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6 (화)

  • 흐림동두천 2.1℃
  • 흐림강릉 8.1℃
  • 서울 3.6℃
  • 흐림대전 3.9℃
  • 흐림대구 1.6℃
  • 맑음울산 5.5℃
  • 구름많음광주 5.4℃
  • 맑음부산 9.2℃
  • 흐림고창 5.8℃
  • 구름조금제주 14.5℃
  • 흐림강화 2.4℃
  • 흐림보은 1.2℃
  • 흐림금산 2.6℃
  • 구름조금강진군 4.7℃
  • 구름많음경주시 1.7℃
  • 구름조금거제 5.9℃
기상청 제공

[오피니언 칼럼] 작가들이 최고의 소설 제목으로 뽑은 '장미의 이름'

움베르토 에코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는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작가에게 작품과 더불어 '시대의 지성'이라 불리는 것은 그리 쉽지 않다. <장미의 이름> 소설보다는 기호학의 대가로 알려진 이탈리아 작가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 1932~2016)에게는 작가, 기호학자, 시대의 지성이라는 칭호를 불러주어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평론가의 이구동성이다.

그가 2016년 향년 86세로 눈을 감자 세계의 언론들은 하나같이 "21세기를 산, 위대한 르네상스인이 영원한 이름을 남기고 세상을 떠났다", "가장 슬픈 활자를 사용해 주었다"고 애도했다.

움베르토는 철학자, 비평가였다. 이탈리아 알렉산드리아에서 태어났다. 영어, 프랑스어, 라틴어 등 8개국 언어를 구사했다. 그를 들어 언어 천재이자 기호학 분야의 세계적 석학으로 불렀다.

그의 명성을 알려준 소설 <장미의 이름>은 1980년 세상에 알렸다. 이 작품은 14세기 초반 이탈리아 수도원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의 범인을 영국인 수도사 윌리엄이 밝혀내는 과정을 그린 추리 소설이다.

윌리엄과 주변 인물을 통해 종교재판 등 중세사를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했다. 이 소설은 40여 개국에 걸쳐 총 2000만 부 이상이 팔렸다. 1989년 숀 코너리 주연의 영화로도 제작됐다.

한국기호학회 회장을 지낸 김성도 고려대 언어학 교수는 "등장인물의 이름부터 추리 과정까지 곳곳에 기호학의 원리들이 녹아있다"라며 "에코는 이 작품을 통해 현대 기호학에 대한 대중의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라고 평하기도 했다.

에코는 <장미의 이름>에 이어 1988년 서울올림픽이 열리는 것을 기념하기라도 하듯 두 번째 소설 <푸코의 진자>를 추리 소설 기법으로 펴냈다. 솔직히 장미의 이름에 기대어 푸코의 진자를 손에 든 독자들은 땀깨나 흘리며 소설을 넘겨야 했다. 그리 쉽사리 책장을 넘기기에는 무게감이 넘쳤다. 거두절미, 기호학의 정수를 담아낸 작품으로 꼽힌다.

주인공인 세 명의 출판 편집자들이 입수한 암호 메시지를 푸는 과정은 독자의 지적 유희를 마음껏 만족하게 하기에 더함이 없다.

로마 교황청이 "신성모독으로 가득 찬 쓰레기"라고 혹평했다. 하지만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에코는 뛰어난 글솜씨와 지적인 구성으로 필명을 떨쳤지만 정작 작가는 "소설은 내게 주말, 아르바이트와 같은 것"이라고 말했다.

에코의 본업인 철학, 기호학 연구에 애정을 둘러싼 학자의 언어로 보인다. 그는 그가 근무하는 학교의 도서관 장서의 위치를 기억할 정도였다. 그는 당시 석학의 주인들인 레비스트로스, 롤랑 바르트 등과 함께 1969년 세계기호학회를 창립하였다. 기호학의 학문적 주춧돌을 놓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나이가 들며 미디어와 현실 정치에 대해 비평도 하였다. 에코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 일곱 번째 소설 <창간 준비호>는 사실을 왜곡하는 언론을 겨냥한 작품이다. 한 시대의 지성도 저간의 언론에는 마땅치 않았다.

에코는 지성인이며 성격은 쾌활하였고 동료들에게 소탈한 사람이었다. 강의가 끝나거나 휴식 시간에는 학생들과 담배를 나누며 피우는 친절한 교수였다. 큰 학자, 석학임에도 다가가기 편한 학자로 알려졌다.

아무래도 에코를 기억하는 독자라면 소설 <장미의 이름> 마지막 구절을 인상적이라 한다. '지난날의 장미는 이제 그 이름뿐, 우리에게 남는 것은 그 덧없는 이름뿐.'이라는 구절이다. 익살스러운 사실은 <장미의 이름> 소설에는 장미꽃에 관한 내용은 한 줄도 없다는 사실이다.

그래도 <장미의 이름>은 제목의 효과를 보았다. 사람들은 꽃 중에 장미를 좋아한다.

