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소프라노 김보영, 테너 정세욱, 바리톤 이광석 등 국내 3인의 성악가가 여는 'BELLES VOIX' 콘서트가 오는 10월 18일(수) 저녁 7시 30분 서울 여의도 영산아트홀에서 개최된다.
'BELLES VOIX'란 불어로 아름다운 목소리라는 뜻이다.
소프라노 김보영은 연극배우로 활동하다 늦깎이로 성악을 전공하여 섬세한 테크닉과 호소력 짙은 목소리 그리고 세련된 무대 매너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파리 제1대학교·파리제2대학교 초빙교수와 명지대 부총장 등을 역임하고 우리나라 지방자치제도와 지역발전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구축하고 ‘서울시정연구원장’과 ‘한국지방자치학회장’을 역임한 지방자치 행정 전문가인 테너 정세욱은 깊은 울림이 있는 목소리와 열정, 그리고 음악회 때마다 늘 부인의 손을 잡고 다니는 모습에서 많은 존경을 받고 있다.
바리톤 이광석은 폭풍 성량과 롤스로이스 같은 목소리를 가지고 있으며 현재 인도네시아에서 PT CHAMINJAYA를 경영하고 있는 기업의 대표로 체코, 루마니아, 오스트리아 등 해외 연주 경험이 풍부하다.
이들은 비교적 알려진 한국가곡, 프랑스, 이태리, 영국, 독일, 스페인가곡 뮤지컬, 크로스오버 등 풍성하고 화려한 레퍼토리를 피아노 최은순, 바이올린 김희영, 첼로 이영진과의 협연으로 관객들에게 깊은 울림과 함께 아름다운 무대를 선보인다.
본지는 음악회를 앞두고 테너 정세욱 교수를 직접 만나 보았다.
▶이번 음악회를 세 분이 머리를 맞대고 기획하셨다고 들었는데 음악회의 의의에 대해 알고 싶습니다.
"첫째, 주제가 있는 음악회로 곡을 다양화 했고 둘째, 청중을 위한 음악회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특히 청중이 잘 알고 있지만 무대에서는 잘 연주되지 않는 곡, 예를들면 바리톤 이광석이 부르는 'Passione'(열정)도 아주 유명한 곡이고, 소프라노 김보영과 바리톤 이광석이 이중창으로 연주하는 'My way', 김보영이 연주할 'Sous le ciel de Paris'(파리의 하늘 아래)도 매우 유명한 곡이지만 잘 연주되지 않는 곡이고, 제가 연주하는 'La Paloma'(비둘기)는 세계 각국의 가수들 버전이 10,000개 이상 있는 곡이고, 소프라노 김보영과 중창으로 부를 'La vie en rose'(장밋빛 인생)는 프랑스 가수 에디트 피아프가 불러 유명한 곡인데 여성이 사랑에 빠진 마음을 아름답게 표현을 했기에 제가 연주하는 부분은 남성이 사랑에 빠졌을 때 부르는 문법으로 가사를 바꾸어서 연주를 합니다. 그리고
셋째, 학창시절 배웠던 노래로 선곡을 해서 관객의 공감을 얻고자 했습니다."
▶ 음악회 첫 곡으로 세 분이 함께 ABBA의 곡 'I have a dream'(내겐 꿈이 있어요)를 연주하시는데 정세욱 교수께서는 어떤 꿈을 꾸고 계신지요?
"저는 집사람과 건강하고 즐겁게 잘 사는 것이 꿈입니다. 얼마 전 집 사람이 독창회를 할 때 가사를 외우는 등 즐겁게 독창회 준비를 했고, 독창회 이후에도 뿌듯한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집 사람 건강이 많이 좋아져서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참고로 테너 정세욱 교수는 부인인 이수영 여사와는 1968년에 결혼하여 1남 2녀를 두고 있다.
최근 몇 년 전부터 치매 증세를 보이고 있는 부인 이수영 여사의 치유를 위해 지난 7월 23일 '생명수의 강 교회'에서 '소프라노 이수영 독창회'를 개최한 바 있다. 두 분은 늘 음악회에 손을 잡고 다정한 모습으로 참석하는 비익연리(比翼連理)의 환상적인 사랑을 보여주고 있다.
▶ 성악에 입문하게 된 계기가 있으신지요?
"6.25 전쟁이 났을 때 대구로 피난을 갔습니다. 1951년 대구에서 춘향전 오페라를 봤는데 이도령 역을 했던 테너 홍진표 선생의 노래를 듣고 크게 감명을 받았는데 이후 그분이 고등학교 음악 선생님으로 오셨고, '너는 노래를 잘하니 꼭 음악가가 되라'면서 특별히 '돌아오라 소렌토로'(Torna a Surriento), '별은 빛나건만'(E lucevan le stelle), '여자의 마음'(La donna e mobile) 등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집안의 반대로 음대 진학을 못하고, 서울대 법대를 갔는데 서울대 축제에 장기자랑 대회가 있었는데, 오페라 리골레토의 아리아 'La donna e mobile'(여자의 마음)을 불러 1등을 했고, 친구들 사이에 노래 잘하는 친구로 인기가 많았지요. 유학 중에도 공식석상에서 노래 한 곡으로 시선을 집중받기도 했지요.
2011년에 현대 토파즈 홀에서 독창회를 했고, 사랑의 교회에서 듀오콘서트를 했고, 라트라비아타 갈라 콘서트를 했고, 홍석우 전 지식경제부 장관과 함께 4인 4색 콘서트를 했었고 지금도 여러 단체의 음악회 무대에서 자주 연주를 합니다."
▶ 음악에 대한 철학이 있으신지요?
"음악은 삶의 질을 높이고 행복하게 해 줍니다.
제 나이에 비해 폐활량이 큰 편인데 노래를 많이 해서 그런 것 같습니다. 젊었을 때나 지금이나 저의 가장 큰 관심은 아내와 가족입니다. 아내를 사랑하고 아내 마음이 편해야 온 가족이 모두 행복하기 때문에 제 마음은 늘 아내에게 향해 있습니다. 제 노래의 힘은 바로 여기에서 나옵니다."
▶ 이 글을 읽는 독자나 관객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계신지요?
"우리 3人은 연습을 참 많이 했습니다. 그리고 연습하는 과정은 참 즐겁습니다.
바리톤 이광석은 노래할 때 감정을 잘 넣어서 부르고, 사람이 참 좋아서 마음이 잘 맞습니다.
소프라노 김보영은 노래도 잘하지만 심성이 참 착합니다.
연습 과정이 즐거우니 효과도 배가 됩니다.
나이 많은 사람이 노래하는 경우가 극히 드문데, 오시는 분들에게 감사드리고, 결과는 감동적이리라 미리 짐작해 봅니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 이배용 전 이대총장 등 지인들도 많이 오신다고 했는데 독자들께서도 많이 참석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한편, 테너 정세욱 교수는 1937년생으로 올해 86세이다. 지금도 고등학교 영어 시간에 배운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문'과 영어 교과서의 수필을 술술 다 외울 정도로 기억력도 비상하다.
우리나라에서 원로 성악가 테너 안형일 교수가 구순을 넘어서 무대에서 연주를 한 최고 기록을 테너 정세욱 선생에 의해 깨어져 새로운 기록으로 기억되기를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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