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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연예/생활

조로사 작가, '달빛'으로 2025 ISA 세계미술 공모전 대상 수상

찰나와 영원을 한 화폭에 담은 '삶의 공간', 미학
경계 해체의 철학, 초현실을 넘어 존재론적 희망으로
동양적 여백과 서양 사실주의의 조화로 글로벌 미술계 주목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조로사 작가가 작품 '달빛(Moonlight_1)'으로 2025 ISA 세계미술 공모전에서 최고 영예인 ‘Artist of the Year Award’ 대상을 수상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존재감을 국제 무대에 각인시켰다.

국제조형예술협회(IAA)가 주최한 이번 공모전 시상식은 지난 20일 열렸으며, 조로사 작가는 72.7×60.6cm 크기의 유화 작품 ‘달빛(Moonlight_1)’으로 심사위원단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호평을 받았다. 이번 수상은 단순한 기법적 성취를 넘어, 작가 고유의 철학과 시각 언어가 국제 미술계에서 설득력을 획득했음을 의미한다.

'달빛'은 청록빛 하늘 아래 공중에 부유하는 흰 천을 중심 이미지로 삼는다. 우아한 S자 곡선을 그리는 천 위에는 이끼와 식생이 자라나고, 가느다란 나무 형상의 조형물이 수직으로 서 있다. 중력을 거부한 채 펼쳐진 이 ‘부유하는 공간’은 현실에서는 불가능한 장면이지만, 고정된 인식의 틀을 벗어난 새로운 존재 방식을 제안한다.

조로사 작가는 이 작품을 두고 "중력의 힘이 미치지 못하는 가능성의 공중도시"라 표현하며, "비누방울처럼 찰나에 사라지는 아름다움과 수천 년을 살아가는 이끼의 영원성을 한 화면에 담고자 했다"고 밝혔다.

순간성과 영속성이 공존하는 이 역설적 시간성은, 작가가 일관되게 탐구해온 '경계 흐림(boundary blurring)' 미학의 핵심이다.

화면 좌측 상단의 초승달은 단순한 배경 요소를 넘어선다. 그것은 '시작'과 '가능성'의 은유로, 완성이 아닌 여정, 결론이 아닌 열림의 상징이다. 가득 차지 않았기에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는 초승달빛은 화면 전체에 서정적 긴장과 존재론적 희망을 부여한다.

미술평론가 이찬성은 "이 작품은 밤의 고요 속에서 관람자를 자기 성찰의 공간으로 이끈다”며 “불안과 피로가 일상이 된 현대 사회에서 예술이 제공할 수 있는 정서적 안식처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한다"고 평가했다.

조형적으로도 작품의 완성도는 돋보인다. 유기적인 천의 곡선은 관람자의 시선을 자연스럽게 이끌며 화면에 리듬을 부여하고, 그 위에 놓인 식생과 주름은 생명성과 움직임을 동시에 환기한다. 유일한 직선 요소인 가느다란 수직 조형물은 유동적인 곡선들과 긴장감 있는 대비를 이루며 화면의 균형을 잡는다. 곳곳에 떠 있는 투명한 비누방울들은 환상적 깊이를 더하는 동시에, 기억과 감정, 시간의 흔적을 상징한다.

색채 또한 절제된 미학을 따른다. 청록색과 은백색, 녹색을 중심으로 한 한정된 팔레트는 화면에 고요한 통일감을 부여한다. 차가운 배경과 흰 천의 대비는 순수성과 침묵을 강조하고, 녹색 식생은 생명의 온기를 불어넣는다. 이 세 색의 조화는 현실과 환상, 물질과 생명의 경계를 흐리는 작가 특유의 시각 언어를 명확히 드러낸다.

'천 위에 자리한 작은 생태계'는 조로사 작가 세계관의 핵심 모티프다. 불가능해 보이는 조건 속에서도 생명은 자라난다는 메시지는 단순한 초현실적 환상을 넘어, 고정된 삶의 조건을 넘어설 수 있다는 존재론적 희망으로 확장된다. '부유하는 공간','‘경계 흐림', '생명체적 풍경'은 이제 조로사라는 이름과 즉각적으로 연결되는 작가적 정체성이 되고 있다.


심사위원단은 이 작품이 초현실주의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무의식의 불안과 폭력성보다는 서정적 초월성과 치유의 미학을 지향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동양적 여백과 서양적 사실주의 기법의 조화, 자연과 인공의 공존이라는 주제는 동시대 한국 미술이 지닌 혼종성(hybridity)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는 평가다.

이광수 국제조형예술협회 회장은 "조로사 작가의 작품은 기술적 완성도와 독창적 상상력, 보편적 정서에 대한 깊은 이해가 조화를 이룬 결과물"이라며 "천의 사실적 묘사와 미세한 식생 표현, 비누방울의 광택 처리에서 작가의 뛰어난 기량과 미학적 깊이를 동시에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달빛'은 컬렉터에게는 소장 가치와 투자 가치를, 관람자에게는 일상의 소란을 내려놓고 내면과 마주하게 하는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작품 앞에 서면 자연스럽게 호흡이 깊어지고 시선이 부드러워지는 경험은, 이 작품이 지닌 가장 큰 미덕이다.

조로사 작가는 수상 소감을 통해 "초승달빛이 상징하는 가능성과 희망의 삶을 화면에 담고 싶었다"며 "불가능해 보이는 공간에서도 생명은 자라고, 중력을 거부한 자유로운 존재 방식이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한편, 2025 ISA 세계미술 공모전에는 전 세계 예술가들이 다양한 장르와 기법의 작품을 출품했으며, 조로사 작가는 미적 아름다움을 넘어 관람자에게 내면의 평화와 새로운 사유를 제안한 작품으로 대상의 영예를 안았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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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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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사 논쟁 재점화… 李 대통령 발언 이후 역사학계·시민사회 엇갈린 반응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의 동북아역사재단 업무보고 과정에서의 고대사 관련 발언을 계기로, 한국 사회에서 오랜 기간 금기처럼 다뤄져 온 고대사 논쟁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대통령의 문제 제기를 두고 역사학계와 시민사회는 찬반으로 엇갈린 반응을 보이며 논쟁을 이어가고 있다. 주류 역사학계 "유사역사 확산 우려" 일부 강단 역사학계와 관련 학술 단체들은 대통령의 발언이 자칫 '유사역사학'을 정당화하는 신호로 오해될 수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이들은 "역사 연구는 검증 가능한 사료에 기반해야 하며, 근거가 불분명한 문헌이나 신화를 역사로 받아들이는 것은 학문의 기본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환단고기' 논쟁과 관련해 "이미 학문적으로 위서 논란이 정리된 사안을 다시 공론장에 올리는 것은 혼란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역사학자들은 대통령 발언 이후 온라인 공간에서 고대사 음모론이나 과장된 민족주의 담론이 확산되는 점을 문제 삼으며, 공적 발언의 무게를 고려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시민사회·독립운동계 "문제 제기 자체를 봉쇄해선 안 돼" 반면 시민사회와 독립운동 관련 단체, 재야 사학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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