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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여행 중인 잡초들'

잡초들도 다른 식물보다 먼저 자라는 '선구식물'이 있어...씨앗마다 개성을 두어 멸종하지 않는 길을 간다"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새해다. 여행을 즐기던 여행 샘소나이트 가방의 바퀴가 멈추어 선지 3년째다. 들판에서 흔하게 마주치는 잡초들도 여행 중인데, 하등 잡초도 타고난 연약함을 전략적 강함으로 극복, 아주 영리하게 여행을 즐긴다.

그들은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척박한 곳에서 홀로 싹을 틔우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구사한다. 환경이 좋다고 무작정 싹을 틔우지 않으며 주도면밀하게 최적의 때를 기다린다. 어떤 때는 해를 거르기도 한다. 그리고 다양한 환경조건에 맞춰 자신의 형질을 변화시키는 변신의 귀재다.

나훈아가 노래한 '잡초'도 멀고 먼 나라들을 여행 중이다. 여의도 한강 변에 나가면 '박주가리'가 눈에 띈다. 몇 년 전만 하여도 찾아볼 수 없는 식물이었다. 항구 목포의 근방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박주가리는 대구, 인천을 거쳐서 서울 나들이를 즐기고 있다. 박주가리가 한강 변에 도착한 것은 아시아나항공이나 대한항공을 타지 않았다. 그렇다고 KTX라는 열차를 탄 것도 아니다. 그들은 어떻게 여행을 즐기고 한강 변에 자리 잡고 서울에 뿌리를 내려, 즐기고 있을까?

바람이 그들의 전세기비행기로 보인다. 짐승들의 발길과 털에 묻혀 이동하는 것은 전철이나 버스를 타는 것이다. 어떤 때는 사람들의 등산복이나 배낭에 살며시 묻어서 여행을 즐기기도 한다.

박주가리의 잎은 박 냄새가 나고 열매가 긴 박을 닮아 박주가리라고 불렀다고 전해진다. 종자에 난 털은 인주를 만드는 데 쓰이기도 한다. 열매를 터트리면 민들레와 같이 수많은 씨앗이 하늘로 날아오른다. 할머니의 하얀 머리칼로 변신을 한다.

민들레와 박주가리는 간혹 내기도 한다. 지상에서 가장 가벼운 씨앗이라 우줄대기도 한다. 민들레나 박주가리는 육안으로는 그 가볍기를 가늠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 생김새가 거위 털처럼 가벼워 보여서다. 민들레나 박주가리는 사람의 건강에 헌신한 식물들이다.

민들레는 건강식품으로 이미 대중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최근에는 치약과 비누로도 선을 보인다. 박주가리 끌인물을 상처에 바르면 특효라는 민간요법도 있다. 옛날 어느 마을에 새로 부임한 원님이 말을 급하게 몰았는데 그만 말이 넘어져 그 자리에서 죽었다. 원님도 크게 상처가 났다.

마을에서 준비해준 박주가리 끓인 물을 발라서 거짓말처럼 피가 멈추고 기력이 솟아나 정해진 날짜에 무사하게 부임을 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다. 중국에서는 지금도 박주가리 줄기와 뿌리를 외상성 부상 치료에 쓴다고 한다. 우리 현실이야 좋은 약들이 나와서 민방 요법을 사용하지 않는다지만 동의보감 시절은 민방 요법이 병원이었다.

식물 중 유독 여행을 즐기는 식물이 있다. 질경이, 개망초, 민들레가 그들이다. 사람들을 통하여 수많은 나라와 높은 지형의 산까지 여행을 즐긴다. 이들은 세계의 나라들을 여행하고 있다. 여행자가 유럽의 길가나 들판에서 질경이를 마주친다면 한국의 질경이가 여행 중인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

억새 식물은 건조하고 높은 곳에서 자란다. 가을이면 억새를 보기 위해 천왕산과 같은 큰 산을 오른다. 억새의 옆에서 사진을 찍고 억새 사이에 배냥을 두기도 한다. 이런 경우 다른 식물은 얼렁뚱땅 씨앗을 묻혀 여행길에 나서기도 한다. 억새는 여행을 즐기지 않는다.

사람이 억새의 뿌리를 옮겨주기까지는 미동도 하지 않는다. 이처럼 여행을 즐기지 않는 식물도 있다. 사람이 옮겨주길 귀빈행세를 한다. 방식 농학자는 독일의 억새 뿌리를 옮겨와 성북동 정원에 심었다. 억새는 잘 자라주었지만 줄기는 한국의 억새처럼 변했다. 환경적인 요인이다. 강화의 순무가 강화지방을 벗어나면 맛이 달라지고 순무 맛이 나지 않는 것과 같다.

식물에는 폐쇄화(閉鎖花)라는 구조가 있다. 보랏빛 제비꽃이 봄에 피는 것은 누구나 안다. 제비꽃이 여름에 피지 않는 것은 여름에 날이 더워지면 꽃을 찾아오는 곤충이 적어진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곤충은 식물들의 번식, 중매쟁이다. 많은 꽃이 봄에 더 많이 피는 이유는 더운 여름의 활동이 적은 곤충을 계산한 것이다.

이처럼 잡초들은 싸우지 않고 살아남는 것을 터득하여 생존하여 간다. 소나무 밑에서는 어느 식물도 자라지 못한다. 그늘이 지는 이유도 있지만, 소나무가 뿜는 독성 때문이다. 그러한 환경에서도 '맑은대쑥'만이 유일하게 소나무 밑에서 살 수 있다. 이유는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고 있다.

잡초들도 다른 식물보다 먼저 자라는 '선구식물'이 있다. 씨앗마다 개성을 두어 멸종하지 않는 길을 간다. 조건이 나빠도 최대의 활약을 해서 씨앗을 많이 생산하여 최대한의 성과를 내는 것이다. 그렇지만 잡초는 잔인하게 총을 쏘지 않고, 비열하게 서로를 비난하지 않는 신사적 전략을 구사하며 살아간다. 오늘도 잡초들은 '어떻게 살 것인가' 고민 중이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문화학자, '시화무' 저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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