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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강정화 시인의 '동해바다'

동해바다, 강렬한 어조와 역동적 이미지가 등장하는 작품세계를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모티브


동해바다
- 강정화 시인

고향집에서 오리(五里)길
월포(月浦)리 파도소리는 자장가였네
철들기 전부터 해거름 때 되면 알싸하던 허기로움
눈치 없이 나를 따라다니던 의아스러운 정체
숨겨온 태생적인 외로움의 시원(始原)이었으리
멀리서 우-우하며 들리는 파도 소리에 잠 깨었네
아침이면 감미롭던 파도 소리에 잠 깨었네
맑은 날 수평선으로 떠오르는 해맞이 적
두 팔 벌리고 붉은 해 두 손으로 떠서
입 안에 넣어 오물거리다 통째로 삼키면
소원 이룬다던 전설 믿고 따라 했던 날들
겁 없이 이글거리던 뜨거운 해맞이로
눈부시고 찬란한 햇덩이를 몰래 삼키던
어마어마한 일을 할 수 있었던 당돌한 시절
내 속에 수많이 뜨거운 붉은 해를 품었으니
아직도 그 마그마는 내면 가득 차고 넘쳐
바다를 볼 때마다 출렁이는 나를 만난다

- 강정화 제14 시집 <우물에 관한 명상> 중에서

■ 감상평
강정화 시인은 시단에 데뷔한지 30년이 넘었다. 그는 그 동안 부산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면서 한 편으로는 지방자치제 시행 초기부터 구의원과 시의원으로 당선되어 활발한 지역 정치활동을 했다.

그러다가 무소속으로 구청장에 도전했으나 낙선을 한 후에는 자녀들을 따라 서울로 이사를 가 주로 그가 데뷔한 월간 <시문학>과 (사)한국현대시인협회를 통하여 서울에서도 활발한 작품활동과 문단활동을 하고 있다. 따라서 그는 지역정치 활동을 하면서도 시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학문의 길로 들어서서 문학박사 학위까지 취득하였다. 말하자면 그는 시와 정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맹렬 여성이다.

'동해바다'는 그의 유년을 제재로 한 시이다. 따라서 그의 고향 경북 포항시 월포리 바다가 제재이자 동시에 시적 공간이다. 이 시의 제목 '동해바다'는 그의 고향바다를 확대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공간의 확대는 이 시를 단순한 유년시가 아닌 그 자신의 생애 즉 치열한 삶을 압축적이고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작품이라는 점을 암시한다. 작품 앞부분(1행-7행)의 모티브는 파도 소리이다. 그는 고향집 오리 밖의 월포리 파도 소리를 들으며 유년의 꿈을 키운다.

그런데 그 꿈은 단순한 꿈이 아니라 허기 즉 무언가 결핍을 극복하기 위한 욕망으로 상징 된다.

강 시인의 허기를 채워주는 것은 전설처럼 전해지는 아침마다 동해에서 솟아오르는 해를 삼키는 행위이다. 이러한 행위 역시 단순한 것이 아니다. 태양이라는 지극히 남성적인 사물을 삼키는 것이다. 이러한 행위는 그의 삶도 그렇고 시도 한국의 전형적인 여인들과는 거리가 멀게 만들었다.

말하자면 다이내믹한 상상력을 전개하는 시인으로 만들었다. 유년 시절부터 해를 삼켜 왔다는 이러한 행위는 그의 시 세계 즉 강렬한 어조와 역동적 이미지가 등장하는 작품세계를 해석할 수 있는 중요한 모티브이다. 이 시는 이상과 같은 의미에서 단순한 유년시가 아니라 그의 대표작이자 그의 시세계의 비밀의 문을 열 수 있는 열쇠이다.

- 양왕용 시인(한국현대시인협회 이사장)

■ 강정화 시인
1984년, 문덕수 시인의 추천으로 월간 <시문학> 등단.
시집 <우물에 관한 명상> 外 13권.
효성가톨릭대 문학박사(1998년)
(사)한국문인협회, (사)국제PEN한국본부, (사)한국현대시인협회 부이사장 역임.
현재 시문학문인회, (사)한국문인협회 시분과 회장.
제17회 시문학상을 수상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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