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9.27 (토)

  • 맑음동두천 25.8℃
  • 구름조금강릉 27.3℃
  • 맑음서울 26.6℃
  • 구름많음대전 25.0℃
  • 흐림대구 22.6℃
  • 흐림울산 23.8℃
  • 구름많음광주 24.8℃
  • 흐림부산 27.2℃
  • 구름조금고창 25.2℃
  • 제주 24.5℃
  • 맑음강화 25.7℃
  • 구름많음보은 24.4℃
  • 구름많음금산 25.9℃
  • 구름많음강진군 26.3℃
  • 흐림경주시 22.1℃
  • 구름많음거제 25.3℃
기상청 제공

[데스크 칼럼] 가짜 추천기관의 유혹, 그리고 한강 작가가 보여준 진짜 길

한국 문학, 세계와 연결되는 진짜 통로는 무엇인가?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편집국장 = 매년 전 세계 문학계가 숨죽이는 노벨문학상 시즌이 돌아오면, 한국 문단에도 기대와 소문이 끊이지 않는다. 그러나 공식 추천권이 없는 현실에서 일부 단체가 '노벨문학상 추천기관'을 자처하며 문인들을 현혹하는 일이 벌어진다. 진짜 한국 문학의 세계 진출은 어디에 있으며, 한강 작가가 보여준 진정한 길은 무엇인지 살펴본다.[편집자주]

가을마다 되살아나는 질문이 있다. 매년 10월, 스웨덴 스톡홀름에 위치한 스웨덴 아카데미 회관 앞에는 전 세계 언론과 문학인들의 시선이 집중된다.

"올해 노벨문학상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한국 문단도 예외가 아니다. 온라인과 신문, 방송에서는 "한국 작가가 유력하다"는 기대 섞인 추측이 돌지만, 정작 한국에는 '노벨문학상 후보를 공식 추천하는 기관'이 존재하지 않는다.

후보자와 추천인의 명단은 50년간 비공개된다. 이 때문에 누가 한국 작가를 추천했는지, 또 몇 차례 추천이 이뤄졌는지는 우리로서는 알 길이 없다.

이 비공개 원칙을 악용해 일부 단체나 개인이 '우리는 노벨문학상 추천기구'라고 내세우며 문인들을 현혹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이들은 추천 절차와 관계없는 회원 가입이나 상장, 행사 참여를 미끼로 금전적 이익을 취하는 경우가 있다.

문학계 원로들은 "공식 추천권이 없는 단체가 추천을 보장한다고 하는 것은 허위"라며, 창작 의욕을 돈으로 사고파는 왜곡된 행태를 우려한다.

그러나 한국 문학이 세계의 문을 열어가는 길은 결코 이런 속임수에 있지 않다. 지난해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여정이 그 증거다.

노벨문학상 후보 추천은 스웨덴 아카데미가 철저히 관리하며, 추천권은 극소수, 즉 아카데미 회원, 해외 유수 대학 문학 교수, 전 수상자, 주요 작가 단체 대표에게만 주어진다.

후보자와 추천인의 정보는 50년간 비공개로 묶인다. 그런데 한국의 일부 단체는 이러한 절차를 왜곡해 "우리가 추천권을 가진다"며 문인을 현혹한다.

이는 문학의 품격을 훼손하는 행위이며, 창작자의 열망을 이용한 기만이다.

그렇다고 한국 문학단체들이 무기력한 것은 아니다. 한국 문학의 진짜 해외 진출은 조용히, 그러나 꾸준히 진행되어 왔다. '공식 추천권'과는 별개로, 국제 네트워크와 문학 교류를 통해 세계 문단에서 한국 문학의 존재감을 키우는 활동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는 해외 PEN 대회 참가, 번역·출판 협력, 인권 캠페인을 통해 작가들의 목소리를 세계와 공유해 왔다. 1923년 설립된 국제PEN의 한국 지부로, 표현의 자유 수호와 문학인의 국제 교류에 앞장서 왔다.

매년 세계 각국의 PEN 대회에 한국 작가를 파견하고, 해외 작가와의 번역·출판 협력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직접 추천권을 가진 것은 아니지만, PEN의 국제 인맥과 교류 채널은 추천권자와의 접점을 만드는 중요한 장이 되고 있다.

역시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는 국내 창작 환경을 강화하고 국제 교류의 물꼬를 트는 역할을 해왔다. 국내 최대 규모의 문학인 단체로, 전국 지부를 통해 문학 교육·창작 지원 사업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해외 한인 문학인과의 교류, 국제 문학행사 개최 등을 통해 한국 문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해 왔다. 노벨문학상 추천권은 없지만, 작가 발굴과 창작 인프라 확대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또한 한국문학번역원과 대산문화재단은 수많은 작품을 세계 각국 언어로 번역해 해외에 소개했다. 이러한 토대 위에서 2024년, 한국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성취가 탄생했다.

스웨덴 아카데미는 한강을 "역사적 상처와 인간 존재의 나약함을 정면으로 응시한 강렬한 시적 산문"으로 평가했다.

<채식주의자>로 이미 세계의 주목을 받았던 그는 <소년이 온다>로 1980년 광주를 증언했고, <희랍어 시>와 <작별하지 않는다>로 역사적 비극과 인간 회복을 탐구했다.

한강의 수상은 한 사람의 영광을 넘어, 한국 문학 전체에 대한 세계적 관심을 폭발적으로 끌어올렸다.


