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1.21 (일)

  • 맑음동두천 0.5℃
  • 흐림강릉 0.5℃
  • 흐림서울 1.9℃
  • 흐림대전 1.5℃
  • 구름많음대구 3.4℃
  • 흐림울산 5.4℃
  • 구름많음광주 5.2℃
  • 구름많음부산 5.9℃
  • 맑음고창 3.0℃
  • 제주 8.8℃
  • 흐림강화 1.1℃
  • 맑음보은 1.9℃
  • 맑음금산 2.6℃
  • 구름많음강진군 5.7℃
  • 구름조금경주시 4.6℃
  • 구름많음거제 5.7℃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가을, 시인의 옷을 입고 철학자의 신발을 신고"

낭만파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의 안식처 '도브 코티지(Dove Cottage)'에서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가을도 붉은 머플러 날리며 어디론가 나서기를 좋아한다. 언제라도 당신을 초대하고 싶은 시간이다. 갈 곳이 많다. 세상의 여러 곳을 화사한 마음으로 바라보게 하며 인사하게 한다.

누구라도 가을이면 '내가 가려는 길이 뚜렷하다'. '너'와 '나'라는 말들이 시가 되고 노래가 된다.

그토록 사랑한 초록색 물풀들과 갈대 줄기로 여름을 만들었던 천사(1004)의 작은 섬들에도 붉은 성찬(盛饌)을 위한 준비가 바쁠 것이다.

멀리 날기 위한 작은 새들도 가벼워지기 위하여 깃털 하나까지도 버리며 준비를 서두른다. 새의 깃털은 저만치 바람에 날리며 햇살을 가르고 갈 길을 간다.

이때가 되면 영국의 계관 시인 윌리엄 워즈워스(1770~1850, William Wordsworth)의 시, '초원의 빛'이 60년대의 감성을 자극한다.

'초원의 빛'은 영화 작품 제목으로 차용(借用)되기도 했다. 1961년 엘리아 카잔 감독, 워런 비티와 나타리우드 주연이다.

'초원의 빛' 줄거리는 젊은이들의 불안한 방황과 정신적 혼란 시기에 사랑의 시련을 겪는 이야기다. 여주인공이 상처를 입고 어떻게 견디어 내고 치유되는가 하는 과정이 집약된 고전 영화다.

'초원의 빛', 시가 영화의 엔딩 자막과 함께 올라가는 장면은 더는 매력적일 수 없다.

워즈워스가 받은 계관 시인은 영국 왕실 작위의 하나다. 계관 시인이 되면 일정한 연봉을 받으며 왕실의 경조사에 시를 짓는다. 지금은 그러한 의무를 지지 않는다. 영국에서 최초의 계관 시인 칭호는 제임스 1세 당시 1616년 B.존슨이 받았지만, 정식으로는 1670년 J.드라이든이 임명돼 연봉 300파운드와 카나리아제도 산 포도주 1통을 받았다고 한다.

C 시인은 '초원의 빛'의 워즈워스 생가를 잊지 못한다. 동행한 일행들은 워즈워스의 무덤을 보겠다고 했다.

결국, 동행하는 이 없이 C 시인 혼자만이 생가로 갔다. 평소의 생각이 그렇듯이 사람이 사는 곳이 중요하다. 이미 죽은 시인의 무덤을 보아서 무엇을 얻겠는가. 그에게 소주와 과일바구니를 바칠 일도 없다.

워즈워스 생가는 자그마한 마을이다. 우리로 치면 면 소재지와 같은 곳이다. 지금이야 관광객이 많아져서 가게도 생기고 숙박시설도 있다. 짐작하면 워즈워스의 생존 시에는 오늘의 가게와 유숙의 시설도 없었을 것이다.

워즈워스의 집은 마을의 맨 꼭대기에 있다. 마을이 내려다보이고 호수가 한눈에 들어온다. 워즈워스는 집 앞이 호수를 보며 '무지개'와 '초원의 빛'을 창작했을 거라는 상상이 간다.

워즈워스의 부엌은 매우 특이했다. 우리나라의 옛 부엌과 흡사했다. 다만 부엌의 가운데로 산 위에서 내려오는 물이 흘러 호수로 가고 있었다. 냉장고가 없던 시절에 부엌 온도를 위하여 물을 흐르게 했다. 그런 의미로 보면 워즈워스의 집이 마을의 맨 꼭대기에 있는 의미도 짐작된다.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맞닿은, 영국 지도로 봤을 때 서쪽 중간 팬 곳 '더 레이크(The Lake)'라는 지역이 있다. 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보면 '더 레이크', '레이크디스트릭트'라는 팻말이 자주 보인다.

동서 50Km, 남쪽 40Km의 넓이에 16개의 호수가 깊은 계곡과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어 1년 내내 관광객이 많은 곳이다. 이곳을 워즈워스는 동생 도로시와 얼스워터(UIIswater)를 걸으며 명작을 낳았다.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그 시간을 되돌릴 수 없지만 서러워 말고/ 그 남겨진 것들에 힘을 찾을지어다."

이 구절은 그의 어린 시절을 추억하며 쓴 장시 송가(Ode)의 일부다. 영화 '초원의 빛'으로 유명해졌다.

