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7.25 (금)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0.8℃
  • 서울 27.9℃
  • 구름많음대전 28.0℃
  • 흐림대구 27.6℃
  • 구름많음울산 25.5℃
  • 구름조금광주 28.6℃
  • 구름조금부산 28.2℃
  • 구름조금고창 28.4℃
  • 구름많음제주 29.8℃
  • 흐림강화 26.6℃
  • 구름많음보은 23.2℃
  • 구름많음금산 27.2℃
  • 구름많음강진군 29.6℃
  • 구름많음경주시 26.8℃
  • 맑음거제 28.6℃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가을, 시인의 옷을 입고 철학자의 신발을 신고"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안식처 '도브 코티지(Dove Cottage)'에서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가을도 붉은 머플러 날리며 어디론가 나서기를 좋아한다. 언제라도 당신을 초대하고 싶은 시간이다. 갈 곳이 많다. 세상의 여러 곳을 화사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하며 인사하게 한다.

누구라도 가을이면 '내가 가려는 길이 뚜렷하다'. '너'와 '나'라는 말들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그토록 사랑한 초록색 물풀들과 갈대 줄기로 여름을 만들었던 천사(1004)의 작은 섬들에도 붉은 성찬(盛饌)을 위한 준비가 바쁠 것이다.

멀리 날기 위한 작은 새들도 가벼워지기 위하여 깃털 하나까지도 버리며 준비를 서두른다. 새의 깃털은 저만치 바람에 날리며 햇살을 가르고 갈 길을 간다.

이때가 되면 영국의 계관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1770~1850, William Wordsworth)의 시, '초원의 빛'이 60년대의 감성을 자극한다.

'초원의 빛'은 영화 작품 제목으로 차용(借用)되기도 했다. 1961년 엘리아 카잔 감독, 워런 비티와 나타리우드 주연이다.

'초원의 빛' 줄거리는 젊은이들의 불안한 방황과 정신적 혼란 시기에 사랑의 시련을 겪는 이야기다. 여주인공이 상처를 입고 어떻게 견디어 내고 치유되는가 하는 과정이 집약된 고전 영화다.

'초원의 빛', 시가 영화의 엔딩 자막과 함께 올라가는 장면은 더는 매력적일 수 없다.

워즈워스가 받은 계관 시인은 영국 왕실 작위의 하나다. 계관 시인이 되면 일정한 연봉을 받으며 왕실의 경조사에 시를 짓는다. 지금은 그러한 의무를 지지 않는다. 영국에서 최초의 계관 시인 칭호는 제임스 1세 당시 1616년 B.존슨이 받았지만, 정식으로는 1670년 J.드라이든이 임명돼 연봉 300파운드와 카나리아제도 산 포도주 1통을 받았다고 한다.

C 시인은 '초원의 빛'의 워즈워스 생가를 잊지 못한다. 동행한 일행들은 워즈워스의 무덤을 보겠다고 했다.

결국, 동행하는 이 없이 C 시인 혼자만이 생가로 갔다. 평소의 생각이 그렇듯이 사람이 사는 곳이 중요하다. 이미 죽은 시인의 무덤을 보아서 무엇을 얻겠는가. 그에게 소주와 과일바구니를 바칠 일도 없다.

워즈워스 생가는 자그마한 마을이다. 우리로 치면 면 소재지와 같은 곳이다. 지금이야 관광객이 많아져서 가게도 생기고 숙박시설도 있다. 짐작하면 워즈워스의 생존 시에는 오늘의 가게와 유숙의 시설도 없었을 것이다.

워즈워스의 집은 마을의 맨 꼭대기에 있다.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워즈워스는 집 앞이 호수를 보며 '무지개'와 '초원의 빛'을 창작했을 거라는 상상이 간다.

워즈워스의 부엌은 매우 특이했다. 우리나라의 옛 부엌과 흡사했다. 다만 부엌의 가운데로 산 위에서 내려오는 물이 흘러 호수로 가고 있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부엌 온도를 위하여 물을 흐르게 했다. 그런 의미로 보면 워즈워스의 집이 마을의 맨 꼭대기에 있는 의미도 짐작된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맞닿은, 영국 지도로 봤을 때 서쪽 중간 팬 곳 '더 레이크(The Lake)'라는 지역이 있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더 레이크', '레이크디스트릭트'라는 팻말이 자주 보인다.

