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동양방송) 김정현 기자 = 경영권 분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는 현대페인트가 본사 집행부의 노조원 포함 8명에 대한 대기 발령에 대해 부산면세점 직원들이 집단반발하고 나서 사태가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
3일 부산항면세점 비상대책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선임된 고상인 대표집행임원은 부산항면세점에 ‘대기발령 이행촉구 경고건’이란 공문을 보내고 이를 강제 집행하기 위해 3일 부산방문을 통보했다. 이에 따라 양측의 마찰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 2일 고상인 대표집행임원의 발신 공문에는 부산면세점 노조원 4명, 비노조원 4명 등 8명의 대기발령자에 대해 ‘2월29일 당사 전자결제시스템에 3월2일부터 인천본사 대기 인사명령을 공지했으나 해당 사원들은 인사명령을 이유없이 이행치 않았다’며 인사명령 이행을 촉구하고 ‘미 이행시 근로기준법 및 사규에 의거 적법한 처분을 내리겠다’고 명시돼 있다.
부산항면세점 비상대책위원회는 즉각 반박공문을 통해 “김동하·김준남씨가 법원에서 인정한 대표집행임원의 지위가 있음을 밝히고, 회사의 분란을 일으킨 이유로 고상인·황병우·나상대는 해고된 자임을 재차 표명한다“며 ”비정상 이사회 의결에 의해 선임된 자에게 대표자격이 없기 때문에 고상인씨의 업무지시 및 인사발령을 따를 수 없고, 부산면세점 방문도 거절한다“고 통보했다.
부산비대위는 또 “향후의 여러 조치도 법원의 확정판결이 있을 때까지 고상인에 대해서는 대표집행임원 자격을 인정하지 않음을 분명히 한다”면서 “수차례 공문으로 질의했던 자금계획에 관한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의견이 있으면 검토 후 부산비대위원장 및 임원들과 인천본사로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와 함께 “부산면세점은 3월3일까지 연체 임차료 11억원, 물품구입대금 6억원 등을 납부하지 않을 시 계약취소 등을 당할 급박한 위기에 처해 있고 현재 물품구입 대금 부족으로 판매자체 역시 중단될 상황”이라며 “현 고상인씨 및 그의 조력자에게 지난 공문에서 공식 요청한 ‘부산항면세점 지원 방안’에 대해 명백한 입장과 해결책을 밝힐 것”을 재차 요구했다.
부산면세점에 근무하다 대기발령을 받은 한 노조원은 “부산이 고향이고 가족이 모두 여기 거주하는데 느닷없이 인천본사 발령을 내는 것은 도무지 납득할 수 없다“며 ”대기발령자 8명중 4명이 현대페인트 소속 노조원임에도, 노동조합이 노조원을 핍박하는 게 말이 되냐“고 분통을 터트렸다.
그는 또 ”고상인씨는 지난 30여년의 근로기간 중 민주노총 전국화학섬유노동조합 분과위원장을 맡았었고, 현대페인트지회장도 세 번이나 역임해 누구보다 노동자의 애환을 잘 아는 사람이 노조원을 보호하기는커녕 나상대 노조지회장과 더불어 앞장서 탄압을 하는 행위에 경악을 금치 못하겠다“면서 ”현대페인트 노조를 탈퇴하고 민노총 부산지부에 가입해서라도 어용노조와 맞서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김준남 대표집행임원 겸 부산항면세점 사업부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는 향후 모든 조치를 강구해 현 상황을 타개하고 다시금 부산 면세점 사업부가 정상화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회사를 살릴 능력도 없으면서 비정상적으로 경영권을 찬탈한 고상인씨 이하 추종세력과 끝까지 맞서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