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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칼럼] 최창일 시인, "독일에 압록강을 흐르게 한 이미륵 옆에는 송준근이 있었다"

송준근 회장, 이미륵 박사 묘소를 50년이 넘도록 보살피다가 2년 전 뮌헨에서 별세

(서울=미래일보) 최창일 시인 = 송준근 회장이 2022년 8월에 별이 됐다는 소식을 2년이 지나서야 우연히 알게 됐다. 내가 그를 만나게 된 것은 16년 전이다.

사단법인 한국문인협회(김년균 이사장)과 2008년 해외 심포지엄과 문학상 시상식을 위해 뮌헨으로 갔다. 해외 문학상은 조국을 떠나 해외에서도 모국어인 한국어로 작품을 쓴이에게 주는 상이다. 당시 17회째인 해외 문학상 수상자는 '배우수업'의 강유일 소설가다.

강유일 작가는 독일의 라이프치히 대학에서 독일 문학연구소 문학창작과에서 강의를 하고 있었다. 강 작가는 2005년 '피아노 소나타', 1987년 '배우수업' 소설이 독일에서 번역되어 출간,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었다.

수상식을 한 후 문인협회 작가들은 뮌헨에서 두 시간 남짓의 거리에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는 작가 이미륵(1899~1950) 박사 묘소를 가게 됐다. 이미륵 작가는 1946년 전후 독일 문단을 놀라게 한 작가다.

소설 <그래도 압록강은 흐른다>는 남부 독일 언론의 쟁점이 되어 100여 개의 신문이 그의 작품을 소개했다. 소설은 독일 중고등학교 교과서에도 실렸다. 이미륵은 가장 한국적이고 가장 세계적인 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한국문학을 세계 간의 다리를 놓은 온유한 중재자로 평가된다.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작품은 호평을 그칠 줄 모른다. 그의 이야기는 우리가 잃어가고 있는 추억이다. 역사가 숨 쉬며 살아가는 생활이다.

그는 1899년 황해도에서 출생하여 1950년 독일에 영면한 작가다. 청년 이미륵은 일제 강점기 하의 조국의 독립에 나선다. 이미륵의 독립운동은 그의 생을 말살하려 들었다. 일제는 총기를 겨누었다. 일경에 쫓겨 안중근 의사의 조카 봉준 씨의 소개로 마르세유를 거쳐 1920년 독일에 망명하게 된다.

하이델베르크에서 의학을 전공한다. 1928년 뮌헨 대학에서 동물학 박사학위를 받는다. 뮌헨 대학 동양학부에서 강의하게 된다. 사진 촬영에도 일가견이 있던 이미륵은 독일의 여러 신문에 한국의 전통적인 정서가 담긴 사진을 기고한다.

낯선 동양의 문화를 전파하는 데 힘을 쏟는다. 그가 독일에 생활하면서 얼마나 인격자로 살았는가 하는 일화가 있다.

전후 독일은 사정이 매우 어려워 시민들이 '보급 표'를 받아서 생활한다. 이미륵에게 받은 보급 표에 한 장이 더 딸려 들어온다, 이미륵은 곧바로 반환한다. 이런 이 박사를 두고 당시 독일의 신문은 미담으로 소개한다.

가짜 보급 표까지 나돌던 궁핍의 시기에 조선의 선비 정신을 유감없이 보여 주었다. 이 박사는 망명과 나치 출현의 2차대전이 일어난 시간의 충격을 선비 정신의 삶으로 살아갔다. 독일인들은 자랑스러운 한국의 위대한 아들로 부르고 있었다.

그 갸륵한 이미륵 박사의 묘소에서 만나게 된 분이 송준근 회장이다. 송 회장은 이미륵 묘소를 자원으로 관리하는 교포다. 송 회장은 한국 정부와 독일에 거주하는 한인의 뜻을 모아 공원의 정원이 널찍이 보이는 양지바른 곳으로 1955년 이장을 했다고 그간의 소식을 전했다.

독일인이 묻히는 평수보다 세배의 넓이로 묘소를 만들었다며 사연의 소식도 전했다. 이미륵의 가족은 이미 고인이 되었다. 묘소를 관리해줄 사람이 없었다. 다행히도 이미륵 박사의 처지를 알게 된 송 회장은 가족의 무덤처럼 보살폈다. 송 회장은 이미륵 박사가 생전에 독일인에게 큰 인격자로 살았던 것을 한국인의 자랑으로 여겼다.

2024년 들어 정부의 보훈처는 이미륵(본명 이의경) 지사의 유해를 한국으로 봉환하는 문제를 독일과 거론하고 있다.

강정애 보훈복지부 장관은 독일 그레핑시에 안장된 이 지사의 유해 봉환을 협의하기 위해 그레펭 시청사에서 페터 쾨슬러 시장과 면담을 보훈처가 밝히고 있다.

이의경 지사가 국립묘지로 옮긴다면 송준근 회장의 유해는 어떻게 될까?. 떠올랐다. 그는 이 지사의 묘소를 50년이 넘도록 보살피다가 2년 전 뮌헨에서 쓸쓸히 눈을 감았다. 다행히 송 회장의 장지를 살피는 유족이 있다.

하지만 이미륵 지사가 한국으로 봉환이 되면 송 회장은 저 나라에서나마 쓸쓸할 것 같다. 아니다. 늦게나마 모국의 봉환에 기뻐할 것이다. 작은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다.

송 회장이 그런 분이다. 송 회장은 이 지사의 묘소를 찾는 한국인에 이미륵 지사의 생전 이야기를 자랑스럽게 들려주었다. 그러한 송 회장이 2022년 8월 7일 뮌헨에서 별세하여 16일 장례식을 거행했다. 16년 전 뵈었던 그를 기억하며 이 칼럼을 송준근 회장께 올린다.

- 최창일 시인(이미지 문화학자)

i24@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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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철언 전 장관, 등단 30주년 기념 여섯 번째 시집 <바람을 안는다>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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