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6.06 (금)

  • 구름많음동두천 17.6℃
  • 맑음강릉 20.3℃
  • 구름많음서울 18.2℃
  • 맑음대전 18.5℃
  • 맑음대구 19.0℃
  • 맑음울산 20.0℃
  • 맑음광주 18.4℃
  • 맑음부산 19.1℃
  • 맑음고창 18.4℃
  • 맑음제주 21.3℃
  • 구름많음강화 15.3℃
  • 구름조금보은 17.3℃
  • 맑음금산 18.1℃
  • 맑음강진군 18.7℃
  • 구름조금경주시 20.7℃
  • 맑음거제 19.7℃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우상혁의 그해 여름, 박완서 선생의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

"2021년의 여름, 올림픽에서 우리 5천만 국민이 메달을 목에 걸었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와아, 상혁아 잘했어!"라고 외쳤다. "실패하더라도 상혁아 괜찮아!"라고 외쳤다. 그건 우리가 상혁에게 먼저 해주어야 할 말이다. 그러나 그는 기다리지 않고 그렇게 스스로에게 칭찬과 위로의 말을 건넸다.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의 활짝 웃는 모습은 올림픽이 끝났지만 무궁화 꽃처럼 피어 있다. 웃는 치아가 맑은 우상혁은 매달을 받는 선수보다 더 명랑하다. 4위의 우상혁은 한참을 높이뛰기 아래의 땅을 치며 환호했다. 마치 금메달을 딴 선수와 같다.

그를 보던 나는 1977년의 박완서 소설가의 수필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가 떠올랐다. 박완서 선생은 버스를 타고가다 고려대학에서 신설동으로 달리는 차안에서 국제 마라의 행렬을 만났다. 안내양의 만류를 뒤로 하고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내렸다. 선두에 달리는 선수를 보려는 것이다.

경찰은 호루라기를 불며 교통을 통제 중이다. 박완서 작가는 선두를 기다렸지만 선두는 이미 지나고 없었다. 작가는 승자의 자랑스러운 얼굴을 보고 싶었다. 비참한 꼴찌의 얼굴은 보고 싶지 않았다. 아쉬운 마음으로 돌아서는 순간 푸른 반바지 차람의 마라토너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는 짐작컨대 꼴찌로 보였다. 너무나 불쌍해 보였다.

박완서 작가는 자신도 모르게 용감하게 환호의 박수를 보냈다. 주변의 다른 사람도 선생의 박수에 합세하여 손뼉을 쳤다. 박 작가는 마라톤은 매력이 없는 스포츠라 생각했다. 하지만 이제부터는 좋아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꼴찌는 끝까지 가서 골인을 하게 되고 스스로 좋아 한다. 고통과 고독을 이겨낸 의지력이 스스로에게 위로와 박수를 내보낸다. 박완서 소설가는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는 몇 년 전 프로선수에게 보낸 환호만큼이나 멋진 박수였고 더 깊은 감동이었다.

작가는 지금까지 느끼지 못한 희열이 세포에 도달함을 느꼈다. 꼴찌에게 보낸 갈채는 꼴찌에게 희망을 주고 용기를 주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나는 박완서 소설가가 작가적 낭만이 꼴찌에게 보내는 갈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녀를 가진 엄마의 모정이라는 생각도 아니다. 마라톤 선수의 숭고한 표정이 그를 손뼉 치게 했을 거다.

나는 박완서 소설가의 꼴찌에게 보내는 수필이 늘 잊혀 지지 않았다. 2021년 우상혁을 보면서 박완서 소설가의 수필이 강렬하게 떠올랐다. 1977년, 당시의 국민적 분위기는 메달, 그것도 금메달이 메달의 의미로 생각했다.

2020년 도쿄 올림픽 경기를 보는 우리들의 마음은 예전과 달랐다. 선수들도 국민의 마음과 다르지 않았다. 메달만이 선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었다. 메달을 따지 못해 눈물을 보이는 것은 스포츠가 아니었다. 그것은 사회주의 국가에서 보이는 결과주의 산물이었다. 최선을 다했고 즐겼는가에 초점이 맞추어졌다.

