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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란한 유산, AGAIN 백제로'...1,500년 백제 古都 공주 언택트 여행

왕조의 부활을 꿈꿨던 삼국시대 백제의 심장부 '공산성'과 백제문화 진수 알린 '무령왕릉'

(공주=마래일보) 장건섭 기자 = 금강을 품고 있는 백제의 고도(古都) 공주는 백제 웅진시대의 문화, 역사는 물론 천년고찰, 유적지 등 볼거리가 많아 역사여행지로 제격이다.

백제로의 여행은 공주를 1,500년 넘게 지켜온 공산성에서 시작해도 좋고, 백제의 진수를 볼 수 있는 무열왕릉에서도 좋다. 어느 곳에서 시작하던 공주 자체가 역사박물관이라 백제의 숨결을 느끼기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 지난 20일 전라북도관광협회 후원으로 백제의 숨결을 고스란히 간직한 충남 공주를 언택트(untact) 형식으로 찾았다.

공주시 산성동에 위치한 공산성은 백제시대 웅진성으로 불렸으며 수도를 방어하기 위해 쌓은 산성이다. 백제의 역사를 간직한 현장이다 보니 그 세월만큼이나 사연도 많다. 여기저기 역사적 사연을 간직한 누각, 절 등이 가득해 백제의 진한 향기를 느낄 수 있다.

공산성은 삼국시대 백제의 심장부였다. 고구려 장수왕의 공격으로 한성(지금의 서울)에서 웅진(지금의 공주)으로 도읍을 옮긴 백제는 이곳에서 왕조의 부활을 꿈꿨다.

공산성은 그야말로 천혜의 요새다. 북쪽에는 금강이 흐르는 데다, 금강변 해발 110m인 산 능선·계곡 위에 세워진 포곡형 산성이라 적의 침입을 거뜬히 막아낼 수 있었다. 금성동·산성동에 걸쳐 있는 성은 동서 약 800m. 남북 약 400m. 둘레는 2660m가량 된다. 강 건너에서 보면 성 전체가 담록(淡綠)을 띠고 있어 아무리 보고 있어도 눈이 피로하지 않다.

공산성 관람은 금서루에서 출발한다. 금서루를 지나 오른쪽 언덕을 오르는 길은 '무령왕이 걸었던 길'로 불린다. 지금은 말끔하게 포장돼 있지만 1500년 전 무령왕이 오가며 정사를 돌봤던 현장이라 생각하니 감회가 새롭다.

그 길을 따라 오르니 넓은 잔디밭이 나온다. 백제 왕궁 추정 터이다. 한쪽에는 돌로 정교하게 지은 연못터도 있다. 이곳에 왕궁이 있었음이 분명하다고는 하나 정확한 자료가 없어 추정 터로 부를 뿐이다.

공산성은 가볍게 눈도장만 찍어도 한 시간은 족히 필요하다. 성곽을 따라 걸어도 좋고. 이곳저곳 기웃거려도 상관없다. 곳곳에는 또 긴 여행을 꿈꾸는 민들레가 홑씨가 흩날리고 있고, 가을빛으로 물들어가는 아름드리 느티나무 잎으로 따가운 햇살을 가리면서 살랑살랑 땀을 식혀 준다.

웅진 백제는 한성 백제의 개로왕이 고구려의 침공으로 죽게 되자 475년 문주왕이 남하해 도읍을 웅진으로 정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삼근왕→동성왕→무령왕에 이어 성왕이 538년 사비로 도읍을 옮길 때까지 64년 동안 웅진은 정치·경제·사회·문화의 중심지였다. 이 시기가 웅진 백제이다.

그 도읍지가 지금의 공산성 자리다. 당시 웅진성이란 이름의 토성이었으며 그 흔적이 일부 남아 있다. 고려 때 공산성으로 바뀌었다. 조선 인조 후에는 쌍수성으로 불리기도 했다.

매표소를 지나 언덕길을 오르자 어느 틈엔가 방문객의 눈앞에 우뚝 버티고서 외부인의 발길을 거부하기라도 하 듯 공산성이 눈앞에 나타났다. 장대하게 버티고 선 성곽이 백제의 위엄을 유감없이 과시하고 있다.

돌덩이 하나하나를 정교하게 다듬어 질서 정연하게 쌓아 올린 모양새가 여느 성과는 분명 다르다. 머리를 들어 위를 쳐다보니 파란 하늘을 칼로 가르듯 공산성의 아름다운 곡선이 펼쳐진다.

조금 더 가자 금서루가 나왔다. 여기서부터 성벽 산책로와 성곽 흙길 두 갈래로 나뉜다. 어느 쪽을 택하든 백제의 옛 향기를 맡기는 매한가지다.

