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2개 중앙부처가 각각 다르게 써온 정부 상징이 태극 모양의 디자인으로 통일된다.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5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전 부처에 적용할 새로운 대한민국 정부상징 '태극'을 행자부와 공동으로 발표했다.
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새로운 정부상징이 될 태극문양은 역동적이면서 열린 태극의 형태"라면서 "청·홍·백 삼색의 조합과 여백의 미를 살려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극대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장관은 "청은 생명, 홍은 역동, 백은 빛을 의미하며 국민과 세계, 미래를 향해 나아가는 진취적인 대한민국을 표현한다"면서 "또 새 상징에 새긴 대한민국 정부의 글꼴은 훈민정음 창제기 글꼴을 현대적 감각에 맞춰 태극문양과의 조화를 구현했다"고 강조했다.
오는 5월부터 중앙행정기관(2원 5실 17부 5처 16청 6위원회)의 상징은 태극문양으로 일제히 바뀐다. 그간 정부부처는 무궁화·원형·타원형·가로 형태의 막대·산과 해·무지개 등 각기 다른 형태의 다양한 문양을 상징으로 사용해왔다.
문체부는 이번 상징 통합으로 그동안 부처별로 개별 운영하며 예산과 행정 낭비를 초래했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보고 있다. 또 정부 상징에 대한 국민의 혼선과 낮은 인지도 문제도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 무궁화에서 태극으로 바꾼 이유에 대해 김 장관은 "꽃을 정부상징으로 사용하는 국가는 우리와 일본뿐이다. 특히 일본은 기업이나 가문의 문양을 꽃으로 형상화해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비슷하다는 지적이 있었다"면서 "설문과 자문 등으로 국민과 전문가의 의견을 취합한 결과 태극이 가장 적합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태극은 오랫동안 정부행사 등에서 다양하게 활용해 왔기에 정부상징으로 사용해도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기존 기업 등에서 사용하던 문양과도 유사하다는 지적에 대해 김 장관은 "이벤트용으로 많이 사용해온 화려한 태극문양과 달리 단순하게 표현했다. 역동적이고 진취적이다. 품격을 고려해 태극 그 자체만 모티브했다"고 밝혔다.
이어 "선진국도 다양한 문양을 사용하다가 하나로 통일하는 추세다. 정부기관이 늘어나고 산재하면서 그곳이 정부기관인지 민간기업인지 확인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며 "통일한 문양을 사용하면 정부의 권위를 세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국민이 로고만 보고 정부기관인지 기업체인지 알 수 있어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정부상징이 바뀌면서 나라상징도 바뀔 수 있느냐는 질문에 김 장관은 "정부상징과 나라상징은 엄연히 다른 것"이라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그러면서도 "나라상징은 국가를 대표하는 개념이다. 하위개념으로 입법·사법·정부(행정)상징이 있는 것이다. 정부상징은 효율성을 강조해 통합하는 것이고 입법·사법부는 알아서 판단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브리핑에 함께 참석한 김성렬 행정자치부 차관은 "새로운 정부상징의 개발비용에 5억원을 들였고 정부상징 교체 예산으로 60억원을 확보했다"고 부연설명했다.
이어 김 차관은 "원칙적으로 새로운 정부상징은 중앙정부기관 51곳을 비롯해 750개 정부 산하기관이 사용할 것"이며 "다만 경찰서라든가 소방서 등은 단서 조항을 넣어 별도로 사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이라고도 했다.
한편 앞서 지난해 3월 국민 1100여명을 대상으로 정부상징 인지 정도에 대한 설문조사한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53.5%가 22개 정부부처의 상징을 단 한 개도 모른다고 답했으며 응답자의 평균 인지도도 0.52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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