영국 권투선수 휘태커는 은메달을 받고 상심한 표정으로 자신에게 주어진 은메달을 목에 걸지 않고 주머니에 넣어버렸다. 그는 기념 촬영이 이어지자 마지못해 메달을 꺼내 들었다. 지켜보던 코치가 "즐겨, 이 순간은 돌아오지 않아"라고 소리치기도 했으나 휘태커의 속상한 마음은 고스란히 드러났다.

휘태커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은메달을 딴 게 아니라 금메달을 놓친 것"이라며 "스스로 실망스러워 했다. 실패했다"고 느꼈다고 자백했다.

시상식에서 보여준 휘태커의 태도에 비판의 소리도 있었다. 영국은 신사의 나라가 더 이상 아니었다. 하지만 높이뛰기 우상혁, 탁구의 신유빈 선수는 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지만 여유로운 미소로 만족해했다. 그 모습을 본 우리국민들도 금메달을 목에 건 선수처럼 환영해 주었다.

올림픽 기간 내내 우상혁 선수를 비롯해 자신의 코트에서 진심이던 여러 선수들의 이름과 얼굴이 떠오른다. 어느 올림픽보다도 우리의 젊은 선수들은 하나같이 즐거운 표정이었다. 그 젊은이 덕분에 대한민국이 조금 더 좋은 곳으로 가고 있음을 알았다. 3년 뒤, 스스로에게 다음세대에게 또 어느 만큼 성숙한 모습을 보여줄지 벌써부터 설렌다.

2021년의 여름은 한국의 젊은이의 더 나은 여름으로 기억 된다. 높이뛰기 우상혁은 비록 4위에 머물었지만 파안의 미소가 메달보다 아름다웠다. 탁구의 신유빈은 삐악 이라는 별명으로 메달보다 더 갚진 미소다. 양궁의 열일곱 김제덕의 '코리아 파이팅'은 양궁 응원의 신선한 기록이다. 2021년의 여름, 올림픽에서 우리 5천만 국민이 메달을 목에 걸었다.