성곽 흙길로 접어들었다. 밀림이라 해도 무색하지 않을 만큼 가을빛 우거진 숲길 너머로 비단을 펼쳐 놓은 듯한 금강이 유유히 흐르고 있다. 성곽가의 무성한 풀 속에 보석처럼 빛나는 각양각색의 야생화와 하늘로 쭉 뻗은 아름드리나무들이 가을빛을 머금고 역사 속으로 이끈다.

성곽길을 돌아 내려서면 길 끝에 금강으로 바로 통하는 공산성의 북문인 공북루가 있다. 금강과 강 건너 시가지 풍경이 한 눈에 들어오는 전망이 가장 좋은 곳이다. 많은 사람들이 공산정 누각에 걸터앉아 금강의 물줄기처럼 끝없이 이어온 백제의 숨결을 느낀다.

멋진 풍광에 취해 길을 재촉하면 소박하다 못해 단출한 영은사가 보인다. 조선 세조 때 지은 사찰로 강바람에 처마 끝 해맑은 풍경소리가 아름다운 운치 있는 사찰이다.

영은사를 지나 광복루, 쌍수정을 거쳐 금서루까지 다시 돌아오는 길은 호젓한 산책길이다. 상록수의 숲은 짙게 푸르고 차분해 옛 선조들을 생각하며 사색에 빠지기에 좋다.

현재 공산성에서는 '2021 세계유산축전'이 열리고 있다. 세계유산축전은 문화재청과 해당 지방자치단체가 주최하는 행사로 공산성을 포함한 백제역사유적지구(8월29일까지), 경북 안동(9월4∼26일), 경기 수원 화성(9월18일∼10월10일), 제주 화산섬과 용암동굴(10월1∼17일)에서 개최된다.

공산성의 야간행사 주제는 '백제로 별빛마실, 사신도 빛의 시간여행'이다. 축제기간 오후 8시부터 10시까지 공산성 내부의 정해진 경로를 따라가다 보면 성의 동서남북을 수호하는 청룡·백호·주작·현무를 미디어 아트로 형상화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무령왕릉을 보지 않고 백제를 안다함은 어불성설이다. 웅진시대의 백제는 문주왕, 동성왕, 무령왕을 거쳐 성왕 때 사비(부여)로 수도를 옮기기 전까지 64년 동안 국력을 키우는 데 온 힘을 기울였다. 그 중 무령왕은 23년 동안 재위하면서 중국, 일본 등과 문물을 교환해 문화를 굳건히 하고 백제중흥기를 이룩하는 데 밑거름을 마련했다.

무령왕과 백제 문화의 진수를 느끼기 위해선 공산성과 곰나루 사이에 있는 송산리 고분군을 찾으면 된다. 1971년 6호분의 침수를 막기 위한 배수로 공사 중 발견된 무령왕릉에선 백제 웅진시대의 면모를 밝혀주는 세기의 유물이 무더기로 나왔다. 도굴 당하거나 훼손되지 않고 온전히 발견된 유일한 백제 무덤이었다.

무덤에서 발굴된 지석(誌石)엔 '사마왕(무령왕)이 서기 523년 5월에 사망, 525년 8월에 왕릉에 안치됐다. 왕비는 526년 12월에 사망, 529년 2월에 안치됐다'고 역사를 기록하고 있다.

이 지석 하나가 백제문화를 신화에서 살아있는 역사로 만들었다. 여기서 나온 유물만 108종에 2천 906점. 국보로 지정된 것만도 12점이다. 유물들은 빛나는 백제문화의 수준을 알려주는 증거다. 하지만 무령왕릉은 훼손이 심각해 1997년 말 영구 폐쇄됐다. 지금은 무령왕릉 모형전시관에 실물과 똑같이 생생하게 재현해 놓고 있다.

전시관에서 바로 연결되는 고분군에 올라서면 무령왕릉을 비롯해 왕과 왕족의 무덤 7기의 고분군이 펼쳐져 있다. 금강처럼 백제의 혼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는 것 같은 이 고풍스런 고분군을 보면 홀연히 백제의 시간으로 거슬러 온 듯 하다.

세계유산축전이 열리는 백제역사유적지구는 공산성만이 아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공주 송산리 고분군, 충남 부여 정림사지와 관북리 유적, 전북 익산 미륵사지와 왕궁리 유적에서도 야경을 만끽할 수 있는 다채로운 행사가 열린다.

세계유산 백제역산유적지구로 지정된 공주·부여·익산 모두 차량으로 1시간 30분 안에 이동할 수 있으니 이번 기회에 백제로의 시간여행을 떠나보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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