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주교 서울대교구 주교좌인 명동대성당에서는 이날 자정 천명이 넘는 신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대교구장이자 평양교구장 서리인 염수정 추기경 주례로 성탄 밤 미사를 봉헌하고 예수 성탄의 기쁨을 나눴다.
미사에 앞서 성당 앞마당에서는 아기 예수를 맞이하는 구유 예절이 거행되기도 했다.

또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인간의 삶은 평화와 행복"이라며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진정한 평화는 단순히 외적으로 전쟁과 폭력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인간의 존엄성이 최대한 존중받고 시민 생활의 공동선이 보장되며 하느님의 정의가 이루어지는 삶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이어 "올 한 해는 그 어느 때보다 평화에 대한 전 세계의 기대가 우리나라에 집중되었다"며 "작년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이 극도로 고조되던 때와는 달리 지금은 많이 달라져 있다. 다행히 올해 초 평창 동계올림픽의 북한팀 참가를 계기로 긴장 분위기가 완화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그러면서 "신앙인들은 이 세상 안에서 평화 건설을 위해 가장 먼저 모범적으로 실천하도록 소명을 받았다"고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세상의 평화는 인간의 노력과 실천이 필요하지만, 인간의 힘만으로는 불가능하다"며 "진정한 평화는 무엇보다 기도로써 청해야 확실히 얻을 수 있는 하느님 선물이다"이라고 말했다.

염 추기경은 끝으로 "자비로우신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당신의 아드님을 내어주신 성탄의 신비에 감사드린다"면서 "아기 예수님이 주시는 은총이 온 누리에 가득하기를 기원한다"고 덧붙였다.
대구와 광주대교구 등 다른 교구들도 일제히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를 봉헌하고 빛으로 오신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했다.

이들 종교 단체는 "성탄절을 축하하며 한반도 평화와 안녕을 위해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또한 이주민과 난민, 외국인 노동자를 비롯해 주변의 소외된 이웃들에게 환대와 자비를 펼칠 것을 요청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 김희중 의장은 이주민과 난민, 외국인 노동자들을 환대하고 이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참 신앙 공동체를 이룰 것을 당부하며 ▲다름을 인정 ▲주변의 가난한 이웃과 장애우 환대 ▲차별 거부 ▲생태계 보전 ▲이웃 종교 존중 등 평화를 위한 10가지 실천사항을 제시했다.
주요 교단들의 연합기구인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 대표회장 이승희·박종철·김성복 목사)은 "2019년을 향하는 성탄절에 한국교회는 예수님의 복음으로 한국 사회에 빛을 밝히자"며 "죄인을 부르러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본받아 가난하고 외로운 이들, 병들고 지친 이들, 인생의 무게에 눌린 이들을 치유하고 위로하신 예수님의 뒤를 따라가자"고 독려했다.
한교총은 이어 "한국교회는 성탄의 기쁨과 예수 그리스도의 평화가 이 땅에 충만하게 임하기를 소망하며, 한반도의 통일과 세계의 평화를 위해 계속 기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총무 이홍정 목사는 "예수님은 평화 없는 어두운 역사의 시간을 뚫고 평화의 빛으로 오신 분"이라며 "마음에 모시는 그리스도의 교회는 예수님을 따라 우리의 시간의 한계를 넘어 주님의 평화를 노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이어 "사랑과 평화로 이 땅에 오신 예수님의 빛이 한반도와 고통당하는 세상에서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비추므로, 함께 사는 행복한 새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기 바란다"고 기원했다.
한국기독교연합 대표회장 권태진 목사는 "가난하고 병들고 억압받는 이웃들, 특히 자유와 인권을 박탈당하고 기아에 신음하는 북한 동포들에게 아기 예수님의 은총과 평강이 임하기를 간절히 기도한다"고 말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원행스님은 "고귀한 희생으로 한없는 사랑을 선물한 예수님의 탄생을 축하드린다"며 "평화와 사랑이 넘치는 오늘을 축복하듯 모두가 존귀하게 태어난 서로의 삶을 존중하며 화합을 이루는 인연 공덕을 만들어 가자"고 말했다.
원행스님은 이어 "일상의 삶에서 이웃과 평화로움을 이루고 차별 없는 예수님의 사랑을 기억하며 미래가 불안한 청년들에게 희망을, 강압에 힘겨운 약자들에게 평등과 용기를 북돋아 뜨거운 열정과 화합으로 하나의 세상을 만들어 가자"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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