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미래일보) 우리나라 문화예술의 발전에 기여한 예술가들을 길러낸 장한 어머니 7인이 선정되었다.
문화체육관광부(장관 김종덕)는 어버이날을 맞이하여 영화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의 어머니 오순덕 여사 등 7명을 '2015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에 선정하고 8일 오전 국립국악원 우면당에서 시상식을 개최했다.

▲ 문화체육관광부는 8일 '2015 예술가의 장한 어머니상' 수상자로 7명을 선정하고 시상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문태준 시인 어머니 김점순씨, 건축가 조민석씨 어머니 황봉선씨, 피아니스트 손열음씨의 어머니 최현숙씨, 국악인 남상일씨 어머니 이명순씨, 연출가 추민주씨의 어머니 이아름씨, 발레리노 김용걸씨 어머니 이강선씨, 윤제균 영화감독 어머니 오수덕씨./미래일보
문화체육부는 추천 후보자를 대상으로,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심사위원회의 심사를 거쳐 올해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수상자는 영화 '국제시장'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의 어머니 오수덕 여사, 피아니스트 손열음 씨의 어머니 최현숙 여사, 발레리노 김용걸 한국예술종학학교 교수의 어머니 이강선 여사, 국악인 남상일 씨의 어머니 이명순 여사, 건축가이자 '2014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건축전'의 황금사자상 수상작 커미셔너 조민석 씨의 어머니 황봉선 여사, 뮤지컬 '빨래'의 연출가 추민주 씨의 어머니 이아름 여사, 문태준 시인의 어머니 김점순 여사 등 총 7명이다.
이날 시상식에서 수상자들에게는 문화체육부 장관 명의의 표창과 금비녀 '죽절잠'이 수여되었으며, 수상자의 예술인 자녀들이 자녀의 인생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다해 온 이 땅의 모든 어머니들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국악공연, 시낭송 등의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 문학 : 시인 문태준 씨의 어머니 김점순 여사(만 69세)
1남 4녀를 길러낸 바른 심성과 보은을 강조한 어머니의 가르침과 응원은 아들이 한국 시단을 이끄는 대표적 시인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었다.
시인은 '노모', '그 어머니', '유수(流水)' 등 주옥 같은 글귀를 남겨, 비슷한 어머니를 둔 대한민국 구석구석 보통 사람들에게 잔잔한 보은의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 미술 : 건축가 조민석 씨의 어머니 황봉선 여사(만 84세)
건축가 조행우 씨의 부인으로, 시어머니를 모시며 2남 2녀의 뒷바라지에 힘쓴 어머니로서, 어려운 가정환경에서도 자녀를 존중해주고 가진 재능을 발현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교육해, 우리나라 건축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큰 밑거름이 된 어머니이다.
그 결과 아들은 '2014년 베니스비엔날레 국제 건축전'에서 한국관 커미셔너로 활동하면서 역대 최초로 황금사자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루어 내어 한국미술을 세계에 알리는 전도사 역할을 하였다.

■ 음악 : 피아니스트 손열음 씨의 어머니 최현숙 여사(만 55세)
평범한 집안에서 어린 시절부터 딸을 성실히 뒷바라지해 온 음악애호가 어머니다. 피아노 레슨을 위해 딸이 여섯 살 때부터 원주-서울 간을 오가는 등의 노력을 통해, 딸이 토종연주자로서 2011년 7월 차이코프스키 국제콩쿠르 2위 등 세계유수의 국제콩쿠르에서 수상하는 데 지대한 공헌을 했다.
"피아노 한 대가 큰 재산인 피아니스트의 집안에는 늘 라디오(KBS클래식)와 LP음반의 음악이 흘렀고, 유치원 때부터 LP판을 닦으며 놀았다"라고 손열음은 회상했다.

■ 국악 : 국악인 남상일 씨의 어머니 이명순 여사(만 62세)
양복점을 운영하며 아들을 손꼽히는 국악인으로 키운 장한 어머니이다. 어린 남상일에게 돈을 아끼지 않고 음반듣기와 공연관람을 시키고, 초등학교 시절 내내 시골지역에서 판소리 교육을 위해 3시간의 장거리를 동행하는 등 자신을 버리고 헌신한 결과, 남원춘향제 판소리경연 대상 등 굵직한 대회에서 수상하는 등 아들을 손꼽히는 국악인으로 길러냈다.
남상일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예술인이기 이전에 진정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라고 늘 강조했다고 한다.
■ 연극 : 연출가 추민주 씨의 어머니 이아름 여사(만 62세)
타고난 이야기꾼의 기질을 가진 어머니로서, 자식이 이야기를 만드는 연출가의 꿈을 키워가는 데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2005년 초연 이후, 제11회 한국뮤지컬대상 작사/극본상 등 여러 개의 상을 수상하면서 10년간 공연 중인 뮤지컬 '빨래'로 뮤지컬계에서 스타덤에 오른 추민주 연출가는, 이야기 속 인물과 만나는 즐거움과 세상에 대한 따뜻하고 유쾌한 시선 등을 어머니에게서 모두 배웠다고 전언한다.

■ 무용 : 발레리노 김용걸 교수의 어머니 이강선 여사(만 61세)
무용가의 꿈을 접은 어머니의 못다 한 꿈을 아들을 통해 실현시킨 열정의 소유자인 어머니이다. 80년대 중반 부산의 열악한 발레교육 환경을 딛고 서울, 파리 등 지역으로 활동범위를 넓히는 과정에서 끊임없이 지극정성으로 뒷받침했고, 이러한 어머니의 뜻에 보답하듯 1998년 파리국제콩쿨 1위를 차치하며, 2000년부터 2009년까지 파리 국립오페라발레단 솔리스트로 우뚝 섰다.
발레리노 김용걸은 "세상에서 제일 믿어주고 사랑해주는 존재가 바로 어머니이고 그 사실을 항상 느끼게 해주었다"라고 고백했다.

■ 대중예술 : 윤제균 감독의 어머니 오수덕 여사(만 76세)
대학진학, 영화감독 도전 등 윤 감독 인생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힘을 실어주고 좋아하는 일을 하도록 용기를 준 어머니이다.
윤 감독은 대한민국 관객들에게 기쁨과 힘을 주는 자신의 영화가 "곁에서 든든한 조력자․지지자가 되어준 어머니로부터 비롯되었다"고 고백했다.
많은 국민이 공감한 영화 '국제시장'에서 흥남철수 장면의 아버지가 어린 덕수와 헤어질 때 남겼던 말이 곧 윤 감독 아버지의 유언이었고, 영화 속 '덕수'와 '영자'는 윤 감독 아버지의 이름이자 어머니가 집에서 불리던 이름이라고 알려져 있다.
장건섭 기자 i24@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