사단법인 한글문인협회(이사장 정명숙) 신년인사회에는 각 지부 회장과 회원들, 협회 산하 시낭송예술인들, 그리고 인기가수 유리(URI) 등 30여 명의 문학인이 참석해 새해 인사를 나눴다.
이날 행사는 '공식 일정'보다 '비공식 대화'에서 그 의미가 더욱 또렷해졌다. 오랜만에 만난 문우들은 자연스럽게 서로의 안부를 묻고, 최근에 쓴 시와 산문, 아직 완성되지 않은 원고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작품에 대한 질문은 곧 삶의 이야기로 이어졌고, 문학은 다시 한 번 개인의 고백이자 공동의 언어로 기능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저서를 교환하는 장면이 이어졌다. 손때 묻은 시집과 산문집을 건네며 "이 문장은 여행지에서 태어났다", "이 시는 오래 묵혀 두었던 기억에서 시작됐다"는 등의 설명이 오갔다.
이는 문학이 결과물 이전에 과정과 시간의 축적임을 공유하는 순간이었고, 동료의 문장을 읽고 귀 기울이는 태도 자체가 문학 공동체의 윤리임을 보여주었다.
이원우 편집주간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신년인사회에서는 2026년 한 해 동안 이어질 협회의 주요 문학 일정도 발표됐다.
한글문학 발행을 위한 편집회의와 교정, <한글문학> 발간을 비롯해 국내 및 해외 문학기행, 세미나, 시낭송회, 신인 등단식, 전국시낭송대회와 시화전, 한글문학상 공고 및 시상식, 송년회에 이르기까지의 계획은 단순한 연간 일정이 아니라 '함께 쓰고 함께 읽는 구조'를 유지하려는 공동체적 선언에 가까웠다.
서울, 부산, 순천, 나주, 인천, 수원, 세종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문학인들은 지역과 장르를 넘어 하나의 언어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다. 이 자리에서 문학은 경쟁이나 성과의 문제가 아니라, 서로의 시간을 존중하며 지속해 나가는 관계의 형식으로 드러났다.
신년인사회는 결국 질문을 남겼다. 문학은 어디에서 시작되는가. 답은 명확했다. 문학은 책상 위에서가 아니라, 이렇게 얼굴을 마주하고 문장을 건네는 자리에서 시작된다는 것. 한글문인협회의 2026년은 그 질문과 답을 함께 품은 채 조용히 출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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