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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순 시인, 시집 '날개 환상통'으로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시 부문 수상…한국 작가 최초

등단 45주년 김혜순 시인의 시집…최종 후보작 5개 중 번역본 유일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지난해 미국에서 번역 출간된 김혜순 시인(69)의 시집 '날개 환상통(영문명 Phantom Pain Wings)'이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 시 부문 상을 받았다. 이 부문에서 번역 시집인 한국 문학 작품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 수상작으로 선정된 것은 김 시인이 처음이다.

2019년 캐나다 최고 권위의 그리핀 시문학상을 수상하고, 2023년 하버드대로부터 'TS 엘리엇 리더'로 선정됐던 김혜순 시인은 이로써 세계문학계에서 한국 시의 현재성을 가장 명확하게 증거하는 목소리로 인정받게 됐다.

​전미도서비평가협회의 레베카 모건 프랭크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저녁 미국 뉴욕 뉴스쿨에서 개최된 '2023 NBCC 어워즈'에서 시 부문 수상작으로 김혜순 시인이 쓰고 최돈미 번역가(시인)가 번역한 '날개 환상통'을 호명했다.

프랭크 위원장은 '날개 환상통'을 두고 "가부장제와 전쟁 트라우마에 관한 슬픔이 구현된 놀랍고 독창적이며 대담한 작품, 방대하고 본능적인 복화술"이라고 평가했다.

시집 '날개 환상통'은 김 시인이 지난 2019년 등단 40주년을 맞아 계간 '문학과 지성'을 통해 발표한 열세 번째 시집이다.

시인은 이 시집에서 '하이힐을 신은 새 한 마리/ 아스팔트 위를 울면서 간다'로 시작하는 같은 제목의 시가 수록되어 있다.

이 시집은 지난해 5월 미국에서 영문판의 번역본으로 출간됐다. 번역은 김 시인의 전작 시집 '불쌍한 사랑 기계', '전 세계의 쓰레기여, 단결하라!', '죽음의 자서전' 등을 영어로 옮겼던 한국계 미국인 시인 최돈미 번역가의 번역으로 지난해 5월 미국의 출판사 뉴디렉션 퍼블리싱에서 출간된 이후 현지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

이 시집은 미국 뉴욕타임스가 지난해 말 선정한 '올해 최고의 시집 5권'에 포함되면서 특히 주목을 받기도 했다.

김 시인은 전혀 수상을 기대하지 못했다면서 "아시아 여자에게 상을 준 것이 놀랍고 기쁘다"며 "훌륭한 번역으로 오래 함께해 온 최돈미 시인에게 감사하다"며 소감을 밝혔다.

김 시인은 앞서 자신의 에세이 '새타니-천공의 복화술'에서 '날개 환상통'에 대해 "부친이 돌아가신 후 쓴 시다"며 "나는 끝없이 새들을 불러들였고, 한 번도 가본 적이 없는 곳으로 날아가는 새의 언어를 옮기는 번역가가 되고 싶었다"고 말한 바 있다.

1955년 경북 울진군에서 출생한 김혜순 시인은 1979년 계간지 '문학과지성'을 통해 '담배를 피우는 시체'로 등단해 독창적 어법과 전위적 상상력으로 현대 시의 지평을 넓혀 왔다.


첫 시집 '또 다른 별에서'(1981)부터 최근작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2022)까지 14권의 시집과 '여성, 시하다'(2017), '여자짐승아시아하기'(2019) 등의 시론집을 냈다.

여성의 몸과 언어를 탐구하며 여성으로서 쓰는 것이 그의 주요 관심사였다. '여성, 시하다'에서 김 시인은 "'시한다'는 것은 내가 내 안에서 내 몸인 여자를 찾아 헤매고, 꺼내놓으려는 지난한 출산 행위와 다름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국에서 김수영문학상, 현대시작품상, 소월시문학상 등을 받았고, 미국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2012·2019)과 캐나다 그리핀 시 문학상(2019), 스웨덴 시카다상(2021), 영국 왕립문학협회(RSL) 국제작가 선정(2022) 등의 상을 받으며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광호 문학과지성사 대표(문학평론가)는 "지난 10년간 가장 많이 해외에 소개되고 상을 많이 받은 시인"이라며 "한국 문학의 동시대성을 획득했다"라고 했다.

'날개 환상통'을 번역해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을 공동 수상한 최돈미 시인은 '죽음의 자서전'(2016) 등 김 시인의 작품들을 영어로 옮겼다. 이를 통해 미국 루시엔 스트릭 번역상(2012·2019)을 받았고 한국 시집 최초로 그리핀 시문학상 국제부문(2019)을 수상했다. 자신의 시집 '디엠지 콜로니'로 전미도서상(2020)을 받기도 했다.


한편, 김혜순 시인의 '날개 환상통'은 시 부문 수상작 후보 5개 시집 중 유일한 번역본이다. 후보로는 '모든 영혼들'(All Souls, 새스키아 해밀턴), '개자식들의 회동'(The Gathering of Bastards, 로미오 오리오건), '안내 데스크'(Information Desk, 로빈 시프), '증거 추적하기'(Trace Evidence, 샤리프 새너헌) 등 후보작들과 겨룬 끝에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날개 환상통'은 NBCC 그렉 바리오스 번역서상 부문의 최종후보에도 올랐으나, 이 부문 수상작으로는 테제르 외즐루의 시집 '유년의 차가운 밤들'이 선정됐다.

NBCC는 미국의 언론·출판계에 종사하는 도서평론가들이 1974년 뉴욕에서 창설한 비영리 단체다. 1975년부터 매년 그 전 한 해 동안 미국에서 영어로 쓰인 최고의 책을 선정해 시·소설·논픽션·전기·번역서 등 부문별로 시상을 하고 있다.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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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대 국회 전체 원내정당 소속 당선인들 초당적 첫 기자회견…'기후특위 상설화' 한목소리 (서울=미래일보) 장건섭 기자 = 22대 국회의 모든 원내정당 소속 당선인들이 한자리에 모여 기후국회를 만들기 위한 초당적 협력을 촉구했다. 10일 오전, 22대 국회의원 당선인 10인(더불어민주당 이소영·박지혜, 국민의힘 김용태·김소희, 조국혁신당 서왕진, 개혁신당 천하람, 진보당 윤종오, 기본소득당 용혜인, 사회민주당 한창민, 새로운미래 김종민)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후특위 상설화'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22대 국회에 진입한 8개 원내정당 소속 당선인이 모두 참여한 합동 기자회견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선인들은 "2030년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달성이 6년밖에 남지 않은 지금, 기후위기 대응만큼은 당을 넘어서 소통하고 협력하자는 의미"라고 합동 기자회견의 의미를 밝혔다. 당선인들은 "이 자리에 서 있는 당선인들은 소속된 정당은 다르지만, 새로운 국회의 가장 중요한 사명 중 하나가 기후위기 대응이라는 점에 공감하고 있다"며 "초당적 협력의 시작점으로, 거대양당인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가 공약한바 있는 ‘국회 기후특위 상설화’를 촉구한다"고 말했다. 당선인들은 이어 "21대 국회 기후특위처럼 허울뿐인 위원회가 되지 않도록, 기후특위 상설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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