한강 작가는 1993년 시인으로 등단했지만, 이후 주로 장편소설과 단편소설을 집필해 왔다. 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통해 역사적 트라우마와 보이지 않는 규칙들에 맞서고, 모든 작품에서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

그는 몸과 영혼, 산 자와 죽은 자의 연결에 대한 독창적인 인식을 가지고 있으며, 시적이고 실험적인 문체로 현대 산문의 혁신을 이끌었다.

그의 작품으로는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우리는 헤어지지 않는다> 등이 있다.

국내외 서점에서 그의 작품은 품절 사태를 빚었고, 번역 요청이 쇄도했다. 그 여정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수십 년간의 창작, 번역, 교류가 축적된 결실이었다.

노벨문학상은 돈으로 살 수 있는 '입장권'이 아니다. 그것은 오직 깊은 사유와 진실한 언어, 그리고 이를 세계와 나누는 꾸준한 노력이 빚어내는 성과다. 한강 작가가 보여준 길은 분명하다. 문학의 세계화는 허황된 추천이 아니라, 진짜 문학과 진짜 연대에 달려 있다.

거짓 추천은 한때의 환상일 뿐이지만, 진짜 문학은 세상을 움직이는 영원한 증언이다.

i24@daum.net
배너
한국산림문학회, '제14회 녹색문학상'에 이열 <느린 인간>·명은애 <벌목공에게 숲길을 묻다> 공동 선정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사)한국산림문학회(이사장 김선길)가 주관하고 산림청이 주최하는 '제14회 녹색문학상' 수상작이 발표됐다. 산문 부문에서는 이열 작가의 사진에세이집 <느린 인간>이, 운문 부문에서는 명은애 시인의 시집 <벌목공에게 숲길을 묻다>가 각각 선정되며 공동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두 작품은 숲과 인간의 공존을 탐구하며, 생명과 환경의 가치를 문학적으로 형상화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10월 29일(수) 오전 10시 30분, 국립산림과학원 산림과학관 국제회의실에서 열리며, 산림청 김인호 청장을 비롯해 산림 관계자와 문학인 100여 명이 참석할 예정이다. 녹색문학상은 숲사랑과 생명존중, 산림녹화와 환경보존의 가치를 주제로 한 문학 작품을 시상하기 위해 2012년 제정된 상이다. 올해는 시·소설·수필·아동문학 등 199편의 응모작 중 196편이 예선을 통과했으며, 본심에는 장르별 6편이 올라왔다. 심사위원장 김홍신 소설가를 비롯한 곽주린, 오경자, 정두리, 허형만 등 5명의 본심위원은 숙독과 토론을 거쳐 두 작품을 최종 선정했다. 김홍신 위원장(소설가)은 심사평에서 "녹색문학상은 단순히 뛰어난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희망브리지, '안아드림 페스티벌’ 참여…소방관 응원 부스 운영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임채청)는 26일부터 27일까지 경상북도청 천년숲에서 열리는 '2025 안전경북 아이행복 드림 페스티벌(안아드림 페스티벌)'에 참여해 ‘특명! 소방관을 응원하라’ 부스를 운영한다고 26일 밝혔다. 안전경북 아이행복 드림 페스티벌(안아드림 페스티벌)은 경상북도가 주최하고 경상북도 소방본부가 주관하는 도내 최대 규모의 안전체험 행사로, 올해로 4년째를 맞는다. 희망브리지는 이번 부스에서 ▲소방관 OX 퀴즈 ▲소방관 긴급출동키트 꾸리기 ▲소방관 응원 메시지 남기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시민과 어린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응원의 메시지를 전하며 소방관을 응원하는 뜻깊은 시간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활동은 희망브리지의 '국민 히어로즈' 캠페인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국민 히어로즈는 월 2만원의 후원으로 소방관에게는 출동키트, 이재민에게는 구호키트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시민들이 일상에서 소방관과 이재민을 응원하는 나눔에 동참할 수 있도록 기획됐다. 신훈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경북도민과 함께 소방관을 응원할 수 있는 소중한 자리에 함께하게 돼 기쁘다"며 "앞으로도 소방관들과

정치

더보기
박상혁 의원, '공공기관 알박기금지 5법' 발의…"뉴라이트 역사·교육 기관장 해임 근거 만든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경기 김포시을, 국회 정무위원회)이 26일, 공공기관 뉴라이트 인사를 척결하고 향후 알박기 인사를 금지하기 위한 '알박기금지 5법'을 대표발의했다. 윤석열 정부는 최근 광복절 경축사로 논란을 빚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을 비롯해 주요 역사·교육기관장들을 뉴라이트 세력으로 포진시켰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현행법으로는 기관장·임원들이 직무를 수행하기 적절치 않은 경우에도 해임을 할 수 있는 근거가 미비해 정부가 바뀌었음에도 논란이 있는 인사의 임기를 보장해야 한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이에 박상혁 의원은 '알박기금지 5법'으로 독립기념관, 동북아역사재단, 국사편찬위원회, 국가교육위원회,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위원회의 기관장 및 임원을 임명권자, 주무부처의 장, 이사회 등이 해임하거나 해임을 건의할 수 있도록 했다. 박상혁 의원은 "윤석열 정부의 뉴라이트 세력이 주요 역사기관에 알박기 되어 국가의 근간을 흔들고 있는데, 새 정부가 탄생했음에도 이들을 임기 보장해야 하는 실정"이라며 "자격 없는 임사를 교체하고 국정을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점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i24@daum.net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