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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 초대칼럼] 강기옥 시인, '파경(破鏡)의 진실'

"정치는 정권을 추구하는 정치(政治)일 때 사회가 혼란…바르게 다스리는 정치(正治)일 때 사회가 안정되고 백성이 편안하다"

(서울=미래일보) 강기옥(시인·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 = 거울 깨지는 소리가 요란하다. 가정이나 사회나 어렵기는 마찬가지지만 여유를 잃지 않으려는 소시민의 가슴에 파경(破鏡)의 현상은 마음까지 혼란하게 한다.

어려운 경제에 편승하여 거울을 깨려는 자들의 불협화음에 사회가 시끄럽다. 특히 선거를 앞둔 정치의 계절에는 시선은 온통 분당에 집중된다. 금방이라도 깨질 것 같은 정치집단의 속성에 민중은 유리잔을 보듯 위태로워하는데 그런 긴장감 속에서도 내일을 예단하며 영웅담을 즐기는 계층도 있다. 삶이 힘든 서민들은 불안한 정치 상황을 안주 삼아 언성 높이는 줄도 모르면서.

연예인의 연애담과 혼인에 대해서는 아니 댄 굴뚝론을 덧입혀 감탄하던 사람도 그들의 이혼에 대해서는 그럴 줄 알았다며 더 맛깔스러운 화제로 삼는다. 그들에 대한 사회적 기대감은 신선한 이야기보다 흥밋거리의 대상이라는 의미다. 그에 비해 정치인들이 서로 등을 돌리는 현상은 씹어도 씹어도 씹히지 않는 쇠고기의 기름 덩어리처럼 추하게 여긴다. 결론도 끝도 없는 이야기, 그래서 차마 목에 넘길 수 없는 껌씹기의 반복이다.

헤어짐은 정든 사람과의 이별을 의미하는 아쉬움이 내재 되어 있어 어쩔 수 없는 일상의 연장이라는 의미가 짙다. 그러나 갈라섬은 이해관계나 정치적 성향에 의해 등을 돌리는 의도적 행위다. 계산된 권력 추구의 인간들에게 해바라기의 순수한 향일성(向日性)은 찾아볼 수 없다.

파경은 남북조시대 진(陳)이 망할 때 서덕언(徐德言)과 그의 아내 낙창공주(樂昌公主)가 헤어지면서 거울을 깨 나누어 가진 데서 비롯된 이야기다. 전쟁이 끝나면 정월 보름에 시장에 나가 깨진 거울을 팔면 반쪽 거울을 맞추며 다시 만나자는 사랑의 징표였다. 이 이야기는 송나라 학자 이방(李防)이 978년에 편찬한 '태평광기(太平廣記)'에 시로 실려 전한다.

鏡與人俱去(경여인구거) : 거울과 사람이 함께 떠나가더니
鏡歸人不歸(경귀인불귀) : 거울만 돌아오고 사람은 오지 않는구나.
無復嫦娥影(무복항아영) : 거울에 비친 그대 모습 더 이상 볼 수 없고
空留明月輝(공류명월휘) : 텅 빈 하늘에는 보름달만 휘영청 밝구나.

서덕언이 약속한 날에 시장에 갔는데 낙창공주 대신 노파가 거울을 파는 것을 보고 이 시를 써 전하여 다시 만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시다.

이렇듯 파경은 파혼이나 갈라섬을 뜻하는 말이 아니었다.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재결합을 의미하는 말이었다. 전후 관계를 잘라버리고 깨져버린 거울만 강조하여 부정적 인간관계로 변질된 것은 사회가 그만큼 거칠어졌다는 의미다.

정치는 정권을 추구하는 정치(政治)일 때 사회가 혼란하다. 바르게 다스리는 정치(正治)일 때 사회가 안정되고 백성이 편안하다. 갈라선 민심을 하나로 모으는 정치인의 결단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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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문인총연합회 제6대 회장에 노수승 시인 취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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