동서 50Km, 남쪽 40Km의 넓이에 16개의 호수가 깊은 계곡과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어 1년 내내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이곳을 워즈워스는 동생 도로시와 얼스워터(UIIswater)를 걸으며 명작을 낳았다.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그 시간을 되돌릴 수 없지만 서러워 말고/ 그 남겨진 것들에 힘을 찾을지어다."

이 구절은 그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쓴 장시 송가(Ode)의 일부다. 영화 '초원의 빛'으로 유명해졌다.

워즈워스가 여행을 빼고는 평생을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 살았다. 부모를 일찍 잃은 워즈워스는 큰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1787년 케임브리지대학 세인트존 칼리지를 졸업한다. 1791년 프랑스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프랑스인과 결혼을 한다. 당시 프랑스는 혁명의 열기로 타올랐다. 혁명의 분위기로 부인은 프랑스에 남기도 혼자서 고향에 온다. 모르긴 해도 환경적인 요인들이 워즈워스의 시적 영감을 더 크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을 방문하게 되면 셰익스피어의 생가도 좋지만 워즈워스의 생가를 꼭 방문하기를 권한다. 혹 이곳을 방문하고 귀국하면 여러분은 시인이나 미술가로 변모해 가는 감정선을 갖게 될 것이다.

가을도 시인의 옷을 입고, 철학자의 신발을 신고 푸르름과 작별을 나누는 시간.



- 최창일(시인·이미지문화학자)

i24@daum.net
배너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네이버, 수해 복구 성금 10억원 희망브리지에 기부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네이버(주)(대표 최수연)가 집중호우로 피해를 입은 지역의 복구와 이재민 지원을 위해 성금 10억원을 기부했다고 23일 밝혔다. 희망브리지는 국내 자연 재난 피해 구호금을 전달할 수 있는 유일한 법정구호단체다. 네이버 관계자는 "갑작스러운 집중호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의 빠른 일상 회복을 돕기 위해 지원을 결정했다"며 "앞으로도 네이버는 플랫폼 기업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 위기를 극복하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신훈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네이버는 해피빈을 통해 수해 이재민 돕기 모금함 개설을 누구보다 신속히 요청했다"며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실천한 따뜻한 나눔이 피해 주민들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 사무총장은 이어 "희망브리지도 이웃들이 하루빨리 일상을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온라인 모금 플랫폼인 네이버 해피빈을 통해 23일 오전 9시 기준 1만 6천 명이 넘는 시민이 전국재해구호협회의 수해 복구 모금에 동참했으며, 네이버의 이번 기부금을 포함한 전국재해구호협회의 총모금액은 12억 원에 달한다. i2

정치

더보기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 자진 사퇴 입장 밝혀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혔다. 강 후보자는 이날 오후 페이스북을 통해 발표한 입장문에서 "그동안 저로 인해 마음 아프셨을 국민께 사죄의 말씀을 올린다"며 "저를 믿어주시고 기회를 주셨던 이재명 대통령님께도 한없이 죄송한 마음뿐"이라고 밝혔다. 강 후보자는 이어 "함께 비를 맞아주었던 사랑하는 더불어민주당에도 큰 부담을 드렸다"며 "응원과 격려를 보내주신 많은 분들의 마음을 귀하게 간직하겠다"고 전했다. 강 후보자는 "많이 부족하지만 모든 것을 쏟아부어 잘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던 것 같다"며 자진 사퇴의 뜻을 공식화했다. 마지막으로 "국민께서 주신 채찍과 질책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깊이 성찰하며 살아가겠다"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고개를 숙였다. 앞서 강 후보자는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으로 재직하며 젠더 정책과 사회적 약자 보호에 대한 입장을 꾸준히 밝혀왔으며, 지난달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됐다. 그러나 이후 과거 보좌관 갑질 논란과 검증 과정에서의 공방이 이어지며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여야 간 공방이 격화돼 왔다. 이번 자진 사퇴로 인해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