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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괴물'

"입술 끝에 도사린 괴물…말의 흉기, 괴물을 키우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2006년 개봉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괴물'은 한강 변에 나타난 돌연변이 괴물이 사람들을 해치는 이야기를 다루었다.

그 이면에 자리한 메시지는 물리적 괴물보다 더 무서운 ‘인간의 괴물성’이다. 괴물은 과학의 오만, 권력의 무능, 책임 회피의 집합체로 만들어진다. 영화 속 괴물은 강을 기어 다니며 사람을 삼켰지만, 우리 사회엔 지금, 언어로 사람을 삼키는 '사람괴물'이 넘쳐난다.

언어는 사람을 살릴 수도 있고 죽일 수도 있다. 우리 사회는 언어가 점점 '괴물화'되고 있다. 혐오와 조롱, 비꼼과 편 가르기가 난무하는 SNS 공간, 정치인의 막말, 언론의 선정적 기사, 연예인의 무책임한 발언까지, 공적 언어는 더는 품격을 잃은 정도가 아니라, 흉기와 같다. 말은 살을 에는 칼처럼 날카롭고, 누군가를 겨눈다.

때로는 개인을 집단 린치하는 데 동원되기도 하고, 때로는 거짓을 진실처럼 포장해 사회를 왜곡시키는 데 사용되기도 한다. 

괴물은 처음부터 괴물이 아니었다. 영화의 괴물도, 사회의 괴물도 다르지 않다.

누군가의 무책임한 방치, 누적된 분노, 외면받은 상처, 그리고 체계적 부조리가 결국 하나의'‘형상'을 만들어낸다. 지금 한국 사회를 보면, 괴물은 다만 강물 속이 아니라 국회 속, 인터넷 댓글 속, 방송 스튜디오 속, 그리고 우리 모두의 일상 언어 속에 있다. 

언어 괴물은 무엇으로부터 시작되는가?

첫째는 무지다. 생각 없이 뱉은 말, 지식 없이 내뱉은 주장, 타인에 대한 이해 없이 던진 표현들이 누군가에게 깊은 상처를 준다.

둘째는 혐오의 습관화다. 특정 계층, 특정 지역, 특정 성별, 특정 정치 성향에 대한 증오가 ‘문화’처럼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셋째는 무책임함이다. 사람들은 말하고 책임지지 않는다. 가짜뉴스를 퍼뜨리고도 "그냥 공유했을 뿐"이라며 선을 긋는다. 정치인들은 막말해놓고도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라고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괴물 없는 세상'을 꿈꿀 수 있을까? 그것은 가능하다. 괴물은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진 것이기에, 사람의 손으로 거둬들일 수 있다.

우리는 언어의 괴물화에 맞서야 한다. 말은 영혼의 그릇이기 때문이다. 말이 천박해지면, 생각도, 사회도 천박해진다. 말이 폭력적이면, 사회 전체가 폭력에 물든다. 

괴물이 없는 사회란, 언어가 사람을 살리는 사회다. 칭찬이 습관이 되고, 경청이 문화가 되고, 진실이 언어의 기준이 되는 사회. 말을 통해 다리를 놓고, 연대를 이루고, 이해와 공감이 흐르는 사회. 괴물이 없는 사회란, 사람됨의 품격을 지키는 사회다. 

봉준호 감독은 '괴물'에서 "진짜 괴물은 괴물이 아니다"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직면한 괴물은 누구인가? 그것은 타인이 아니라, '우리 자신 안에 있는 괴물성'이다. 혐오를 용납하고, 조롱을 즐기며, 거짓을 내버려 두는 우리 모두의 일상이다. 

이제는 돌아봐야 한다. 우리 안의 괴물을. 우리 입술 끝에 맴도는 또 다른 괴물들을.

더는 말로 서로를 상처 입히지 않고, 더는 언어로 타인을 추락시키지 않는 세상. 그리운 그 세상으로 다시 돌아가고 싶다. 괴물이 없는 사회, 말이 사람을 살리는 사회, 그것이 진정한 '사람다운 세상'일 것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평론가)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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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계간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성료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025년 12월 5일 저녁, 서울 한국프레스센터 20층 국제회의장이 문학의 향기로 가득 찼다. 계간 <문학에스프리>(발행인·시인 박세희)가 주최하고 도서출판 등대지기가 주관한 '제3회 문학에스프리 문학상·작가상·작품상·신인상 시상식 및 송년 문학의 밤'이 각계 문인과 축하객 등 2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열렸다. 김종대 시인(문학에스프리 작가회 사무국장)의 진행으로 문학과 예술의 깊은 교류가 이어진 이번 행사는, 한 해 동안 한국문학이 어떤 고민을 거듭했고 어떤 성취를 이뤄냈는지 조명하는 의미 있는 자리였다. 초겨울의 차가운 바람과 달리, 행사장은 오랜 창작의 길을 걸어온 문인들과 신예 작가들의 열정으로 따뜻했다. 정면 무대에는 "문학은 시대를 밝히는 등불"이라는 문구가 걸렸고, 문단 원로와 신진이 함께 어우러진 축하의 장이 이어졌다. "문학은 인간의 존엄을 회복시키는 힘" 이날 축사에 나선 다산 정약용 연구의 권위자이자 인문정신의 상징적 존재인 박석무 우석대 석좌교수는 문학의 본질적 사명과 시대적 역할을 다시 일깨웠다. 박 교수는 먼저 "문학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인간다움의 마지막 보루"라고 강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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