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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일반

이탄희 의원 "연인 관계였으니 봐준다는 황당한 감형사유, 법원이 사실상 공범"

대법원 국정감사서 스토킹 판결문 95건 전수분석 결과 토대 지적
신당역 사건의 피해자 패싱, 영장심문기일 통보조차 못 받은 제도 미비 지적
고인이 영장기각 후 남긴 말, “제 일인데 저만 빼고..."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스토킹 범죄에서  "피해자가 8개월간 가해자의 연인이었던 게 스토킹 범죄 감형 사유가 되고 있다"는 비판이 국회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대법원 법원행정처는 "영장실질심사 결과를 피해자에게 통보하여 보호조치를 할 수 있도록 대법원 예규를 만들어야 한다"는 지적에 "취지에 공감하고 적극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대법원 국정감사에서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된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6월까지 스토킹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사건의 판결문 95건을 대법원에서 받아 전수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다른 혐의가 포함되지 않고 스토킹처벌법 위반 혐의로만 기소된 사건을 전수 분석한 결과가 나오기는 처음이다. 결과에 따르면 집행유예를 받은 28건 중 40%에 달하는 11건과 벌금형 26건의 절반을 넘는 14건이 연인관계였다.

실제 스토킹 범죄의 징역형은 16%에 불과해 스토킹처벌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겨진 가해자에게 실형이 내려진 판결이 6건 중 1건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의원이 밝힌 판결문 내용에 따르면 올해 4월 대구지법에서는 세 번에 걸쳐 스토킹 범행을 저질러 세 번 모두 처벌을 받은 가해자가 같은 피해자에 네 번째 범행을 저질렀음에도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같은 기간 수원지법에서는 법정 구속된 스토킹 범죄자가 구치소에서 또다시 편지로 스토킹을 했 음에도 "구치소에서 보낸 편지 내용이 피해자와의 합의를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A씨에게 실형 대신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심지어 이 가해자는 집행유예 후 피해자에 본인이 풀려난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계좌번호로 특정 금액을 입금하기까지 했지만 결국 다시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다. 피해자가 원치 않는 '합의 종용'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을 오히려 가해자에게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한 것이다.

법원은 심지어 "이혼하면 극단적 선택을 하겠다"며 부인의 차량에 번개탄을 가져다 놓고 50여 차례 전화한 C씨에게 "피해자의 외도를 알게 됐다는 범행 동기를 이해할 만하다"며 벌금 200만 원 선고에 그치기도 했다.

이 의원은 김영란 양형위원장에게도 연인관계가 스토킹 범죄 감형 사유가 될 수 있는지 물으며, "연인 관계에 있던 가해자는 피해자에 대한 수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어 피해자는 재범의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되어 있다. 연인관계여서 당하는데 연인관계였다고 감형하는 게 말이 되나"고 강조했다.

실제 이 의원이 판결문에서 나열된 정보들만 이름, 나이, 직업, 거주지, 전화번호, SNS 계정은 물론 주민등록번호. 계좌번호, 출퇴근 정보, 직장 동료, 주요 주차 위치 등까지 광범위했다. 이 때문에 '성형 수술하기 전까지는 스토킹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다'는 호소가 온라인상에 가득하다며 사안의 심각성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제도의 빈틈도 꼬집었다. 신당역 사건의 경우 전주환의 영장실질심사 개시와 기각 사실에 대해 어떤 수사·사법 기관도 피해자에 해당 사실을 통보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 피해자는 '제 일인데 저만 빼고 진행되고 있다'라며 변호인에 자신의 불안감을 호소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 의원은 영장실질심사 과정에서 '피해자 패싱'을 막아야 피해자가 경찰의 신변보호조치 요청 등 최소한의 자기 보호 권리를 행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탄희 의원은 "연인관계였으니 봐준다, 이혼과정이었으니 봐준다는 황당한 감형 판결을 한 법원이 재범 양산의 공범"이라며 "영장심문기일을 피해자에게 통보해서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주고, 영장기각 시 피해자에 해당 사실을 반드시 알려 최소한의 신변 보호 요청이 가능하도록 대법원 예규를 바꿔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에 김상환 법원행정처 처장은 "취지에 공감하고 적극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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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베트남 문학 교류… 시와 바다로 이어지는 동아시아 문학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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