우상혁 선수로, 대한민국 국민은 국가를 넘어 가장 높은 곳으로 가는 우월의 국민임을 알았다. 한국은 지금 기쁨이 넘친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배너
제17회 임란의사 추모 백일장 성료…서덕자 씨 운문부문 일반부 '기다림' 대상
(경주=미래일보) 공현혜 기자 = '제17회 임란의사 추모 백일장'이 6월 1일(일) 오전, 경주시 황성공원 남쪽에 위치한 임란의사 추모공원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백일장은 임진왜란 당시 경주 지역에서 활약했던 의병들의 숭고한 희생을 기리고, 문학을 통해 그 정신을 계승하고자 마련되었으며, 전국 각지에서 400여 명의 문학도들이 참가해 열띤 경연을 펼쳤다. 행사는 (사)임란의사추모회가 주최하고 경주문인협회가 주관했으며, 경주시와 경주교육지원청, 영동제약(주), 동국대학교 WISE캠퍼스가 후원하였다. 백일장은 초등부, 중등부, 고등부, 대학·일반부로 나뉘어 운문과 산문 부문에서 동시에 진행되었다. 심사 결과, 운문부 대상은 일반부 서덕자(경주 동천동)가 '기다림'이라는 작품으로 수상했다. 운문부 장원에는 △고등부 김가연(경주여고 1학년) △중등부 김가윤(서라벌여중 1학년) △초등부 최준혁(포항 지곡초 5학년)이 각각 선정되었다. 산문부 장원은 △대학·일반부 김정희(포항 남구) △고등부 신주하(계림고 1학년) △중등부 이소민(울산 화봉중 3학년) △초등부 최호(포항 중앙초 6학년)가 각각 수상의 영예를 안았으며, 이외에도 부문별로 총 32명의 입상자가 배
서울특별시한궁협회,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한 제1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세대공감 한궁대회가 지난 17일, 서울 노원구 삼육대학교 체육관에서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약 250명의 선수, 임원, 심판, 가족, 지인이 함께한 이번 대회는 전 세대를 아우르는 스포츠 축제로, 4세 어린이부터 87세 어르신까지 참가하며 새로운 한궁 문화의 모델을 제시했다. 대회는 오전 9시 한궁 초보자들을 위한 투구 연습으로 문을 열었다. 이어진 식전 공연에서는 전한준(87세) 작곡가의 전자 색소폰 연주로 '한궁가'가 울려 퍼졌으며, 성명제(76세) 가수가 '신아리랑'을 열창했다. 또한 김충근 풀피리 예술가는 '찔레꽃'과 '안동역에서'를, 황규출 글벗문학회 사무국장은 색소폰으로 '고향의 봄'을 연주해 감동을 더했다. 마지막으로 홍소리 지도자가 '밥맛이 좋아요'를 노래하며 흥겨움을 더했다. 오전 10시부터 열린 개회식에는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 회장을 비롯해 허광 대한한궁협회 회장, 배선희 국제노인치매예방한궁협회 회장 등 내빈들이 참석해 대회의 시작을 축하했다. 김도균 글로벌한궁체인지포럼 위원장 겸 경희대 교수와 김영미 삼육대 교수, 어정화 노원구의회 의원 등도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한강의 기적을 통일의 기적으로"…'2025 코리안드림 통일실천결의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통일을실천하는사람들(통일천사) 주관으로 열린 '2025 코리안드림 통일실천결의대회'가 지난 5월 30일(목) 오후 2시, 서울 용산 백범김구기념관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개최되었다. 이번 대회는 '한강의 기적을 통일의 기적으로'라는 주제로, 한반도 통일을 향한 국민적 실천의지를 확산하기 위한 귀중한 자리가 되었다. 이번 결의대회에는 코리안드림문학회 김유조 회장을 비롯해 서병진, 서종환, 최윤정 고문, 이은집 자문위원, 김상경 총장, 양학승, 유영란, 최용기, 최연숙 부회장, 임진이 자문위원, 송영기, 장동석, 황성구 운영위원, 곽광택, 권영섭, 김상희, 김송령, 김영회, 서광식, 송낙현, 손현수, 신소미, 장윤숙, 조병현, 지종인, 최임순 회원 등 코리안드림문학회 중심의 문인들과 각계 인사들이 참석했다. 정운찬 코리안드림한강축제 조직위원회 대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오늘 이 자리는 단순한 행사가 아닌, 새로운 시대의 통일을 준비하고 실천하기 위한 의지의 표명"이라며 "'한강의 기적'을 넘어 '통일의 기적'을 만들어내자는 다짐이 울려 퍼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정운찬 대회장은 이어 "다가오는 8.15에는 더욱 커진 연대와 실천으로

정치

더보기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직능본부, 이재명 후보 지지선언 100만명 초과…민주당 대통령 선거운동 견인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산하 직능본부가 보건의료·복지, 문화·예술·체육, 민생·산업경제, 건설·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정책 제안, 정책협약, 더 나아가 지지선언을 함께하며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5월 28일(수) 현재 직능본부는 정책협약 130회, 지지선언 108회, 누적 지지선언 112만명을 초과해, 역대 대통령 선거 사상 최대 지지 선언을 기록했다. 이번 대선에서 가장 먼저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을 밝힌 것은 광주 지역 한의사 97명이다. 한편, 민주당의 험지라 불리는 경남 물리치료사 5600여명, 대구, 경북과 경남의 한의사 279명 등 보건의료인과 다양한 직능인이 이재명 후보 지지를 밝혔다. 이재명 후보의 지지단체 중 장애인 가족은 5월 16일 광주·전남을 시작으로 세종, 울, 경남·경북 등 권역별로 이재명 후보에 대한 지지선언이 이어갔으며 5월 28일 서울에서 최다 지지자 선언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며, 3년 전 이재명 후보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와 성원을 보여주었다. 장애인가족은 이 후보가 제시한 ▲발달장애인 돌봄 국가책임제 ▲복지 자립기반 확충 ▲통합교육 기반 강화 ▲고용 기반 조성 등 5대 공약에 대한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