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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가 있는 아침] 서정주 시인의 '동천(冬天)'

감상평/정신재(시인·평론가·국제PEN한국본부 이사)

동천(冬天)
- 서정주 시인(1915-2000)

내 마음 속 우리 님의 고운 눈썹을
즈믄 밤의 꿈으로 맑게 씻어서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놨더니
동지 섣달 나는 매서운 새가
그걸 알고 시늉하며 비끼어 가네.

■ 감상평

위대하다고 평가되는 이 작품을 제대로 해설한 평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러나 쉽게 생각하여 보자. 인간은 누구나 아름다운 대상을 보면 감동을 받기 마련이다.

아름다움은 풍경에도 있으며, 인간미에도 있다. 아무튼 그는 임의 가장 아름다운 흔적을 ‘고운 눈썹’에서 찾았다. 남성이든 여성이든 이목구비가 잘 생겨야 미인이지만, 그 가장 백미는 눈썹에 있다. 가늘면서도 용의 꼬리처럼 약간 치켜 올라갔다가 날렵하게 내려앉은 모양의 눈썹은 얼굴 전체의 풍모를 좌우할 만큼 아름답다.

그런데 그는 임의 가장 아름다운 백미인 '눈썹'을 개인적으로 소유하지 않는다. 천 날 밤이나 되는 '꿈으로 맑게 씻어서' 만인이 우러러 볼 수 있도록 '하늘에다 옮기어 심어' 놓았다.

그것은 임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에 해당하는 '초승달'처럼 밤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을 수가 있다.

그는 '눈썹', 곧 '초승달'을 일 년 중 가장 춥고 캄캄한 '동지 섣달'의 하늘 아래 펼쳐 놓았다. 그랬더니 그것은 '매서운 새'도 '비끼어' 갈 정도로 아름답고 거룩한 모습이 되어 있다.

정리하여 보자. 사람은 누구나 가슴 속에 임의 가장 아름다움 모습을 그리워하며 산다. 그것이 풍경이든, 인간미이든, 관능미든 상관없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소유하려는 욕망을 가지기보다는 만인이 우러러 볼 수 있는 곳에 띄워 놓을 때, 그것은 사악한 존재도 범접하지 못할 만큼 아름답고 거룩한 존재가 된다.

현실도 마찬가지다. 개인의 가장 멋있는 인간미를 보면 많은 사람이 감동받는다. 심지어 '매서운 새'로 비유되는 사람들마저도 선한 아름다움에 감동받는다.

사람들은 누구나 다 죽음 앞에서 아름다운 흔적을 남겨 놓고 싶어 한다. 가장 춥고 어두운 세계를 밝힐 인간미는 멀리 갈 필요 없이 내 안에 있다. 오늘도 내 안에 영원으로 나아가는 '눈썹'을 그려 보면 어떨까. 행복하시라.

■ 서정주 시인 약력

1915년 전라북도 고창에서 출생했다. 아호는 미당(未堂), 궁발(窮髮). 1925년 줄포보통학교를 수료하고, 1929년 중앙고등보통학교 입학, 1930년 광주학생운동과 관련해 구속되었다가 기소유예로 석방, 이로 인해 퇴학당했다.

1931년 고창고등보통학교에 편입했으나 곧 자퇴, 방랑을 하다가 고승 박한영 문하에 입산했다. 서울 대한불교전문강원에 입학해 중앙불교전문학교에서 수업했다.

1936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벽」(壁)이 당선되었고, 같은 해에 김광균, 오장환과 함께 동인지 『시인부락(詩人部落)』을 창간하고 주간을 지냈다.

1940년~1941년 2월까지 만주 간도에서 양곡주식회사 경리사원으로 있었고 용정에서도 체류했다. 1941년 첫 시집 『화사집』을 출간했다. 1941년 동대문 여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후 동아대학교·조선대학교 등에서 강의했으며, 1960년 이후 동국대학교 교수로 재직했다.

생전에 15권의 시집을 출간했으며 약 70년의 창작 활동기간 동안 1,000 여편의 시들을 발표했다.

1962년 '5·16 문예상' 본상과 1966년 대한민국예술원상을 수상했으며, 1980년에는 중앙일보가 주관하는 문화대상 본상을 수상했다. 정부에서는 2000년에 금관문화훈장을 추서했으며, 중앙일보사는 2001년에 미당문학상을 제정했다.

- 정신재(시인·평론가·국제PEN한국본부 이사)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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