워즈워스가 여행을 빼고는 평생을 레이크 디스트릭트에서 살았다. 부모를 일찍 잃은 워즈워스는 큰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1787년 케임브리지대학 세인트존 칼리지를 졸업한다. 1791년 프랑스로 건너갔다. 그곳에서 프랑스인과 결혼을 한다. 당시 프랑스는 혁명의 열기로 타올랐다. 혁명의 분위기로 부인은 프랑스에 남기도 혼자서 고향에 온다. 모르긴 해도 환경적인 요인들이 워즈워스의 시적 영감을 더 크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영국을 방문하게 되면 셰익스피어의 생가도 좋지만 워즈워스의 생가를 꼭 방문하기를 권한다. 혹 이곳을 방문하고 귀국하면 여러분은 시인이나 미술가로 변모해 가는 감정선을 갖게 될 것이다.

가을도 시인의 옷을 입고, 철학자의 신발을 신고 푸르름과 작별을 나누는 시간.



- 최창일(시인·이미지문화학자)

i24@daum.net
배너
제8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 특별 부문 '아동가족뮤지컬상'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 최초 수상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이 '제8회 한국 뮤지컬 어워즈' 특별 부문 '아동가족뮤지컬상'을 최초로 수상했다. '한국 뮤지컬 어워즈'는 한국 공연예술 분야를 아우르는 대표적인 시상식으로, 한 해 동안 공연된 뮤지컬 시장을 결산하고 분석해 뮤지컬의 미래를 준비하는 동시에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축제의 장이다. 올해는 수상 부문에 최초로 특별 부문 '아동가족뮤지컬상'이 신설됐다. 뮤지컬 시장에서 아동가족 부문의 비중이 확대된 만큼 관객 저변 확대에 기여한 바를 인정해 수상에 의미를 더한다. 아동가족뮤지컬의 수가 많아져 쟁쟁한 후보작품들이 경쟁한 가운데 중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이 최초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아동가족특별상 시상을 진행한 고희경 홍익대대학로아트센터장은 "그동안 뮤지컬 시장에서 아동가족뮤지컬이 양적으로뿐만 아니라 질적으로도 성장하면서 뮤지컬 관객 저변 확대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아동가족뮤지컬을 조명하고 시상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시상 소감을 전했다. 한국 뮤지컬 어워즈의 후보추천위원회는 1차, 2차에 걸쳐 작품성, 흥행성, 창작성을 고려해 최종 후보 4편을 선정했다. 수상작 뮤지컬 '장수탕 선녀님'은 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전국재해구호협회, 군산시와 재난 예방·대응 업무협약 체결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회장 송필호)는 군산시(시장 강임준)와 재난·재해 대비 민관협력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고 11일 밝혔다. 양 기관은 이날 협약을 통해 ▲재난·재해 발생 시 효율적인 복구를 위한 협력 ▲재난·재해 예방을 위한 협력을 추진할 방침이다. 협약식에서 강임준 군산시장은 "기후 위기로 재난·재해가 일상화됨에 따라 위기상황 발생 시 즉각적인 현장대응이 중요해졌다"며 "앞으로 민·관 상호협력체계를 구축하여 신속한 재해구호 활동을 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정희 희망브리지 사무총장은 "날이 갈수록 그 위협이 커지는 기후재난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민·관의 협력이 필수적이다"며 "전국재해구호협회는 군산지역 내 효과적인 재난 예방·구호 활동을 위해 군산시와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희망브리지는 지난해 군산 지역에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때 응급구호키트 1백세트, 생수 1천병, 컵라면 등 구호물품 3천1백여개를 지원한 바 있다. 재난 구호모금 전문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는 1961년 전국의 신문사와 방송사, 사회단체가 힘을 모아 설립한 순수 민간단체이자 국내 자연재해 피해 구

정치

더보기
한·일 북핵수석대표, 서울서 만나 "北 도발 규탄…대북대응 공조" 강조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한·일 북핵수석대표가 서울에서 만나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해 규탄하고, 역내 긴장감을 조성하는 행위에 대해 긴밀히 공조해 나갈 것을 협의했다. 외교부는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이 한미일 북핵수석대표 협의 참석을 위해 서울을 방문한 나마즈 히로유키(鯰博行) 일본 북핵수석대표와 17일 오후 한일 북핵수석대표 협의를 진행했다고 밝혔다. 양측은 북한이 연초부터 서해 포병사격, 안보리 결의를 위반한 중거리급 탄도미사일 발사에 이어, ‘전쟁시 대한민국 완전 점령’을 포함하는 헌법 개정을 예고하는 등 한반도와 역내 긴장을 고조시키는 무모한 언행을 계속하고 있는 것을 규탄했다. 이어 양측은 "긴장고조의 원인을 호도하며 전쟁을 위협하는 북한의 공세적 언행에 유감을 표한다"며 "이러한 행위는 한미일 안보협력만을 강화시킬 뿐이며, 양측은 역내 불안정을 야기하는 북한의 행동에 긴밀히 공조하며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와 북한의 협력에 대해서도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데 대해 국제법을 준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양측은 최선희 북한 외무상의 방러를 포함한 최근 러북관계 동향과 평가를 공유하고, 러시아가 스스로 밝힌 것처럼 러북 교류·협력이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