소설이나 시집에서 심중을 당기는 제목이 절반의 성공이라는 말은 <장미의 이름>을 두고 한 말 같다. 시인과 소설작가들은 에코의 <장미의 이름>을 최고의 제목이라 평한다. 작품의 제목은 독자의 마음을 횡단하기 때문에.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학자)

i24@daum.net
배너
한국현대시인협회, 오는 17일 '세미나·시상식·출판기념회' 개최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국내 대표 시단 단체인 사단법인 한국현대시인협회(이사장 제갈정웅)가 오는 12월 17일(수) 서울 마포구 청년문화공간 다리소극장에서 '2025 세미나·시상식·출판기념회'를 연다. 한국 현대시의 역사적 궤적을 되돌아보고, 신진 창작자들과 청년·청소년 문학도들에게 새로운 문학적 동력을 제공하는 자리다. 협회는 "한국 현대시가 축적해온 시간의 지층과, 새로운 세대가 열어가는 미래의 장이 만나는 '문학적 경유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윤숙·김종문 시인 연구'로 문 여는 제1부 세미나 행사는 제1부 세미나로 문을 연다. 올해 세미나는 '한국현대시인협회 역사와 시인 2'를 대주제로, 한국 현대시의 뿌리와 계승을 다시 짚는 자리가 된다. 첫 발표자인 김경식 사단법인 국제PEN한국본부 사무총장은 한국 근대 여성 지식인의 상징적 존재인 모윤숙(1908~1990) 시인을 다룬다. 모윤숙의 시세계는 1930년대 근대 문학의 격변기 속에서 여성 주체성·국제적 감각·민족적 정념이라는 세 축으로 형성되었다. 초기 시에서는 근대적 고독과 자의식, 개인적 감정의 섬세한 결이 돋보였고, 이후에는 자유주의적 시각과 국제적 이슈를 작품 속에 투영하며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쏘다 …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 성료
(서울=미래일보) 서영순 기자 =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어우러진 '제2회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배 어울림한궁대회'가 지난 11월 8일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서울특별시한궁협회가 주최·주관하고 대한한궁협회, 인덕대학교, 서울특별시장애인한궁연맹, 함께하는재단 굿윌스토어, 한문화재단, 현정식품 등이 후원했다. 이번 대회에는 약 250명의 남녀 선수와 심판, 안전요원이 참여해 장애·비장애의 경계를 넘어선 '진정한 어울림의 한궁 축제'를 펼쳤다. 본관 은봉홀과 강의실에서 예선 및 본선 경기가 진행됐으며, 행사장은 연신 환호와 응원으로 가득했다. ■ 개회식, ‘건강·행복·평화’의 화살을 쏘다 식전행사에서는 김경희 외 5인으로 구성된 '우리랑 예술단'의 장구 공연을 시작으로, 가수 이준형의 '오 솔레미오'와 '살아있을 때', 풀피리 예술가 김충근의 '찔레꽃'과 '안동역에서', 소프라노 백현애 교수의 '꽃밭에서'와 '아름다운 나라' 무대가 이어져 화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이후 성의순 서울특별시한궁협회 부회장의 개회선언과 국민의례, 한궁가 제창이 진행됐다. 강석재 서울특별시한궁협회장은 대회사에서 "오늘 한궁 대회는 건강과 행복, 평화의 가치를 함께


배너
배너

포토리뷰


배너

사회

더보기

정치

더보기
박선원 의원 "12·3 비상계엄 세력, 약물·고문 통한 진술 강요 계획했다"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12·3 비상계엄 당시 내란세력이 정치인과 시민을 상대로 고문·약물 투입·강압 조사 등을 체계적으로 계획했다는 정황이 11일 공개됐다. 박선원 의원(더불어민주당·인천 부평을)은 이날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란세력이 작성한 '협상과 설득을 통한 주요 정보 입수 방법' 문건을 제시하며 "단순한 구상표가 아니라 실행을 전제로 한 준비 문건"이라고 밝혔다. 프로포폴·케타민·벤조디아제핀 등 '약물 통한 자백 유도' 검토 문건에 따르면 내란세력은 자백유도제(진정·수면제·향정신성 약물)를 단계별로 투입하는 방식까지 구체적으로 기술했다. 사용 약물에는 ▲ 프로포폴(진정·수면제 계열) ▲ 케타민, 펜토탈 나트륨(마취·진통제 계열) ▲ 벤조디아제핀(향정신성 약물) 등이 포함돼 있었다. 박 의원은 "이 약물들은 불안을 낮춰 저항을 약화시키고 기억을 혼란시켜 진술을 통제하게 만드는 성질이 있다"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약물을 악용하겠다는 계획이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흔적 최소화" 지향한 물고문·모의처형 등 신체적 고문 문건은 의도적으로 외부 상처를 최소화하면서도 극도의 공포와 신체적 고통을 주는 방식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너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