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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이름 없는 길을 걷는 물

저수(貯水)의 역사에서 배우는 생명의 지혜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인류가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자원은 ‘물’이었다. 인류 최초의 정원인 에덴동산은 두 줄기의 강물에서 시작되었다. 철학자 탈레스는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 정의했다. 생명은 물 없이 존재할 수 없으며, 인류의 문명은 늘 물을 둘러싼 투쟁과 협력 속에서 전개되었다. 강이 흐르는 곳에 사람이 모여 살았고, 그곳에서 도시와 국가가 세워졌다. 물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문명의 토대였다.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면, 인간이 물을 '저수'하기 시작한 순간은 곧 문명의 출발점이었다. 기원전 6000년경 메소포타미아 유역, 티그리스강과 유프라테스강 주변에서는 계절마다 반복되는 범람과 가뭄을 대비하기 위해 인공 저수지가 만들어졌다. 이는 단순한 저장이 아니라 생존을 위한 공동체적 선택이었다.

이집트의 나일강도 마찬가지였다. 나일강의 범람은 기름진 토양을 주었지만, 동시에 불확실성을 안겼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 파라오는 관개와 저수 시스템을 구축했고, 그것은 곧 국가 권력의 기반이 되었다. 중국 황허강 주변의 초기 농경사회도 큰 강의 범람을 막고 물을 모으는 일에 온 힘을 쏟았다. 그들에게 물은 곧 생존의 열쇠였고, 물을 다스리는 자가 천하를 다스린다고 여겼다.

한반도 역시 물을 저수하고 다스리는 전통 속에 문명을 세웠다. 삼국시대에는 저수지와 둑을 쌓아 농업 생산력을 높였다. 대표적으로 백제의 저수지 기술은 일본에까지 전해졌다. 신라의 보와 제방은 공동체적 농업 체계를 가능하게 했고, 고려·조선 시대에 이르러서는 국가적 차원의 수리(水利) 행정이 자리 잡았다.

세종대왕 시기에는 가뭄과 홍수에 대비하기 위한 수리 사업이 국가적으로 조직화되었다. 이는 농업 기반을 튼튼히 해 백성의 삶을 안정시켰다. 물의 확보와 관리가 곧 나라의 흥망을 가르는 중대한 과제였다.

오늘날 우리는 물의 소중함을 점점 망각해 가고 있다. 지구의 70%가 바다라 하지만, 인류가 직접 사용할 수 있는 담수는 전체의 2.5%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극지방 빙하와 지하에 묶여 있어, 실질적으로는 1% 남짓이다

. 21세기는 '물 전쟁'의 시대라 불린다. 아프리카와 중동, 아시아 일부 지역에서는 물 부족으로 이미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 물은 이제 석유보다 귀한 자원으로 불리며, 유엔은 2050년까지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물 부족 지역에서 살게 될 것이라 경고한다.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강릉의 가뭄, 남부 지방의 집중호우는 모두 기후변화와 연결된다. 때로는 넘쳐나고, 때로는 모자라는 극단적 변동 속에서 물을 어떻게 지혜롭게 관리할 것인가는 국가적 과제가 되었다. 우리는 흔히 수도꼭지를 틀면 당연히 물이 나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 배후에는 수많은 저수지와 댐, 정수 시설, 그리고 묵묵히 지켜온 관리 시스템이 존재한다.

물은 단순히 흘러가는 자연 현상이 아니라, 인류의 땀과 지혜가 모인 결실이자 자연의 섭리 속에 주어진 귀한 선물이다. 우리는 다시금 물의 소중함을 일깨워야 한다. 낭비를 줄이는 작은 습관, 빗물을 모아 활용하는 지혜, 하천과 습지를 보존하는 사회적 선택이 필요하다. 물은 무한한 자원이 아니다. 우리 세대가 지키지 못한다면, 다음 세대는 더 큰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다.

인류가 최초로 물을 저수했던 순간은 단순한 기술적 진보가 아니라, 생명을 지키려는 공동체의 지혜였다. 오늘날 우리는 그 지혜를 다시 배워야 한다. 물을 저장하고 관리하는 일은 단지 농업이나 산업의 문제가 아니라, 인류 문명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짓는 문제다.

돌과 모래, 풀잎 사이
끊임없이 흘러가며
자신을 뽐내지 않는다

마른 입술 적시고
뜨거운 땅 식히며
눈물처럼 맑게 스며드는 순간
생명은 다시 일어난다

바람이 지나가면 흔들리고
햇살 닿으면 빛을 품는다
그 어떤 것도
물의 자유 묶을 수 없다

흘러가며 머물고
머물며 흘러가며
끝내 강과 바다를 품는
그 길 위에 물은 노래한다

- 최창일 시의 시 '이름 없는 길을 걷는다' 전문

"물이 없으면 생명도 없다"는 진리를 기억해야 한다. 물은 우리 곁을 흐르지만, 동시에 언제든 사라질 수 있다. 저수의 역사 속에 담긴 생명의 교훈을 삶에 새겨, 물을 소중히 여기고 지혜롭게 다스릴 때 인류의 미래는 비로소 안전해질 것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 평론가)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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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 논쟁 재점화… 李 대통령 발언 이후 역사학계·시민사회 엇갈린 반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의 고대사 관련 발언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오랜 기간 금기처럼 다뤄져 온 고대사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두고 역사학계와 시민사회는 찬반으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주류 역사학계 "유사역사 확산 우려" 일부 강단 역사학계와 관련 학술 단체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자칫 '유사역사학'을 정당화하는 신호로 오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역사 연구는 검증 가능한 사료에 기반해야 하며, 근거가 불분명한 문헌이나 신화를 역사로 받아들이는 것은 학문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환단고기' 논쟁과 관련해 "이미 학문적으로 위서 논란이 정리된 사안을 다시 공론장에 올리는 것은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대통령 발언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고대사 음모론이나 과장된 민족주의 담론이 확산되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공적 발언의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시민사회·독립운동계 "문제 제기 자체를 봉쇄해선 안 돼" 반면 시민사회와 독립운동 관련 단체, 재야 사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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