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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평무 무형문화재 보유자 후보 졸속 선정, 민족 혼·얼 훼손하는 것"

비대위 "문화재청 시대착오적이며 독선적인 행정 폭주 규탄한다"

(서울=미래일보) 김동희·김정현 기자= 문화재청이 지난 2016년 보류했던 승무·살풀이춤·태평무 국가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 조사를 재개하자 무용계에서 "민족 혼.얼 훼손하는 불공정 문화재 행정을 멈춰야 한다"며 반발하면서 소용돌이가 몰아치고 있다.

문화재청은 최근 무형문화재위원회를 열고 4년 전 조사 결과를 재검토해 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 후보자 11명을 선정했다.

태평무는 왕과 왕비가 나라의 태평성대를 축원하는 춤을 재연한 것이다. 1988년 12월1일 중요무형문화재 제92호로 지정됐다. 명무 한성준(1874~1941)에 이어 태평무를 전승해온 강선영이 지난 2016년 2월 21일 91세를 일기로 별세하면서 명예 보유자 공석 상태가 됐다. 태평무 보유자는 6년여 간 공석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2015년 12월 승무·살풀이춤·태평무 등 3종목에 대한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심사를 실시, 태평무 1종목에서 양성옥 한국예술종합하교 교수만을 보유자로 인정 예고했다. 그러자 38개 무용계 관련 단체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심사위원 편파구성, 콩쿠르식 심사방식, 특정 학맥의 영향력 행사 의혹 등을 제기하면서 불공정 심사논란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당시 조사위원과 문화재위원 중에 양성옥 교수와 이해관계가 있는 사람이 포함됐고 양 씨가 태평무의 원형과 정통성을 벗어나 ‘서양춤의 한국화’의 산물인 신무용을 하는 김백봉 씨의 제자라는 점이 치명적 한계로 지적됐다.

강선영의 제자로는 이현자 전수조교, 이명자 태평무 전수조교, 그리고 양성옥 교수가 있다.

양 교수가 선배들을 제치고 보유자로 인정받자 평생 춤에 매진해온 원로를 푸대접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난의 목소리와 무용계의 거센 반발로 태평무 보유자 인정예고는 2016년 2월 보류결정됐다.

문화재청이 최근 무형문화재 예능 보유자 후보자를 선정하자 ‘무용분야 무형문화재 보유자 불공정 인정심사에 대한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는 2일 성명서를 통해 "4년 전 제도개선 약속을 스스로 파기하는 문화재청의 시대착오적이며 독선적인 행정 폭주를 규탄한다"면서 강력 반발했다.

그러면서 "문화재청의 불공정한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심사 강행에 범 무용계는 분노를 넘어 치욕스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며 "(보류결정이) 4년이 경과함으로써 자동폐기된 것으로 인식돼 왔으나 최근 다시 보유자 인정조사 재검토(재심사) 결과, (양성옥 교수가) 11명의 선정자 명단에 포함됐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문화재청은 지난 3월 20일 보유자 인정조사 재검토(재심사) 결과 선정된 11명에 대해 영상기록을 통한 '기량점검'을 실시한다는 공문을 발송했다.

비대위는 "종신제인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심사를 영상을 통해 결정한다는 것은 한마디로 넌센스"라며 "더욱이 일평생 전통춤 지킴이로 살아온 무용가들을 '기량점검' 대상자로 전락시킨 문화재청의 반(反) 지성적 태도에 무용인들은 모멸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비대위는 "2015년 불공정 논란이 불거지자 문화재청은 무용계 여론수렴을 통한 합리적 제도개선을 약속했다"며 "그런데 최근 문화재청의 행보는 불공정 심사논란으로 파문을 일으켰던 4년 전의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조사 결과를 아무런 개선조치 없이 그대로 강행하겠다는 의지표명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비대위는 지난 3월 27일 정재숙 문화재청장과 면담을 갖고 이른 시일 내에 해결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3월 29일 11명의 무용가를 대상으로 영상촬영 설명회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는 "무용인들은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심사를 영상에 의존해 판단하겠다는 발상에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며 "현재 상황은 문화재청이 불공정 심사논란이 초래된 4년 전으로 회귀한 것과 다름없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무형문화재 보유자 인정 불공정 심사를 백지화하고 승무·살풀이춤·태평무에 대한 심사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문화재청 관계자는 "보류 결정한 것은 전면 백지화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추가·보완해 다시 심의하겠다는 뜻이었다"면서 "근거를 삼은 점수가 있긴 하지만 비공개가 원칙이며 무용계 일각에서 지적된 내용도 검토했지만 백지화할만한 사안이 아니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국가무형문화재는 개인이 독점하는 사유물이 아닌, 국가의 공적(公的) 자산"이라며 "각 장르의 특성 및 시대변화에 따른 전승환경을 고려한, 이른바 ‘맞춤형’ 무형문화재 제도의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한국 전통춤의 형질변경 및 생태계 파괴, 나아가 한국무용사의 뿌리마져 뒤흔들 위험이 있는 현재의 상황을 결코 좌시할 수 없다"며 "향후 관계기관 이의제기 및 연속 토론회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공론화 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번 성명서에는 ▲김매자 창무예술원 이사장·북경무용대학 명예교수 ▲정승희 대한민국예술원 회원·한국예술종합학교 명예교수 ▲김숙자 대한민국예술원 회원·한성대 명예교수 ▲임학선 성균관대 석좌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윤덕경 서원대 명예교수·전 한국춤협회 이사장 ▲오율자 한양대 명예교수·전 한국스포츠무용철학회 회장 ▲백현순 국립한체대 교수·국제문화예술포럼 대표 ▲김태원 공연과리뷰 편집인·한국춤비평가협회 운영위원 ▲성기숙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전 문화재청 문화재전문위원 등 비대위 공동대표 9명이 참여했다.

goqui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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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日 자위대 '대동아전쟁' 표현 논란에 "한일 간 필요한 소통 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외교부는 일본 육상자위대가 금기어인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대동아전쟁'이라는 용어를 공식 SNS 계정에 사용했다가 삭제한 것과 관련해 "한일 간에 필요한 소통이 수시로 이뤄지고 있다"고 밝혔다. 임수석 외교부 대변인은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가 일본 측에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는가'에 대한 취지의 취재진의 질문에 "(대동아전쟁) 표현에 대해선 일본 정부가 공식 입장을 밝혔다"며 "일본 측 스스로 관련 표현을 삭제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이같이 답했다. 이에 앞서 일본 육상자위대는 이달 5일 X(옛 트위터)에 "32연대 대원이 ‘대동아전쟁’ 최대 격전지 이오지마에서 개최된 일미 전몰자 합동 위령 추도식에 참가했다"고 썼다. 대동아전쟁은 이른바 '일본제국'이 서구 열강에 맞서 싸웠다는 뜻의 용어로, 식민 지배와 침략전쟁을 정당화하는 용어이다. 일본 패전 후 미 연합군최고사령부는 공문서에서 대동아전쟁이라는 표현을 금지했고, 지금도 일본에서는 사실상 금기어로 인식되고 있다. 논란이 확산하자 자위대는 사흘 만인 지난 8일 게시글을 삭제했다. 우리나라의 육군본부에 해당하는 자위대 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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