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여성의전화, 한국여신학자협의회 등 680여 개 여성단체는 29일 공동주최로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성폭력 가해 목사를 반드시 면직하라"고 촉구했다.
이들 여성단체들은 이날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순복음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2015년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는 소속 목사의 성폭력 범죄 사실에 대해 인지했지만, 해당 목사는 여전히 목회 활동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피해자 문제 제기로 열린 재판위원회는 위협적인 분위기를 조성해 피해자에게 합의를 강요했다”며 “총회는 성폭력 사건의 중요성에 대해 무지했고, 주먹구구식으로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총회는 성폭력 가해 목사를 징계하지 않았음에도 언론에 제명이나 폐쇄 조치 같은 표현을 통해 처벌한 것처럼 밝혔다"고 주장했다.
여성단체들은 그러면서 총회에 대해 "성폭력 가해 목사 징계 과정을 진상 조사하고, 책임 있는 자는 처벌해야 한다"며 "피해자에게 사과하고 성폭력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노력하라"고 말했다.
여성단체 등에 따르면 기하성 여의도순복음총회 소속 박 모 목사는 지난 1999년 당시 중학교 3학년이던 자신의 조카 A씨를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쳤다.
이날 피해 여성 A씨는 중학교 3학년 때 옆집에 살던 신학생 외삼촌에게 강간당할 뻔했다고 말했다. 이후 신학생 외삼촌은 목사 안수를 받아 2016년 초까지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역자로 지냈다.
이에 A씨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해당 박모 목사는 교회 개척을 신청해 2억 원을 지원받아 전북 익산에 교회를 개척했다.
이어 A씨는 박모 목사가 목회를 해서는 안 된다며 총회에 고소했지만 총회 재판위원회는 면직 대신 강제 합의를 이끌어 냈다.

A씨는 이어 "지난 1999년 11월 순복음 신학생인 외삼촌이 갑자기 집에 찾아와 강제로 쇼파에 눕힌 뒤 성폭행 하려해 비명을 지르며 강하게 반항하며 도망쳤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A씨는 그러면서 "그는 성범죄를 저지른 후에도 뻔뻔하게 전라북도 익산의 한 교회에서 목회를 하고 있다"며 "용기를 내 피해 사실을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알렸지만 교회 측은 그저 퇴임 사직 만 처리했을 뿐, 가해자와 한통속과 다름없는 모습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여성단체 측은 "미투 운동을 통해 한국 사회 곳곳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며 "교회 또한 이에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 주장했다.
또한, 이번 기자회견과 관련해 기하성 여의도 총회 측은 "총회 임원회 지시에 따라 8월 31일 총회 재판위원회가 다시 열린다“며 ”박 목사 면직 건을 다룰 예정이다. (이영훈) 총회장이 교회 내 성폭력 문제 해결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도 해서, 이번에는 (피해자가 원하는)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박 목사에 대한 징계를 진행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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